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언 直言 - 죽은 철학자들의 살아 있는 쓴소리
윌리엄 B. 어빈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스토아 학파를 만났다. 이전에 학교에 다닐 때 의무적인 방어로서 외움의 대상이 되었던 그

철학 사조가 이 책을 읽고나서 생생한 모습으로 다시 한번 나에게 다가왔다.

세네카가 멋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 읽었던 책의 조각에서 세네카를 발견할 때마다

그는 이상한 존재감으로 그 페이지를 장악했었고,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세네카가 좋아졌다.

세네카의 삶의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알게 되었다.

어쩌면 정말 내 마음을 끌었던 것은 세네카의 철학이었다는 걸 말이다.

우선 이 책은 스토아에 대해서 설명한다. 스토아의 기원, 학파, 그들이 향하고자 하는 방향점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면서 스토아의 4명의 현자를 소개하고 있다. 4명의 현자의 삶의

방식을 접하면서 스토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귀를 쫑긋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삶은 역시 예사롭지 않았으니까. 4명의 현자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만큼.

그렇게 스토아에 대해 이목을 끌어놓은 다음에 이제 본격적으로 실생활에서 스토아의 기조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 포인트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파트를 읽으면서 내 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고, 어쩌면 내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기조로서 스토아의 일부를 차용하는 게 어떨까 고민하게 되었으니까.

모욕, 슬픔, 분노, 명예, 가치관, 의무, 관계, 소외, 노년, 죽음, 실천...

이 단어들에게 자유로운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 단어들에 대한 스토아적 의견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그동안 너무나 소모적인 방식으로 살아온 게 아닐까 싶어진다. 스스로에

집중했어야 했다. 지금 이 순간에 모든 것을 담아서 살았어야 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했어야 했다...이런

생각들을 이 부분은 만들어낸다. 스토아에 대해서 두루뭉술한 개념을 가지고 있었고,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도 없지 않았다.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스토아 이념들을 읽으며

오해했던 부분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애매모한 부분을 좀 더 또렷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에 대해서 많은 걸 알려준다. 잘 모르고 있던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실생활에서 그 철학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도 알려주고. 실용적인

철학서라는 느낌이다. 그래서 스토아 철학에 대해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철학에 좀 더 친근한 마음이 들게 되었다. 이 책만큼 스토아 학파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줄 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조만간 스토아 철학에 대한 책을 좀 더

찾아볼 참이다. 그러면서 내 삶의 지침을 재정돈하고 싶어졌다. 스토아 학파가 거기에 큰

도움을 주리라는 예감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핸드메이드 홈 스타일 60 - 천 하나로 만드는
윤정숙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서툴지만 바느질을 하고 있다. 퀼트, 지금 마무리 작업에 한창 중이라 뿌듯함이 코 앞에서

아른거리는 중이다. 바느질에 어울리는 성격 같지도 않고, 바느질을 좋아하지도 않았었다.

그랬었는데 어느 날 문득 퀼트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고, 그 날 바로 바느질을 시작했다.

엄청 멋진 것을 만드시는 분들 사이에서 초보가 클리어해야 하는 미션 바느질을 했었고,

지금도 거기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다. 아직은 배울 게 많고, 퀼트를 하고 나서 바느질을

들여다보면 엉망이라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정말 못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재미있다. 그런 엉성한 바느질이라도 조금씩 조금씩 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게

기뻤다. 다음에는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난 성격이 급한 편이다. 한 뼘씩 성장하는 것도

무척 좋은 일이지만, 얼른 성장하는 걸 더 선호한다. 그래서 아직 제대로 바늘을 잡을 줄도

모르지만 퀼트를 잘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아이디어를 낸 게 미싱이었다. 미싱을 한다면,

미싱을 퀼트에 도입한다면 어떻게 실력을 급성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공그르기나 아플리케만

공을 들여 손으로 하고, 나머지는 드르륵 미싱으로 처리하면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에 생각이 이르자 혼자서 쾌재를 불렀었다. 왕도는 있었던거라고!

그리하여 미싱 교육을 알아보고 있었다. 집 근처에 한 군데를 물색해 놓았고, 조만간 방문해

볼 참이었는데 그 전에 사전 예습으로 핸드메이드 홈 스타일 60’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미싱 배움이 더욱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꼭 만들고 싶었던 앞치마, 귀여운 냄비 받침, 이제는 티슈도 센스있게 체크 물티슈 커버,

테이블 매트와 파우치 그리고 가방...그동안 예쁜 것들을 찾아서 구입하기만 했었지 직접

만들어 보고자 마음 먹은 적은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만들면 원단부터 장식까지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아직 미싱을 만져본 적도 없는데 뿌듯해진다. 이미 마음은 미싱으로

박음질을 시작한 상태. 이 책의 좋은 점은 기본 바느질부터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느질이나 공그르기를 사진을 통해서 무척이나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것만 봐도

예전에 학교에서 배웠던 공그르기가 어렴풋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라벨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가죽라벨을 살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그냥 이 책에 나와있는 방법에

따라서 한 포대 만들어 둘 작정이다. 라벨을 살 게 아니라 예쁜 스템프를 사야겠다.

