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그래도 나름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읽는 것을 큰 즐거움이자 내 비어있는 지식창고에

무언가를 채울 수 있음에 나를 개선케 해 주기도 하고 있음에 고맙기까지 할 때가 더러

있긴 하다.

헌데 뜬금없이 내가 참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지게 일깨워 주는 책을 발견했다.

표지에 흘러내린 제목 아래 이 청 준 이라는 이름 석자가 주는 결코 가볍지 않은 큰

산 같은 존재감이 와 닿을때즈음 어렴풋이 기억이 되살아난다.

한국문학의 생각이나 뜻이 크고 넓고 깊음의 그 곳에는  그가 존재하고 있었다.

작년 서편제의 연장선상의 영화인 '천년학'이 한국의 정서를 가장 잘 살리는 임 권택

감독에 의해 우리들 앞에 선보이도 했는데 이 한국의 정서를 먼저 이끌어 낸 이가 바로

그였기에 또 다른 새로움을 안고 그의 여행에 기꺼이 응하기까지 이르렀다.

내가 어찌 그에게 큰 바다를 얘기할 수 있으며 소설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지식도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터라 양면을 두루 보지 아니하고 한면만 보는 내게 그는

큰 바다를 보게 하여 얘기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었으며 소설에 대해 알 리 없는 내게

적잖이 그 해석을 할 수 있는 지식을 주었으며 한면만을 보는 내 좁음에 양면을 볼 수

있는 넓음을 선사해 주었다.

특히 그의 작품세계는 자기의 견해나 생각이 곧잘 베어나옴과 동시에 꽤 진실성

있는 필력을 갖추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에는 에세이 소설이 들어있다.에세이 소설은 에세이와 소설의 중간단계라 할 수 있다

한다.

자신이의 경험이나 일상이 잔잔하게 녹아내리는 그 진한 맛을 맛 볼 수 있으리라.

총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레세이 소설 4편이 자리하고 있다.

귀항지 없는 항로/‘부끄러움, 혹은 사랑의 이름으로/소설의 점괘?/씌어지지 않은 인물들의

종주먹질이 그것들이다.

그 중 멋드러지게 장식하고 있는 표제의 제목인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에서는

주인공 유일승은 역사라는 큰  소용돌이에 휘몰려 우즈베크공화국에 정착하기까지 세 번이나

내 조국을 잊어야만 했다.또한 모든 걸 잊고 소련 사람이 되려고 마음속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워 온 인물이기도 하다.오직 살아남기 위해...그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름조차 여러번 바뀌는 삶을 살면서 그는 살기 위해 고국를 고향을 고국의 말까지 잊어야 했다.때마침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고향을 생각하고, 월드컵이 치러지자 고국 땅을 다시 밟는데.그 간 잊고 살아 온 고향과 못다 한 혈육의 정의를 실컷 나누고 벌충해 드리겠다 하던 그는 붉은 악마들의 애국적 응원의 열기를 두고 혁명이니 전쟁이니 운운하며 조국에 대한 눈부신 발전과 애국심을 알아보지 못하고 것조차 받아들이지 못한 채 그렇게 그리워하고 오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하며 온 고국을  기어이 등을 지고 잊으려 그렇게 혼자 떠나고야만다.

그곳을 다시 잊기에는 그들의 지친 영혼이 너무 안타까워 늘 언제든 와 고국에서의 쉼을

할 수 있길 바라는 안스러움이 깊은 한숨을 내몰아 쉬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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