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 스웨덴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나다
최연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 스웨덴의 정치, 경제, 교육을 포섭하는 생활의 일부분을 알 수 있었다.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 스웨덴이 나에게 어떤 나라였더라, 생각해 보았더랬다. 몇 편의 영화를

보았고, 몇 권의 소설을 읽었다. 영화 속의 풍경은 아름다웠던 걸로 기억한다.

영화 자체보다도 집 뒤의 풍경에 반했었다. 호수는 반짝이면서 예뻤고, 커다란 나무는 멋드러

졌다. 우리집을 배경으로 풍경이 저러하다면 매일 매일 산책하게 되지 않을까 했었다.

소설 속의 스웨덴은 어땠냐고? 다른 부분을 발견했었다. , 내가 살고있는 곳이랑 다르구나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다른 부분을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를 읽으며 발견해나갈

수 있었다. 스웨덴의 모습이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라는 건 아니었다. 다만 스웨덴이라는

모델을 통해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걸로 이해했고, 그렇게 틀린

대답은 아닐 것으로 짐작한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도 했었고, 지금의 우리에게 적합하면서 추구할만큼 멋진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지속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었던 건,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스웨덴의 현실에 대해 업데이트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일단 이 책을 통해서 본 스웨덴은 멋진 구석이 무척 많은 나라였다. 육아로 인해서 총리직을

거절하는 사람이 있었고, 자신은 그 그릇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에 그 자리를 반려한

이도 있었다. 이 자체가 너무나도 신선하고 놀라웠다. 국회위원의 지위와 처우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꽤 자세하게 알수 있었는데, 일이 너무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임금은

적은 편이라 1회적으로 그 임기를 채우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너무나도 낯선 풍경이었다.

국회의원들은 공부를 했고, 엄격하게 세비를 정산했으며 그에 맞게 처신하고 그에 맞는

시선과 감시를 감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멋있었던 부분은 교육. 이 나라에서 사람들은

참 좋은 질의 교육을 누구나 받을 수 있었다. 일단 금전적인 진입장벽같은 게 없었다.

일자리를 잃더라도 갑자기 진로를 바꾸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침착할 수 있는

건 이 교육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제대로 교육받고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내 나라가 도와줄테니까. 그게 너무나 멋져서

이 나라 참 좋은 환경이구나 생각했더랬다. 기술자가 그에 적합한 처우를 받고, 그 직업에

제대로 만족하고 있다는 점도 좋아보였다. 파업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수긍하고 기다려주는

것도...역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곳과 다른 부분들이 주로 다루어지고 있었고, 그런

부분들에 특히 시선이 많이 갔다. 하지만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것이었다.

이 나라에도 위기가 있었다. 파업 중에 총기사용으로 인명사상이 있었고, 스웨덴에서

시작한 거대한 기업이 본사를 이전하는 일도 있었다. 그런 사안에 대처하는 방안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합의를 이끌어내고 소통하고 교섭한다는 것, 그게 가능할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게 대단해보였다. 선진국이라는 게 쉬운 단어가 아니구나, 이 부분을

읽으며 절감했었던 것 같다. , 이 책을 읽고나서 우리는 저 유형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니까. 다만 소통하고 교섭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만큼은 꼭 따라해주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것만큼은

말이다. 그 다음에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맞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방안을 찾아내고 현실화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를

찾아내면 되는거다. 느낀 게 많았고, 생각한 것은 더 많았고, 머리는 좀 더 복잡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중국어 다이어리
이은아.이신혜 지음 / 제이플러스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어를 작년에 한참 열심히 공부했었는데, 해가 지나면서 그 열정이 살폿 식었었다.

그랬었는데 올해 또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한국차 수업을 듣고 있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차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이것 저것 찾아보게 되었더랬다. 그리고 우연히 중국에

2달 과정의 중국차 강습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거기에서 중국어 학습에의 의욕이 다시

되살아났다. 열심히 공부해서, 차 수업 들으러 중국에 가야겠다 싶었고 먼지 쌓인 중국어

교재도 꺼냈고 음성파일도 듣고 있던 참이었다. 매일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게 중요한데

하루 몰아서 공부하고, 일주일 쉬고를 반복하던 참이라 이건 아니라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났다. ‘나의 중국어 다이어리