그리고 스텐실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 책에 나와있어서 이것도 도전해보고 싶다.

패브릭 스탠실의 로망을 이제야 이루는구나 싶다. 이런 식으로 천에 직접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어서 핸드메이드 제품에 보다 섬세하게 개성을 부여할

수 있을 듯 하다. 아직 미싱도 없고, 천을 구입하지 않아서 무언가 만들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고...

실제로 해보면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엄청 어려워서 하고 싶지 않은 모드로 만드는

게 아니었달까...집에 있는 안 입는 청바지를 활용할 수 있는 소품들도 꽤 등장해서

도전의식을 불태우게 만든다. 북커버링 하나 제작 중이었는데, 이 책에 엄청나게 심플하고

예쁜 북커버가 등장한다. 조만간 꼭 만들어 봐야 겠다.

삐뚤빼뚤 손바느질도 보람차다고 생각한다. 바느질한 게 독특하고 예쁘기도 하고.

그런데 너무 힘들다. 진도가 안 나간다. 퀼트방에 갈 때마다 인사가 오랜만에 왔습니다

되어서야 어디 쓰겠는가! 미싱으로 퀼트의 성장도 도모하고, 앞치마와 파우치도 쓱쓱

만들어 봐야 겠다. 이 책의 작가분 센스가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사랑스럽고 따뜻한 분위기의

소품을 만드는 방법에 일가견이 있는 게 느껴진다고 할까. 이 센스를 좀 배워야 겠다.

조만간 미싱 배우러 가야겠다.

 

 

 

 

 

 

 
 
러블리한 앞치마를 입으면 왠지 논밭 사이로 난 길을 뛰어다녀야 할 것 같은...
 
마치 빨간머리 앤이 된 듯한 기분으로...
 
앞치마 만들고 나서 교외 나들이라도 ㅎㅎ
 
 
 
 
 
감동의 가죽 라벨, 한포대 만들고 말겠어!
 
 
 
 
스텐실 원단, 이런 것도 직접 할 수 있었다니!!
 
 
 
 
청바지 실증난다고 버리지 말 것! 활용의 방법이 생겼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 서부 여행 - 로키에서 태평양까지, 캠핑카로 돌아보는 국립공원
김남국.윤인섭 지음 / 시공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나의 로망은 고속도로를 타고 원없이 달려보는 것이었다. 차 창문을 모두 열고,

여유롭고 편안하게 슝~ 달려보는 것.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고, 경사도 커브도 별로 없는

곳이었으면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라면 그 로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더랬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였을까? ‘미국서부여행이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내 로망을 이루면서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싶었다. 무릎을 탁 소리 나게 쳤을 정도로 반가웠다.

이 책은 미국 국립 공원을 여행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캠핑 여행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각각의 국립 공원의 특징이라던지 경관을 보여주면서 반드시

보고 갔으면 좋을만한 포인트를 잘 집어주고 있다. 군데군데 사진자료도 꽤 많고.

사진으로 본 미국 국립 공원은 거대했다. 사진의 프레임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가득

채우고 있다는 느낌이었달까. 국립공원마다 각자의 특징과 개성이 있었고, 거기에서만

볼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어서 어느 하나 놓치면 무척 아쉬울 듯 했다.

거대한 자연경관을 지켜보며 감탄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이 힘들어

대체로 단념하는 유형이었다. 힘들다는 이유로 가지 않은 많은 곳들이 있는데, 그 리스트는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 그래서 대체로 엄청난 자연경관은 사진으로 글로 책으로 만났었다.

이번에도 미국서부를 책으로 만났다. 그리고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거대한 나무를 사진으로 바라보며 직접 저 나무를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해졌다.

자그마하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자연경관은 나에게 어떤 감정을 안겨줄까, 직접 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이 책을 읽으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운동이라도 시작할까 싶어졌다. 이제까지 힘들다는 이유로 가지 않았던

곳들도 하나씩 둘 씩 섭렵하고, 체력을 더 길러서는 더 멋진 곳에도 도전해보고.

어린 시절에 어린왕자를 읽은 이후로 사막에 대한 동경이 약간은 있는지라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하얀 사막에 대한 글을 읽고나서는 마음이 마구마구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사막의

경계에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으려면 체력이 필수겠지. 정말 운동 해야겠다.

