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적 가장 먼저 접했던 책이 아마도 전래동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뿐만 아니라 TV를 통하여 [은비까비의 옛날옛적에]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전래동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교훈적인 내용들을 토대로 재구성되어 우리 아이들과 꽤나 즐겨 보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실상 다른 장르 동화보다 전래동화는 불변하지 않는 교훈적인 내용과 그 틀은 예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민담,신화등을 간접적으로 우리에게 정서적 가치관과 동심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그래서인지 나는 전래동화 읽기를 즐겨한다.아직도 [저승에 있는 곳간] 부자이자 남에게 베품에 있어 인색한 박서방 빈자이자 남에게 베품에 있어 후덕한 이서방 두 인물 구조에서 드러나는 권선징악을 통하여 선한 것은 권하고 악한 것은 벌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가만히 자다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된 박서방은 저승사자들과 함께 염라대왕 앞에서 아직 때가 아닌데 잘못 온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이승으로 발길을 돌리려 하는 찰라에 이승으로 가려면 노자돈이 필요하다 하여 저승에 있는 곳간 즉 이승에서 선하게 산 자들의 행실에 따라 곳간이 채워진다는 곳이다. 헌데 박서방의 곳간에 이르러 박서방은 주변의 곳간에 비하여 턱없이 작은 고작 짚한단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할 수 없이 박서방 곳간과 달리 넘치는 이서방의 곳간에서 노자돈을 빌리어 이승으로 돌아와 곧바로 이서방에게 노자돈을 갚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짓게 된다. 박서방은 풍전지등 같은 처지에서 비로소 많은 후회와 많은 깨달음을 얻었을 터이고 현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우리도 알게모르게 남에게 베 품에 있어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과거로의 시간을 만들어 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