다이어리에 기입할 수 있는 중국어를 소개한 책인데, 이 책으로 매일 쓰는 다이어리를

채운다면 훨씬 쉽게 단어를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일단 단어가 많다. 다이어리에는 대체로 단어의 나열인 경우가 많지 않던가. 간단한 일정이나

해야 할 일, 사야할 물건, 오늘 먹었던 음식 같은 것들이 쪼르륵 적혀있기 마련. 그런 것들을

다이어리에 기입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단어들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날씨나 빵이름,

채소 이름 같은 것들도 물론 알려주고 있고. 일단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체로 단어가

아니던가. 이 책을 통해서는 일상 생활에 자주 활용되는 단어를 많이 만날 수 밖에 없다.

일단 이 책의 주제는 다이어리에 매일 쓰는 중국어이니까. 그리고 단어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기분이라던지 올해의 목표 같은 것들은 간단한 문장으로 알려주고 있는데 그것만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도 효용도가 꽤 높을 것 같다. 놀랐다던지, 행복하다던지와 같은 감정부터

시작해서 지각했다라던지, 어제 몇 시간을 잤다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그려낼 수 있는 표현

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서 이 책에 나와있는 단어와 문장만 모두 알아도 어쩐지 중국에

여행은 갈 수 있을 것 같다. 수업 듣기 위해서는 공부를 더 해야할 듯.

책의 끝머리에 다이어리가 실제로 있다. 일단 적어보려고 호기롭게 펜을 꺼내 들었는데,

적으려는 표현이 영 생각이 안 나서 다시 앞 페이지로 넘어가서 찾아봐야 했다. 그리고

다음 일정을 적고 싶었는데, 또 다시 모르는 표현이라 이 책을 뒤적뒤적.

그걸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확실히 다이어리를 쓰면 공부가 될 것 같다. 이 책을 몇 번이나

찾아보게 되니까. 오랜만에 사전도 찾아봤다. 다이어리 쓰기는 반복 학습을 위한 지름길

이었음을, 이 책의 출간 의도에 딱 맞게 활용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의 파스타, 콩수프
미야시타 나츠 지음, 임정희 옮김 / 봄풀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스와는 결별을 선언 당했다. 맛있게 밥을 먹는 중이었다. 결혼을 코 앞에 두고 있었고,

신혼집도 계약했고 커튼이니 가구니 발품팔아 골라놓은 상태였다. 그랬었는데 눈 앞의

유즈루는 헤어지자고 말한다. 게다가 괜찮냐고 묻는다. 저런 녀석 정말 싫다. 괜찮지 않은 게

당연하지 않은가. 괜찮지 않을 짓을 해놓고 괜찮냐고 묻는 것은 뻔뻔스럽다.

식사를 하기 전에, 그러니까 이별을 고하기 이전에 유즈루는 물었었다.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면 식사 전이 좋겠는가, 식사 후가 좋겠는가. 아스와는 가볍게 식사 후가 좋다고

말했고, 유즈루는 식사 전이 오히려 낫다며 이야기를 나누었더랬다. 그랬었는데 난데없이

식사 중간에 폭탄을 툭 떨어뜨린거다. 그러면서 본인은 태연하다. 태연할 수 밖에...

그 녀석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식사 중에 이런 파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는 것을.

어쨌든 아스와는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 결혼을 약속한 사람에게 차인다. 생각해보니 이 책

조금 잔인하다. 이제까지 읽었던 그 어떤 연애소설에도 첫 장면에서 이별을 통보받고 의식이

저 너머로 달아난 여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랬었는데, 이 책은 그렇다. 그 여자가 아스와다.

그리고나서 이제부터 아스와의 치유기가 펼쳐진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매몰되고 있던

아스와를 너 거기서 뭐하고 있니? 거기 별로지 않아?’라는 가벼운 느낌으로 들여다 봐 준

사람은 롯카 이모였다. 롯카 이모는 상당히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대충 살지만 어떻게든 잘 살아가는 캐릭터라고 할까.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하게 알고있는 멋진 인물이다. 그 이모가 아스와를 끄집어

내준다. 아니 아스와 스스로 그 늪에서 기어나올 의지와 용기의 씨앗을 건네준다. 롯카이모

다운 방식으로 말이다.