예전부터 사진으로만 봤던 더 웨이브를 이번에도 이 책에서 사진으로 볼 수 있었는데,

저기는 정말 꼭 직접 가보고 싶다. 하지만 보고 싶다고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허가가 필요하다고 한다. 4달 먼저 인터넷 예약은 필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철저하게 도시아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시에서 자랐고,

도시에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도시를 떠날 계획이나 생각은 없다. 더 큰 도시를 찾아

머물게 될 것이고, 더 멋진 도시를 찾아 떠날 것이다. 그러고보니 여행도 도시쪽을

편하게 느끼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런 프레임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나 보다.

이 책을 읽으며 도시 바깥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람이 만든 것에도 물론 멋진 게

많지만, 자연이 만든 엄청난 것들이 보고 싶어졌다고 해야하나. 하긴 난 유난히 폭포를

좋아하기는 했다. 엄청난 폭포를 보기 위해서 적금을 넣기 시작했고 말이다.

폭포에서 그치지 말고, 산과 나무와 암벽 그리고 사막에 대한 풍경에도 관심을 가져야지

했었다. 이 책을 통해서 미국 국립 공원을 여행하는 방법이라던가 준비물을 섬세하게

숙지할 수 있었다. 여기에 살을 조금만 더 붙이면 여행에 나서도 될 듯 할 정도고.

