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 맞은 날

빵점 맞은 날 - 아이좋은 그림책 13
김지연 외 지음 / 그린북 / 2007년 10월

초등2학년 작은 아이의 느낌을 먼저 적어 봅니다.

 

(나는 빵점을 맞으면 엄마에게 솔직히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시험 볼 것에 대해 최선을 다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험 점수가  낮게 오면 내가 공부시간에  공부를

제대로  안한 것이고 점수가 높게 나오면 공부 시간에

공부를 잘 한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 노력하는 사람은 천재도 이길 수  있다고

엄마가 말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노력하고 있다.)

 

 

[빵점 맞은 날]

 

그림의 표지는 제목과 달리 밝은 느낌을 주는 동시에

그림의 아이는 한없이 땅 속으로  빠져드는 사뭇 대조적인

느낌을 준다.

책 장을 넘기니 그림책 치고는 일러스트가 아주 간결하다 못해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위한 스케치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여백이

펼쳐진다.

학교에서 시험지를 받은 주인공은 두 장의시험지에서

희비를 교차함과 동시에 빵점이라는 점수를 엄마에게

말을 할까말까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이 시대의 아이들이

갖고 있는 내면의 세세함을 꿰 뚫어본 심리적 묘사들이

두드러지게 그려지고 있다.

시험 점수를 물어 보는 엄마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주변의 모든

것들이 주인공의 마음 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다툼이

일어남을 불안해 한 듯 엄마의 눈에 띈 시험지들의 점수가 공개되는데

아이의 커다란 걱정과 달리 엄마는 온화한 미소로 엄마도 5점을

맞은 적이 있었다면서 아이에게 성난 소가 아닌 이 세상을 다

뒤덮을 만큼의 환한 햇살같은 미소를 내뿜으며 아이를 따스하게

감싸 안으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그 결과 아이는 꿈 속에서 빵점 시험지를 땅에 묻자 백 점 시험지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가 쑥쑥 자라는 꿈을 꾼다.

이것은 아마 아이의 등을 본 엄마의 모습이 아닌 아이의 눈을 보고

마음을 읽으며 아이가 엄마에게 무거운 짐을 덜기 전의 내재되어

있던 심리적인 고충등을 헤아린 속깊은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의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시험지옥에 살면서 마음 조아림을 하는가에

대해 또 다시 비춰지는 명암이 아닌가 싶다.

이에 부모라는 책임있는 울타리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쉼의 터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이 앞서게 하는 울림이 있는 책이 아니였나

싶다.

시작은 작게 하되 그 안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이라는 의욕의 샘을 선물하고 싶다.

지금 이 시간에도 목표를 향해 정진하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