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슬립 - 전2권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타임 슬립]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본소설은 내게 있어  정서적으로 쉽게 동화되어지지 못했다.

그런 와중 무라카미 하루키와 에쿠니 가오리,히라노 게이치로등의 소설들을 접하면서

닫혀있던 일본  특유의 내 눈가리개를 벗을 수 있던 계기가 주어진 탓에 요근래에

나오는 일본도서들에 있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찾아보게 하곤 한다.그런 와중에

표제에  두 소년의 몽롱한 그림에서 그 그림자를 밟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결국엔 나의 3일을  온전히 그들에게  고스란히 몰두한 것에 전혀 

아깝지 않음과  동시에  가령  내게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하는 엉뚱한 발상이

갑작스레 쏟아지는 여우비처럼  놀라움을 던져주기도 했다.

이 소설은  오기와라 히로시만의 색채가 짙디진하게  묻어나면서 경쾌한 필력으로

그간  출간 된  도서에서도 익히  볼 수  있듯이  그만의 무기인 날카롭고 예리한

유머를 제대로 얼버무려 '시간'이란  소재로 그의 세계에 초대를 하는데.

시간은 극과 극을 알리듯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도 취직도 하지 않은 오릇이

게임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지닌  한편으론  오매불망 한 여인에 대한 순애보적인

감성을 갖고 있는 철부지 겐타는  2001년 현재에서 진주만 기습 사건으로  벌어진 태평양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1944년의 시간  속으로 던져지고  다시 1944년 예과련 

13기로 쓰치우라  항공대에  입대한 지 1년만에 그토록 기다리던  단독비행을 치루던 고이치,

간절히 바라던 조종사의  꿈을 그 깊은 바다 속으로  던지면서 뉴욕 9 · 11 테러로  대표되는

2001년의 시간 속으로 이 둘의 운명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대칭성을 극명해 주듯이  뒤바뀐 상황

속에서의 임하는 태도와 사고 역시 오기와라 그만의 경쾌하다 못해  예리하게 그 시대 흐름을 콕

짚어주면서  그들의 기묘함을  읽는 독자들에게  흔하디 흔한 흐름의 역류를 읽을 것을   미리

예견한 탓일까 글에서 묻어나는  유머스러움에서  다소 긴장을 풀 수 있는 여유도 누릴 수 있는

시간적인 갭을  선사하기도 한다.

사실 일본소설을 접하면서 느낀 점은 글에 있어 섬세함과 내부적 성찰과 외부적 유희로

이원화 되는 것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등장하는 인물의 내면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함께 맞물려 사회적 배경에 대한 냉철한

비판도 서슴치  아니하고  토해낼 수 있는  균형에서 일본소설을 찾는지도 모를 일이다.

더러 등장인물의 내면적 부분에  치우치기도 하지만  그것은 글에 있어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한 매개체 역할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보곤 한다.

'타임슬립'은 단순히 두 소년의 뒤바뀐 운명으로 인해 놓여진 상황에서 재미와 감동만을

주는  것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깊이 있는 경고의 메세지도 함께 겐타와

고이치를  통해 전해주고 있음을.

실로 전쟁을 통해 얻는 평화는  폐허속의 평화인 것을 적어도 우리는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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