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세트] 이세계에서의 기업 진출?! (총3권/완결)
나나시 나나미 (원작), 우야마 하지메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랙기업에서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분노해 회사를 때려치고 백수가 된 다나카 지로. 우편함에 쌓여 있던 전단 중 던전 테스터 모집이라는 해괴한 구인 모집에 이끌려 입사하게 된 마왕군의 회사.

용사가 클리어 할 수 없는 던전을 목표로 던전을 강화하는 던전 테스터의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유행하는 블랙기업 탈출과 이세계물을 섞은 내용으로 블랙기업의 문제점이나 이세계에서 멋대로 소환 하여 용사로 부려먹는 점 등을 꼬집어 마왕군의 회사를 이용하여 지적하는 듯 하지만 여러모로 많이 어설프며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일단 이 책이 3권내로 빠른 종료가 된 원인은 일본 위키에 따르면 작화가의 컨디션 불량으로 인한 연재 종료로 나와 있다.

하지만 해당 만화가가 연재 종료 한 시점이 2020년인데 2025년인 지금까지도 연재 재개는 커녕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은 그냥 손을 놔 버린거라 보면 된다. 거창하게 1부 끝이라고 했지만 보통 소설판 1권이 만화로 3~4권 분량인걸 생각하면 꼴랑 소설책 한권 분량 맛보기 용으로 내놓은게 전부다.


일본 위키 적힌 소설가가 되자 사이트에 연재한 엄청난 분량의 에피소드에 비해 라이트노벨로 서적화 된 책이 꼴랑 3권 밖에 되질 않아 그리 인기도 돈도 되질 않는다 판단하여 빠르게 접은 듯 하다.

원작의 서적화야 그렇다 쳐도 이 만화판은 좀 작화가랑 출판사에게 화를 내지 않을수가 없다.


일단 작화가의 만화 스킬이 매우 낮아 설령 경험 삼아서라도 시켜 볼 정도의 레벨은 아니었다.

겉보기엔 작화가 그럴싸 해 보일지 몰라도 컷 낭비가 심하고 톤이나 이펙트 사용이 단조로운데다 선 정리를 안 해서깔끔하지도 않은데다, 공간감이나 액션도 뭔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역동적인 느낌이 없이 동작을 따로 따로 떼어 놓고 그린 듯 일러스트에나 쓸 법한 그림을 그리기에 만화가로서는 역량이 매우 부족하다.

몇몇 부분이야 작화가의 스킬 부족이다 쳐도 선 정리는 최소 어시스턴트라도 있으면 해결 될 일인데 어시도 안 붙여 줬나 싶어 일본쪽 출판사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이딴 식으로 물건 팔 생각을 하나 싶어 좀 어처구니가 없다.

블랙 기업을 꼬집는 내용이지만 정작 이 책을 내놓을 회사들이 블랙인 이상 코미디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아무튼 작화가의 능력 미달은 그렇다 쳐도 작중 소설의 내용을 옮겨 담은 부분들도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다.


설정상 원래 하나의 종족인 이스알이 분쟁으로 멸망할 위기에 달의 신이 이스알 민족을 빛과 어둠으로 나누어 어둠에 해당하는 마왕군을 다른 세계로 옮겨 구해냈고, 두 세계를 잇는 연락 통로가 던전이며, 마왕군이 일어날 때 마다 현대인을 불러 용사로 칭하며 던전으로 향하여 마왕 토벌을 시키고 있어, 이에 마왕군 역시 현대인을 이용하여 던전을 강화하고 같은 세계의 사람인 현대인으로 용사의 진격을 막아 보자 라는 것이 내용이다.


....언뜻 보면 그럴싸 한데
.......정말 언뜻 보면 그럴싸 한데


이게 좀 여러모로 엉성하고 말이 안 되는 것들이 많아, 뇌를 비우고 보는게 아닌 이상 심하게 걸리는 요소들이 많다.


일단 설명의 부재가 심하다.

작중 던전은 본래 화친을 위한 연결 통로라고 해 놓고 실제로는 마왕군이 주둔하여 용사를 막아내는 거점으로 쓰고 있는데, 이 던전이란 것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변형이 가능한지, 던전내 몬스터 생성 및 배치는 어떻게 조절 할 수 있는지, 던전과 관련해서 뭘 할 수 있는지 일절 설명하는게 없다.

마치 되는대로 연재 중에 생각날 때 마다 설정을 집어넣는 수준으로 초반에 설명 되는 것 하나 없이 중간중간 설정이 들어가 던전내 마력량의 한계가 있고 마물의 수나 개체의 등급 및 지능과 무기 소지 여부를 조절 하는 등의 내용이 들어가도 이 역시 제대로 된 설명이 없이 그냥 그런거다 식으로 넘어가기에 설정을 제대로 풀어내질 않는다.