직접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한 당부가 꽤 신뢰가 간다. 미국 서부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다시 한번 들여다 보게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시오의 하늘 6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다큐멘터리 만화 요시오의 하늘 6
air dive 지음, 이지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1권을 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6권이 나왔다. 지금 요시오는 얼마만큼
컸냐고? 아직 중학생이다. 출생에서부터 시작했으니 6권에 중학생이면 빠른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초반부에서 의사가 된 요시오 선생님이 등장한다. 이건 1권이랑 다른 게 없다.
의사인 요시오 선생님은 잠자는 시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온갖 업무에 도맡아 하고 있다.
열정적이고 성실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완벽주의자인게 아닐까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편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그런 완벽주의 역시 자신이 돌보고 있는 환자과 그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 튜브를 발명하고, 아픈
아이의 조부모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서 대면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 명의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을 때, 그게 병원의 안전을 위한 이유가 붙었을 경우에는 화를 낸다. 하지만 화를
내도 어쩔 수 없었나보다. 그 아이는 제대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중태에 빠지게 되니까.
그때 요시오 선생은 노래를 부른다.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자주 들려주었던 노래, 그래서
아이도 무척 좋아했고 잘 불렀던 노래를 말이다. 노래는 번역되어 나오면서 우리나라 가요로
바뀌었다. '거위의 꿈'으로. 이유는 충분히 알겠는데, 궁금했다. 원래 어떤 노래를 불렀을지.
그 노래의 가사는 무엇이었을지. 그것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살짝 제목만이라도 알려주었다던지 하는 식으로. 아니면 원래 노래를 실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왠지 이 노래의 가사가 무척이나 의미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그 노래가 나올
때마다 궁금했었다. 무슨 노래였을까?
노래를 부르는 요시오 선생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시간은 과거로 흐른다. 그리고 중학생이 된,
이제 막 전학을 오게 된 학생 요시오가 등장한다. 그냥 척 보기에도 똘망똘망하게 생겼다.
아직은 친구가 없는 상태. 하지만 조만간 곧 친구가 생기게 된다. 엄청나게 클리셰적인 사건을
계기로. 동급생이 누명을 뒤집어 쓰고 선생에게 된통 혼나려는 순간에 요시오가 말한다.
제가 했습니다, 라고. 물론 쟤가 한 건 아니다. 그냥 그렇게 말한 것. 어쨌든 그 일을 계기로
요시오에게는 친구 무리가 생기게 된다. 무척 고전적인 스타일의 친구 만들기. 과거에는 이런
이유로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일까? 자신이 하지도 않았는데, 제가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존재했던 것일까? 친구를 감싸주기 위해,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많았을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전학을 간 지 얼마 되었다고 아버지의 전임이 결정된다. 이사를 하는 건
부모님과 바로 위의 누나. 요시오는 큰 누나와 그곳에 계속 남게 된다. 일을 하고 있는 누나를
대신해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장을 보고, 혼자 저녁을 챙겨먹고...물론 누나가 해야 할 일은
그보다 훨씬 많았을테지만. 출근해서 일을 하고, 돌아와서는 한가득 쌓였을 집안일을 해치워야
했을거다. 어린 동생을 챙겨야 했을거고. 오랜만에 엄마가 돌아와서 저녁을 먹으면서 큰누나가
왈칵 울음을 터트리는데, 그동안 차곡차곡 쌓였던 피로와 고됨이 한꺼번에 풀려버렸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누나의 일과가 어찌되었던 소년 요시오는 씩씩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친구네 가게에서 시들기 직전의 채소들도 얻어오고. 그러던 차에 요시오의 정의감을 불붙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나 버린다. 분한 얼굴의 요시오가 마지막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분명 이 사건을 계기로 요시오의 심경에는 거대한 변화가 있으리라 짐작된다. 그 변화는 그를
요시오 의사로 만들 것인가. 6권도 재미있었지만, 마지막 페이지로 인해 7권이 더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추억의 절반도 맛일까? 그러고보니 다이어트를 매번 실패했었다. 실패로 이끈 음식도
참으로 가지가지.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아침, 점심, 저녁, 저녁, 저녁을 먹고 너무
배가 불러서 뒹굴뒹굴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던 때도 있다. 여행가면 꼭 이런다.
여기서가 아니면 언제 먹냐면서 아구아구 먹어치운다. 여행지에서 식비가 꽤 많이 나온다.
그리고 체중도 는다. 음식을 딱히 가리지도 않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상당히 좋아해서 일단 입에 넣고 보는 행태를 가지고 있다보니...이제부터 운동을 열심히
해서 맛있는 것을 잔뜩 먹자고 다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것을 보면 내 추억의 절반도
어쩌면 맛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막 지나가려는 여름 동안, 야심한 밤에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본분을 지키기
못하고 치킨을 좀 먹었고, 맥주도 조금 많이 마셨고, 더워서 새벽녁에 베이킹질을 했더니
포동포동 살이 쪘다. 중력이 강해졌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ㅠㅠ
그리하여 7시 이후에는 먹지 않겠다, 물만 먹겠다고 결정하고 일주일이 흘렀다.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자유롭게 냠냠 야식과 간식을 즐기다가 갑자기 물이라니. 어쨌든 저녁을 안 먹는 것도
아니라 참을만하지만...문제는 그런 때에는 꼭 이런 책을 읽게 된다는 거다. 그런 때에 이 책을
읽게 되는 게 아니라, 때때로 자기 반성으로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시기가 1년에 다수를 차지하는
편이고 음식이나 요리에 대한 책을 좋아하다보니 자주 읽는 편이기에 이 둘이 마주치는 순간은
무척이나 많다. 이번에도 그런 경우. 배고픈 상태에서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를 읽는다는 것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달걀이라도 삶을까, 냉동실에 있는 생선이라도 꺼내 구울까 별별
생각을 다 했더랬다. 물론 결연한 의지로 뿌리쳤다. 그런 스스로가 장해서 칭찬해 주기도 했었다.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않은 자신을 뿌듯해했을 정도로 이 책에서 소개된 음식은 너무나도 맛있게
글로 쓰여져 있었다. 추억 속의 맛, 맛 속의 추억을 소재로 담고있는 책인데 그 추억과 맛은
이 책을 읽게 되는 대부분의 사람의 기억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꿀꺽 마른 침을 삼키게
된다. 만두, 국수, 생선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폭주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달까.
진짜 새벽 2시에 생선 구울 뻔 했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추억이 나와 딱 맞는 건 아니었다. 이를테면 채시라가 초콜릿 광고를 했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새끼줄에 묶인 얼음을 사러 나갔다가 녹기 전에 돌아오려고 달려
본 적도 없고. 불맛 제대로 나는 볶음밥과 캐러멜로 맛을 낸 것이 아닌 짜장면을 맛 본 적도
없었다. 나에게 볶음밥은 짜장소스를 곁들여주는 짜장면이랑 짬뽕이 별로인 날의 식사였고, 짜장면은
캐러멜 색소의 활약으로 언제나 까만 색이었다. 그랬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채시라의 초콜릿 광고도 찾아보았었고, 옛날에는 정말 맛있는 볶음밥과 지금과는 다른 맛의 짜장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게다가 그런 이야기들 말고도 호기심을 이끄는 재미있는 음식 이야기가
무척 많았었다. 책 이야기도 나오고, 영화의 한 장면도 등장하고, 유학 시절의 에피소드도 있다.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했던 이야기도 나오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이지 음식은 사람이 살면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구나 싶었다, 추억에서 마저도. 그러면서 내 추억 속의 음식을 하나씩 하나씩
떠올려 보려했었다. 그런데 이를 어쩐다. 배가 고파서인지, 이 책에 너무 홀려서인지 먹고 싶은
음식만 떠오른다. 다이어트 중에 이런 책을 읽는 건 역시 위험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