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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 끝에 물음표가 없다는 걸 이제서야 알아차렸다.
이제까지는 당연히 상대방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라고
하지만 그게 오해였을지도 모른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는 프루스트를 좋아해보시죠..라는 권유형 문장이었을지도.
이전까지는 제목이 말랑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게 아니었을지도...
'프루스트 찾기 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 참가는 꽤 오래전에 했을거다.
특별한 건 아니고 책이나 영화, 음악 기타등등에서 프루스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아니라 프루스트의 흔적을 찾아서
작은 상영관에서 제목마저 기억에서 희미한 영화를 본 적도 있었고,
( 그때 그 극장에 세 명의 사람이 있었다지..)
도서관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만화책을 뒤적이곤 했었다.
( 작년에 드디어 5권이 나왔다. 12권은 언제쯤 나올까? )
하지만 대부분은 방심한 사이에 마주쳤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펼친 책 속에서, 신문이나 잡지에서,
영화 속 재수없었던 인물이 뱉은 대사에서, 가끔은 어떤 이의 책장에 고이 꽂혀있기도 했었다.
그리고 프루스트의 파워를 알 수 있었다.
특히 프루스트를 영화나 책에서 만나는 건 정말 어렵지 않다. 물론 쉽지도 않지만.
때로는 드라마에서 그를 찾아낼 수 있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였다.
마들렌에 대한 이야기를 다니엘 헤니와 하면서 프루스트 이름이 살짝 언급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러브레터'라는 영화에서! 눈밭에서 '잘지내시죠?' 하던 그 영화 맞다.
소녀의 초상화가 그려진 도서 대출 카드가 끼워져 있던 그 책도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였다.
또 뭐가 있었더라.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는 삼촌이 프루스트 학자였다.
스티브 카렐이 이 역을 연기했었다.
책에서는 워낙 스치듯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프루스트 효과라는 것도 있다.
그리고 마들렌 과자의 연관 검색어까지는 아니지만, 마들렌을 추적하다보면
이내 프루스트를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프루스트는 엄청나게 가까이에 있었던 거다.
그런데 그의 책은 참 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읽고나면 읽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씬이나 페이지에서 프루스트를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에서 느껴지는 진입 장벽을 뛰어넘는다면, 분명 좋아하는 작가가 한 명 더
생기게 될거라고 믿는 사람들의 격려가 아닐까.
이미 힘겹게 프루스트를 읽어낸 사람들의 추천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다.
분명 그럴거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다시 읽으란다면... 후훗, 미소로 답하겠어요.
그렇게 프루스트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기에, 알랭 드 보통의 이 책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제목이 다름이 아닌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이지 않은가.
'물론이죠'라며 반갑게 집어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요즘도 때때로, 계절이 바뀔 즈음에 한 번씩 꺼내보고 있다.
책이나 영화에서 프루스트를 자주 발견하는 사람이라면
알랭 드 보통의 이 책이 분명 흥미진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