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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의 심리학
에드 라이트 지음, 정미나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스캔들의 심리학'이라는 제목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뭔가를 찾아 다녔다.
스캔들이 페이지마다 한가득 잔뜩 있는 건 분명한데 도대체 심리학은 어디있는 것일까
의아해하며 책을 읽어나갔던 것 같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찾아보았지만 허사였다.
그리고 이 책의 원래 제목을 보며 납득했다. 거기에 심리학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그러면서 왜 이 책이 '스캔들의 심리학'이 되었는지 의아해졌다.
역사 속에서 파란을 불러일으켰던 굵직한 스캔들에 다시 한번 조명해보자는 의미로도
이 책은 충분히 빛날 수 있었을텐데.
심리학이란 단어를 굳이 더하지 않았더라도 괜찮았을텐데, 시간의 흐름에 퇴색된 세기의
스캔들의 내막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는 측면에 포커스를 맞춰서 제목을 지었더라면
훨씬 좋은 인상으로 이 책이 다가왔을텐데 그런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워터 게이트 스캔들이나 로만 폴란스키의 범죄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는 있었지만 꽤 시간이
흘러버린터라 자세히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시간에 마모되고 있지만 한 때는 세상은
흔들었던 사건들의 전말과 이모저모를 세밀하고 시시콜콜하게 알려주고 있다.
대략적으로 알고 있던 사건들에 이 책의 내용이 더해지면서 스캔들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춰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이 책은 스캔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또다른 사실들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에드워드 8세와 심프슨 부인의 러브 스토리가 그랬다.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린 윈저공의 표면적으로는 절절하기만 했던 애정사의 이면에는 그동안
무심히 보아넘기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었다.
이 책에는 애정사에 관련된 스캔들도 꽤 많은 것 같았다. 자신은 바람 피우는 것을 일삼으면서
아내의 불륜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고, 비겁하게 아내의 애인을 죽인 남자도 있었다.
게다가 그 살인죄에 대한 벌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아내와 딸을 내쫓았으며
그들의 일생을 합친 기간보다 20년이나 더 살았다고 한다. 비열하지만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니 씁쓸해진다.
그것 외에도 각양각색의 스캔들이 한 권의 책으로는 모자라다는 듯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화가, 억만 장자, 희대의 사기꾼, 정치가 등 31명이 휘말린 스캔들이
'스캔들의 심리학'에서 소개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스캔들에 휘말린 사람들이 자멸하는
과정에 주시하고 있다. 평소의 기대가치에 현격하게 어긋나기에 너무나도 어이없는
사건, 사고를 만들었던 그들은 그것이 자신의 발목을 부여잡는 거대한 스캔들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나 보다. 주위의 지지를 받고 있기에 어떤 실수나 잘못에도 사람들이
모르는 척 넘어가 줄거라고 기대했던 것일까. 아니면 남들은 결코 모를 것이라고 확신을
해서였을까. 이 책에 실려있는 몇몇 스캔들은 오만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들이 제시한
말도 안되는 변명을 보면서 스캔들의 파급효과를 경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이 책 자체에서는 심리학에 대한 부분을 그다지 찾아낼 수 없었지만, 그들이
스캔들의 원인이 된 일들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서 그들의 심리가
정말이지 궁금해졌다. 그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