[부모를 위한 달라이 라마 자녀교육법]
세계인들의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는 인권 보호와 옹호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열여섯 살의 나이에 티베트의 지도자가 된 달라이라마.
중국의 탄압을 피해 인도로 망명해 티베트 망명정부를 수립한 그가
부모를 위한 자녀 교육서를 조심스레 우리 앞에 펼치어 보인다.
흔히 자녀 교육서라 하면 무언가 특별한 비법이 담겨져 있으리란
기대감을 쉽게 떨쳐 버리지는 못하는 마음에서 손에 움켜 쥐고
주섬주섬 읽게 되는 것이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겠다.
그의 명성 앞에서 주저할 것 없이 재빠르게 읽어내려가길 한참이
지나 동이 트면서 덮을즈음 바로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어 지나갔다.
어둠 속을 나 혼자만 걷는 줄 알았는데 책을 보니 그 역시도 우리네와
같은 어둠 속에서 종종 걸음으로 그렇게 혹여 아이가 깰까 조심스러워
까치발을 든 모양새를 그려보다가 그 잠시잠깐 생각을 놓았을즈음
아들 핀을 키우면서 겪었던 부부간의 사적인 감정들의 조율과 사례들을
견주어 우리네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자녀가 있는 집 안의 풍경을
담고 그다지 큰 목소리도 아닌 큰 몸짓도 아닌 조근조근 말하며 아이의
시각으로 아이의 입장에서 지켜보고 행하는 그를 보면서 적잖이 내 자신을
반추하는 시간이 자연스레 주어지고 말았다.
그 시간은 많은 생각을 요하진 못했다.적어도 노력한다고 하는 내 자신을
너무 주눅 들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이기 때문이다.
단,그의 말을 내 지금의 기본 뼈대에 살을 입히려 내 나름 정리에 들어갔다.
사실 그가 언급했듯 환생이나 윤회,디베트의 정치 상황등에 좀 더 많은 지식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말한 것은 이것은 어느 특정 종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는 것과 자녀와 일상에서 실천하는 그의 깨어있는
명상과 함께 호흡하길 바라는데 있다고 본다.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은 전혀 새로운 우주를 여행하는 일과도 같다.
초등 5학년인 딸 아이가 사춘기란 복병을 제대로 앓으면서 내게 매하루
하루 그 길 위에서 나를 새로운 경험으로의 초대를 서슴치 아니하고 선사한다.
갓난 아기때는 감정 하나하나 울음 끝과 표정으로만 유심히 살피며 돌보다가
이제 어느 덧 그 여린 가지를 한 묘목이 제법 모양새를 갖추고 엄마보다 더
으쓱해지려 하고 더 기세등등하여 눈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으로 나를 적잖이
긴장하게 만들기도 한다.하지만 그런 새로움이 나를 부모로서 누릴 수 있는
함께 겪으며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대해
지금은 감사함을 느낀다.정말 필요할때 부모인 나는 늘 함께 너와 그 길을
걸었으며 힘들때 기쁠때 그 감정 같이 느끼며 토해냈다는 것을 눈짓으로
말하고픈 날이 내게도 생기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순수 부모의 뜻대로 성장하리란 것은 억지스럽게도
우리 부모가 겉만 사치스럽게 포장해 놓은 껍데기인지도 모른다.
정작 아이의 마음도 눈도 읽어내지 못하면서 괜한 호들갑에 젖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실상 우리가 보모란 이름아래 늘 알면서도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난다,그것은 아이들의 생각을 다 아는 것 마냥 결단하고 단정짓는다는
것이다.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어느 땐 내 마음도 잘 몰라 헤메기 일수인 우리가 어찌 변화무쌍한 아이들의
생각을 꿰 뚫어 읽고 그 틀에 맞추고 있단 말인가?
그것은 우리의 생각부터 바꾸야 한다는 것을 그대로 시사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먼저 바꾸길 다그치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 부모의
생각이 바뀌었을때 올바른 사고 전환과 함께 두 톱니가 온전히 맞춰 돌아갈 수
있는 하나의 몸체가 되는 것이다.
이에 상응하여 그가 제시한 아이가 자라는 동안 꼭 지켜야 할 세 가지 신성한
진리를 눈여겨 보고 늘 가슴에 품고 머릿속에 되뇌여야만 한다.
아이에게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 것,객관적인 눈으로 아이를 바라볼 것,
아이와 공감하는 부모가 될 것등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누누히 거듭
강조하고 있다.
설령 우리가 부모로서 항상 최선의 방법으로 대처하지 못했다해도 부정적인
생각과 원하지 않는 감정등이 발생했을때 제어를 못했다 하더라도 그것들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그 길 위에서 혼돈하지 말았으면 한다.
적어도 틱낫한 스님이 말한 마음의 여유를 거울삼아 그렇게 넓은 시야를 가지고
매순간 우리는 깨어있는 마음으로 모든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분석할 수 있는
아이의 든든한 가교 역할을 소신껏 해야만 한다.
그러할때 그 모든 훈련들이 끊임없이 행해지고 훈련될 때에 비로소 우리는
완벽한 부모의 길에 발을 딛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지나침 없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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