애초에 던전이 화친을 위한 연결 통로라고는 하지만, 그럴 의도가 없다고 치고 오로지 용사를 막는 목적이라면 굳이 테스터가 필요 없이 얼토당토 않은 구조로 만들면 그만이다. 단지 죽이는게 목적이라면 전혀 어려운게 아니기에 그럴 수 없다 혹은 그러지 않고 싶다 라는 제약이나 이유가 붙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그런 부분을 전혀 설명하지 못 한다.

또한 마왕군은 엘레베이터를 쓰고 현대인의 가전제품을 그대로 들여와 쓰는 등 상당히 현대화 되어 있고, 전기도 사용이 가능한데 이 역시도 좀 어처구니가 없다.

블랙기업을 꼬집기 위해 마왕군 역시 기업의 모습으로서 현대화 된 것이겠지만, 문제는 현대 문명의 기술이 사용 가능하면 굳이 마력이 필요한 마물이 아니라 그냥 화기와 전자병기 및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면 그만이다. 따라서 이 부분도 왜 못 쓰거나 안 통하는지 이유를 설명 할 수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한 상태에서, 마법을 제외한 원시적 냉병기로 마물을 때려잡고만 있기에 작가가 그런 것들을 설명 할 능력이 없다는 것만 절실하게 느껴진다.

마나로 이루어진 마물을 죽이면 마왕군에게도 유용한 소재들이 드롭이 되는데.... 그럼 그냥 마물을 뽑고 죽이는 짓을 반복해서 소재 획득 및 경험치 벌이를 하면 그만 아닌가? 마인크래프트에서 몹을 죽이고 소재를 루팅하는 자동화 공장 마냥 소재만 뽑아낼 수 있어도 무한하게 자원이 습득되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는 부분도 없으며, 이 소재를 회사에 매각해 일본 돈으로 바꿀 수 있지만 그 일본 돈은 대체 이 회사가 어떤 경로로 획득하는지 설명을 하지 않는다.

설령 용사를 막아냈다 쳐도 그건 어디까지나 던전 내에서의 이야기지 던전 밖인 이스알에서도 통할수는 없고, 따라서 마왕군이 꿈에도 그리는 이스알로의 복귀는 애초에 용사만 막는다고 이루어질 사항은 아니기에 용사를 막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데, 물론 시기상 그걸 설명하기에는 이를지는 모르나 이게 블랙기업을 풍자하는 것인 이상 회사로서 모양새를 취하려 한다면 응당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 그리고 최종 목표가 설정되고 그것이 사원들에게 전달되어 한 뜻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지만, 마왕군도 아닌 현대인 불러다가 지들끼리만 쏙닥쏙닥 거리고 중대 목표는 공개하지 않는 점에서, 작가가 그리 뭐 엄청난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쓴게 아니라는 티가 심하게 난다.


또한 블랙기업에 대비되는 요소로서 의식주가 보장되는 복지에 급여와 보너스 등을 표현하지만, 문제는 작가가 블랙기업이 해 주지 못 하는 점만 어설프게 이해하고, 정작 직원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는 사회 경험마저 부족한 티가 여실히 난다.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회사 내에서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과정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구르면서 이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인가 싶을 때도 많은게 현실인데, 정작 일본에서 블랙기업을 소재로 꼬집는 이야기를 내는 것 치고 제대로 직원의 열망을 표현하는 작품이 없는 것 처럼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주인공이 마왕군의 회사에서 일하기에 일단 주인공의 목표가 있다 치더라도 그건 마왕 회사 내의 목표이기에, 일반적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마왕회사에서도 최고가 되고 본래 살던 세계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는 목표가 설정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 하나 없이 왜 이 일을 선택했고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그럴싸한 내용이 전혀 없다. 또한 마왕회사가 의식주가 보장되는 터라 집과 회사 사이를 출근하는 듯한 표현 없이 회사에서 살기만 할 거라면 자연스레 본래 세계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돈을 벌어도 쓸 일이 없으니 급여와 상여금이 아무리 많아져도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이 자원들을 현대 사회에서 어딘가 쓸 목표가 있는게 아니라면야 투자하고 강화하는 사이클을 가져야만 의미가 있는데 그런 것도 없이 검은 마검 마냥 성장하는 검을 들려줘 버리고, 장비도 회사가 지원을 해 줘 버리니, 주인공이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결여 되어 있어 이야기가 지극히 단순하다.



