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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사나이
김성종 지음 / 뿔(웅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안개의 사나이]
안개의 덫에 걸린 사나이 바로 '나'는 작가 자신일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읽어내려갔을즈음
1인칭 시점은 말 그대로 '나' 즉 주인공 자신의 생각이 대체적으로 많이 반영된 점을 미루어
보아 이 추리소설은 여러 안 되는 작가들 중 그 속에 포함되는 그가 어김없이 그 무거우면서도
무겁다 할 수 없으리만큼의 채색을 띄고 안개 속을 걸어 나왔다 이내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추기를 여러차례 그 끝은 어느 누구도 모를 짙은 안개속에 가리워지고 마는 내용면의 구조
면에서는 아주 읽는 이로 하여금 긴박한 위기 속에서 주위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도
아닌 '나'와 그를 쫒는 안개 속에 짜맞추어진 큐브 일부 중 각 면의 조각 가운데 색칠한 조각이
위치가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것을 아는 이들은 그 여섯 개의 면이 완전한 모양이 될
때까지 포기란 있을 수 없듯이 어쩌면 뻔히 내보이는 '나'를 색칠한 조각처럼 짙은 안개라는
복선을 만전지책으로 꾀해 놓았는지도 모른다.
지독하게 보일듯 말듯한 무대에서 예리하게 칼날을 세우고 혹여 칼날이라도 닿을라치면
예리한 아픔이 벨 듯 하여 안개 속에 그림자와의 뒤섞임은 약간의 지루함과 인내심을 내게
요구하기에 이르른다.앞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룬 '여명의 눈동자'를 떠올리면 작가가
형식적인 구조면과 사건 진행의 구조가 그다지 낯설게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그것 역시 여옥,최대치,장하림등 세 인물들의 흔들림 없는 감정선을 앞세워 6.25전쟁을 배경
으로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이념의 대립과 상반적으로 세 남녀의 엇갈리고 가슴 애닮은 사랑을
담고 있다.
'안개의..'역시 주인공'나'와 그림자 밟기를 하는 이들의 감정선에는 더 이상의 그림자는
존재하지 않는다.아니 그 그림자가 너무 안개 속에서 크게 드리워진 탓에 '나'는 짙은 안개
속에서도 밟히고 마는 그림자였을뿐 .그 안개가 걷히는 순간 '나'가 원하든 원치않든
그 모든 것이 ,진실이 선명하게 보이면서 '나'의 존재는 환상은 그렇게 안개 속으로 저만치
사라져 가는 모든 생각의 실마리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어떤 끈을 먼저 잡아당겨야 좋을지
가늠하기 어려웠음을.
그 짙은 안개 속에서 헤매다 결국엔 현실의 냉혹하고 비정한 사회의 어두운 뒷 모습을
주관적인 감상에 빠지지 않고 작가 그만의 간결하면서 짜임새 있는 필력으로 '안개의..'
는 그렇게 우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혹은 갇히어 있을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인생임을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