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엄마 - 엄마가 되고 싶은 여자를 위한 엄마다큐
김상아 외 지음, 정하진 그림 / 이야기나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열한 번째 엄마]

 

나의 또 다른 이름은 '엄마'이다.

그렇다,아이가 딸린 여자를 일컫는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까지는 나의 이름은 '진짜엄마'였다.

얇디얇은 복숭아 속살같은 색을 띤 서문에서 말하길

가슴으로 만난 열한 명의 엄마들을 통해 어느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은 엄마 되는

방법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생생한 이야기를 내 머릿속의 신경세포들을

옴짝달짝 못하게 붙들어 잡고 있었다.

엄마는 자연스레 성인이 되어 반려자를 만나 그 사랑의 결실로 인해 당연히

엄마라는 이름을 가지는 줄 알았고 그 사랑의 결실이 어느 덧 자라 나의 손길이

쉼없이 필요할때 사랑으로 정성으로 보살피고 그 뒤안길에서 노심초사하며 걸어

온 내 숱한 날들에 물음표를 제시한 책이기도 하면서 내 가슴 가슴마다 벗꽃비를

내리게 한 마음 깊은 속의 차마 내버리지 못할 그것들에 대해 반성하고 앞서 진짜엄마

들이 체득한 엄마 되는 노하우를 서두르지 아니하고 내 지나온 길 어귀마다 내 아이들의

표정들을 조각조각 이어 살피어 보고 제차 엄마라는 이름이 허울좋은 껍데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 주고 싶은 결의가 불쑥 치밀오 오르는 것 같았다.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기쁨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빛나는 기쁨은 뭐니뭐니해도

아이들이 밝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허나 요즈음처럼 맞벌이나 혹은 결손 가정이라든지 동일한 환경이 아닌 각기 다른 상황

속에 놓여 있으면서 부모라는 든든한 버팀목은 최대한 아이들을 위해 노력을 사랑을

아끼지 아니한다.

열한 번째 엄마에 실린 한편 한편의 글들은 곧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엄마들의

자화상이 녹녹히 베어있다.

 

아직도 벚꽃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다,열 번의 이별.한 번의 사랑을 벚꽃비 내리는

가락에 맞추어 그렇게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아름답게 쉼없이 내리고 있다.

영화가 된 실화이기도 해서인지 아이의 툭툭 내뱉어지는 말 들에서 간절한

내 엄마를 기다리고 바라고 있었다.
역대 엄마 중 외모는 제일 예쁘지만  틈만 나면 너무 먹는다, 식충이 같다든지 아이에게

있어 열한 번째 엄마는 최악이라고 말하지만 점점 최악이 최고의 엄마로서의 가슴에 자리

잡는다.서로에게 정이 들기 무섭게 새엄마는 당뇨라는 지병을 앓고 있었다.

복지사와 후원자가 왔을때 다용도실에 숨었던 새엄마가 당장 죽을 것처럼 힘없는 목소리라도

낼라치면 아이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져 내린다.언제 떠날 지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에 아이는

집으로 돌아와 새엄마가 없으면 아주 감당할 수  없는 배신을 떨쳐버리고 싶었을게다.

병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새 엄마를  보며 아직 어린 아이는 그렇게 가슴으로

원없이 울어야 했다.그 울음은 곧 현실이되어 버렸다.

처음엔 밥 많이 먹는다고 미워하던 엄마가 이제는 진짜엄마처럼 가슴으로 들어 온 것이다.

그 진짜엄마가 이젠 다시 멀리 떠난다,아이에게서.

마지막 왕빈대 엄마의 편지는 내게도 벚꽃비를 선사해 주고 말았다.

아이의 세달 남짓 남은 생일을 미리 축하하기 위해 그렇게 아끼던 동화를 아빠가

없애는 바람에 그 소중한 책을 구하러 동대문 도매 상가를  그 몸으로  돌고 구했단다.

축 늘어진 새엄마를 붙들고 흔들어도 다시 되돌아 오지 않을 것 알면서도 아이는 헛짓이라도

해야했다.그 긴 슬픔을 아이가 감당하기엔 세상이 참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엄마의 미소는 벚꽃만큼이나 활짝 웃고 있다.

이제부터 새엄마는 그냥 엄마다.진짜엄마.

벚꽃비가 더 많이 내린다.나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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