물론 일본의 소설가가 되자로 등판하는 대다수의 불쏘시개들을 생각하면 이 책 역시 크게 다를건 없는터라 이 책만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긴 좀 억울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다른 불쏘시개들과 달리 선택 받을 수 없는 점도 여실하게 드러나는데, 일단 앞서 말한 것 처럼 작가의 무능함으로 세계관 설정을 제대로 전달 하지 못 하기에 매력적인 세계관 확립에 실패를 했고, 주인공이 28세에 회사를 때려친 백수라는 점 외에 이 인물이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장점이 있으며 다른 작품 아니 다른 불쏘시개들의 주인공들과 비교해서 어떤 매력이 있는지를 보여주질 못 한다. 심지어 작품 내 배경조차도 현대화 된 회사를 따온 마왕 회사이기에 판타지로서의 차별점도 드러나기 힘든터라 그 부분을 좀 더 회사와 판타지의 퓨젼 요소로서 강조해야 했지만 그러지도 못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왕년에 검도부 했고 근성 좀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특징이 전혀 드러나질 않는다. 하다 못해 인재를 발견하는 능력이 있어서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한다거나, 악마도 울고 갈 정도로 치사한 전략을 쓴다거나, 엄청나게 사람을 끌어 모으는 체질이라거나, 검도부에서 이루질 못 했던 꿈을 마문이라고 하는 성장 요소와 결합해 엄청난 검사로 성장하려 한다거나, 회사의 비효율을 한눈에 파악하고 개선한다거나, 하다못해 쓸모는 없어도 요리라도 잘 한다거나 식으로 이 캐릭터는 이런 장점이 있다를 설명 하지 못 하며, 싸게 얻은 마검 조차 활약하는 분량이 없어서 정말 무미건조하고 특징없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이 책은 만화 내에서 1부 끝이라고 끝나버렸지만 이보다도 더 많은 내용을 담은 서적판 조차 3권에서 마무리 지은 것을 보면 그 이상 책을 낼 가치가 없었다는 것이 분명하기에 2부를 기대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고화질세트] 30대 후반 아저씨의 이세계 통판 생활 (총8권/완결)
우미하루 / 노엔코믹스 / 2025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어라운드 포티. 일본에서는 아라사(어라운드 서티)나 아라포(어라운드 포티) 등으로 줄여서 부르는 40대 근처의 독신남 주인공이 자신도 모르게 이세계에 날아가 얻은 인터넷 쇼핑몰 치트로 유유자적한 슬로 라이프를 목표로 하는 이야기.


인터넷 쇼핑몰, 우유자적 슬로 라이프, 아저씨

이 세가지 특징으로 떠오르는 것은 마찬가지로 이세계에 떨어져 인터넷 쇼핑몰 치트로 밥 먹고 다니는 '터무니 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밥' 이하 줄여서 방랑밥이 떠오른다.


아예 대놓고 같은 구성을 가져다 쓰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게 표절이란 느낌은 없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오히려 그 작품. 이세계 방랑밥에 반감을 가져 나라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라는 형태로 만든 느낌을 받고 있다.


이세계 방랑밥을 보긴 했지만 솔직히 그리 좋은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세계 방랑밥이 언듯 보면 고독한 미식가처럼 자유로이 식사를 즐기는 잔잔하고 조용하며 소란스러운 상황이 없이 편한 분위기를 즐기는 듯 싶지만


고독한 미식가와는 달리 자기 주장이 약하고 주변이 시키는대로 따라갈 뿐인 주인공이 그저 음식을 소스 사다 넣어서 만드는 것과 공물을 바치는 것이 전부인 단조로운 구성이 반복 될 뿐이고, 인물 관계나 세계관 등이 심히 얕고 먹기 위한 채집 외에는 의미가 없는데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내용이 거의 공기처럼 비어있어 다 보고도 아무 느낌이 없는터라 작품으로서는 가치를 못 느끼기에 이세계 방랑밥은 가끔 애니메이션이 방송 될 때 아무 생각 없이 틀어 놓는 용도로만 이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 이 이야기는 대놓고 이세계 방랑밥을 저격한 듯이

이세계의 화폐를 인터넷 쇼핑몰에 넣어 소비 해 버리면, 나중에는 화폐의 가치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테니 함부로 화폐를 투입하지 않게 주의하는 점이나 쇼핑몰 치트로 기껏해야 식재료나 사는 방랑밥과 달리 포크레인이나 트럭 등 이동 및 작업 수단이나 led 헤드라이트나 무기나 자잘한 집기류도 사서 구매층의 반응을 보는 등 쇼핑몰 스킬을 제대로 활용 하는 점과 주먹구구식이 아닌 정해진 환전 비율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세계에서의 물건이 정해진 가치가 있으면 그 가치 그대로 원래 세계의 화폐로 바뀌는 등 세계관의 룰이 잘 잡혀 있는 편이다.