아스와는 굉장히 사랑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첫 페이지를 제외하고 그려진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최소한 결혼할만큼 사랑하지 않는 인물은 유즈루 뿐. 그녀의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로 넘친다. 각자의 방법으로 위로와 배려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가족, 범법 행위가

아니라면 무슨 짓을 저지른다 하더라도 지켜봐줄 것만 같은 친구 교, 아스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해질 것만 같은 예감이 쾅하고 들었다는 이쿠...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 준 직장

선배, 그리고 아프다니 문병 딸기까지 선물해 준 단골 식당 주인...그들은 아스와를 아끼고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만들어 준다. , 롯카 이모를 빼놓으면

안 된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아스와가 기어나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 바로

롯카 이모. 롯카 이모의 조언에 따라 드리프터즈 리스트를 만들고, 거기에 쓰여진 항목들을

성실하게 수행해 나가면서 아스와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혹독한 이별의 경험을 아프지

않게 떠올릴 정도로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매일 매일을 성실하게 꾸려나갈 기력을 얻게

된다. 그 과정이 이 책 한 권에 그려져 있다. 실연을 경험 중인데 주위에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줄 사람도 없고, 왕하고 울음을 터트리며 안길 수 있는 사람도 없다면 몹시 쓸쓸할

것 같다. 어쩌겠는가. 혼자 우는 수 밖에. 실컷 울었다면 이 책 어떨까?

태양의 파스타, 콩수프말이다. 치유소설 한 권을 읽고 기력 회복하는 건 말도 안 되지만

그래도 약간의 기운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아스와처럼 드리프터즈 리스트를 만들어보면,

내 마음의 바람이나 소망 같은 데 집중하다보면 실연도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아니면, 아니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가보다.

 

 

 

유즈루가 없어지고 나니 잘 알겠다. 나란히 걷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은,

나란히 걷고 있다고 믿고 있던 길까지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나는 어느 쪽으로 발을 내딛어야

할지조차 모르고 있다. 당연하지. 결혼에 의지해서 걷고 있었으니까.

 

몹시 인상적이었던 구절. 사람에 의지해서 내 길을 만들면 안 되겠다고 스스로에게 타일러

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만약에 셜록 홈즈와 나쓰메 소세키가 만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런 가정 하에 시마다 소지가 쓴 소설이 바로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제목만 보고 어린이 책이 아닐까 잠깐 오해했었더랬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는데

어감에서 풍기는 느낌이 그랬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책소개글을 두루두루 살피다가 시선에

확 들어온 게 있었으니, 그건 다름이 아닌 작가의 이름이었다. 시마다 소지.

이 이름이라면 믿을 수 있다. 이 이름이라면 아동용 책이라도 기꺼이 읽겠노라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하여 읽게 된 책이었다. 물론 아동용 책은 아니었고. 영국에서 2년 동안 유학학

적이 있는 나쓰메 소세키가 만약 셜록 홈즈를 만났다면, 그리하여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에 초점을 두고 써내려간 글이다. 물론 나쓰메 소세키가 셜록 홈즈를 만났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일단 지금 이 순간 이 책 속에서는 그렇다고 약속한 것이니

그냥 즐기면 되지 않을까?

나쓰메 소세키는 유학생이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영국에서 생활비를 쪼개가며 살고

있는데 이상한 일이 생긴다. 밤마다 낮은 목소리가 들리는거다. 등골이 쭈뼛 선다. 이 먼 곳

까지 와서 이런 일을 겪다니 후회마저 모락모락 생기고 있었다. 그런데 개인 교습을 받고

있던 교수가 셜록 홈즈의 존재를 알려준다. 그리하여 셜록 홈즈의 집으로 찾아간 나쓰메.

그런데 나쓰메가 만난 셜록 홈즈, 어쩐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셜록 홈즈 같지가 않다.

명민하고 냉철하고 몇 마디 말조차 나누지 않았는데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그 남자가

아니다. 거기에 셜록 홈즈라고 이름을 불리는 그 남자는 도대체 누구지 싶을 정도로

다른 인물이 명탐정의 자리에 앉아있다. 나쓰메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다르게 부르고,

나쓰메를 처음 봤을 때 추리한 걸 보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후에 알게 된다. 셜록 홈즈가

그리 된 이유는. 어쨌든 신기하게도 셜록 홈즈를 만난 그 날 밤 나쓰메를 괴롭히던 그 소리를

멈춘다. 셜록 홈즈가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그 대단함의 이유도 이후에 밝혀진다.

어찌하여 셜록 홈즈가 사건을 하나 맡게 된다. 집안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사건이었는데,

그 사건이 중국의 주술과 관련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자문 역으로 나쓰메를 초빙한다.

중국과 일본의 차이를 모르고 있어서 그리 된 것이지만 어쨌든 나쓰메의 활약도 기대해볼만

하다. 셜록 홈즈와 왓슨의 호흡과 거기에 더해진 나쓰메의 조력은 사건을 어찌 풀어나갈

것인가...그것이 이 책의 주 내용이다. 그리고 셜록 홈즈는 왜 저리 된 것인가도 포인트라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점이 재미있었다. 똑같은 상황과 내용인데 화자가 나쓰메인 경우가 있었고, 왓슨인

때가 있었다. 그런데 화자가 달라짐에 따라 그 똑같은 상황과 내용이 얼마만큼 달라질 수

있는지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큭큭하고 웃음이 나왔을 정도로 다르다. 그리고 왓슨이

셜록 홈즈에 대해 우호적인 서술자였음을 상기시켜준다.

유명한 두 인물의 만남, 그리고 그들의 사건 해결 과정...솔직히 트릭은 금새 간파된다.

84년의 소설이다. 그 트릭을 단숨에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그동안 읽은 추리소설들에게

책망당했을게 분명하다. ‘너 다시 복습해야 겠다!’며 오늘 밤 꿈에 쫓아다닐지도...

트릭에 포커스를 둔다면 몹시 재미있게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시마다 소지의

초반기의 소설을 읽고 싶다면, 나쓰메 소세키와 셜록 홈즈의 만남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점수를 준다면, 셜록 홈즈를 바보처럼 만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시마다 소지가 셜록 홈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낸다면 이 책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박 향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이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그런데 책 띠지에 있는 에쿠니 가오리의 얼굴은

그대로다. ...저 사진의 그녀가 확실히 아름답기는 하지만, 저 사진을 쓰는 이유도 이해할

것도 같지만 왠지 어색하다. 뱀파이어도 아니고, 계속 같은 모습이라니...

반짝반짝 빛나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도 저 사진이었는데 말이다. 나이 들어가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진이었다면 멋졌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그녀의

책을 읽었던 사람들이, 내가 나이를 먹었듯이 그녀 역시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면. 그 시간의 흐름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시간의 흔적조차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는 사진이었다면 이 책이 그 표지와 띠지만으로 훨씬 인상적이었을 거다.

그녀의 책을 읽어왔던 사람들이라면 대체로 그리 생각하지 않으려나?

물론 띠지의 사진에 그녀의 어떤 의사도 개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나는 띠지는 물론 책의 표지, 책의 제목을 포함해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읽을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당연히 영향을 받고,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쉬웠다는 거다. 그래서 싫었다는 건 아니고.

하지만 사진이 여전해서였을까? 무척 신기했던 부분은 이 소설을 읽는데 에쿠니 가오리는

참 한결같구나 싶었다는 것. 여전히, 여전히 감성이 풍부하고 그 감성에 맞는 단어와 표현을

찾아내는 센스가 탁월해서 감탄할 정도였다. 역시 에쿠니 가오리는 건재했다.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내 소녀 감성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어디에 숨어있는 것일까, 애당초

있긴 있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며 밤하늘을 힐끗 바라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소녀감성의 정체를 직시해보는 게 어떨까. 소녀감성은 마냥 순수하고 파스텔 색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게 아니었으니까. 이 책의 소녀감성이 그러했고, 이 책을 읽고나서 떠올랐던 소녀였던

그때의 나와 내 친구들이 만들어냈던 어떤 장면들이 그러했다. 아이가 대체로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우리는 알지 않는가.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을뿐.

순수하게 잔인해질 수 있었기에, 아직까지 배려라던지 최소한의 약속 같은 게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지 않았기에 행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그런 일들을 거쳐서 우리들이 되었다는

것을 쿨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소녀감성에 대한 환상은 결국은 소녀 시절을 망각하는 데에서부터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소녀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는 진정 소녀 감성을 가진 게

아닐까. 그런 감성을 가진 에쿠니 가오리씨이기에 여전히 사랑받는 것일테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