또한 주인공은 방랑밥의 주인공과 달리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자기주도적인 성격으로 자기가 살 집이나 환경을 공사 작업을 스스로 하여 만들어 내며 사역마 따위에게 다 맡겨버리고 결과물만 취하거나 멋대로 떠넘겨 받은 권능으로 곤란 해 하는 일이 없이 모든걸 대충 날로 먹는게 아닌, 직접 사람을 모집하고 업무를 분담하고 문제 해결에 함께 한다.


그래서 이세계 방랑밥을 보고 실망스러웠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서 불만스러웠던 점을 해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딱 그 정도의 거슬리는 요소를 긁어주고 적당히 양산형 이세계물 수준이었다면 괜찮았을텐데 그러질 못 해서 이 작품을 추천하기 힘든 점들이 몇가지 있다.


첫째로는 미완결 상태.

직접 일본판 서적을 본건 아니라서 확실하게 아는건 아니지만 이 작품은

소설가가 되자 라는 웹 연재 사이트에서는 완결이 났지만

정작 서적판으로 내놓은건 제대로 완결까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 만화와 애니메이션판 또한 서적판까지의 내용만 담고 있어서 완결된 이야기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겐 중간에 이야기가 끊어진 상태로 마무리 되기에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가 끊어져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면 차라리 이 만화판이 더 나을텐데 이유는 어차피 서적판인 라노벨은 정발이 되지 않았고, 애니메이션 버전은 현 만화책이 8권까지 나온, 서적판 3권 분량의 내용을 1쿨에 담기에는 지나치게 빠듯하여 여러가지로 내용을 잘라 먹은게 있다고 하기에 그나마 만화 버전이 나은 상황인듯 하다.


둘째로는 막나가는 내용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죄다 하나같이 발정난 개 마냥 주인공에게 들러붙고 구애를 하며 불륜을 재촉하는터라 이게 대체 무슨 막장 아침드라마지 싶은게 자주 나온다.

물론 진짜 막장 드라마와 비교하기엔 미안할 정도로 이 작품의 내용이 너무 수준이 낮다.

보통 몸을 허락하는 관계를 가지기에는 필연적으로 거쳐가는 과정이나 마음이 오가는 내용이 없이 그냥 단순히 대놓고 나랑 해도 좋은데 라거나 한번 해 주는걸로 넘어가면 안 될까 식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진지하게 작가가 초딩이거나 혹은 여자와 대화도 못 해 본 오타쿠의 망상을 쏟아낸 듯한 내용이 주로 여성 캐릭터와의 관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기에 작가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걸 아무리 특정 취향의 서비스 요소라 쳐도 말이지 보통 18금 동인지에서 조차 준비 땅 하자마자 박는 내용은 보기 드문데 이 작품은 그냥 그런 수준이다. 문제는 주인공이 슬로 라이프를 지향한다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여자와의 관계를 거부하고 밀어내기에 여자가 구애만 하고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어 솔직히 하지도 않을거면 왜 이런 요소를 넣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다만 웹연재판은 안 봐서 모르겠는데 서적이나 만화, 애니와는 달리 웹연재판은 그야말로 막장이라니 웹연재판에서 인기 좀 끌어보려고 다른 전개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점만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이 만화 후반부에 들어서면 왕족 및 상위 귀족이 저지르는 짓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이야기의 수준에 비하면 밑도 끝도 이유도 없이 나락을 박는 수준 낮은 전개가 기다리고 있기에 응당 이럴수 밖에 없는 당위성이란게 눈꼽만큼도 안 보인다.

그래서 대충 7권까지는 수준 낮은 표현의 여캐의 구애 요소만 넘기면 그냥저냥 시간 때우기로도 볼만 했다 쳐도 8권에서는 막나가는 이야기에 막나가는 주인공 그리고 대체 작가가 뭘 하고 싶은 건지도 알수 없는 막나가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는게 문제다.


그렇긴 해도 단점만 있진 않고 장점도 있는데


일단 여캐릭터의 작화는 상당히 좋고 다양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여캐릭터의 작화에만 국한하지 않더라도 작화의 평균 레벨은 방랑밥 보다는 좋은 편이다. 방랑밥이 특유의 작화 분위기를 내기는 하지만, 정리가 안 된 선이나 톤을 이용하여 질감 표현을 내는게 부족한 점 등 작화 면에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데 이 만화는 작화 부분에서는 좋다. 다만 초반부의 수인 작화는 좀 아쉬운 편이다.


그리고 신경을 안 쓴건지 어떤건지는 모르지만 보통 웹소설 코미컬라이즈에서 페이지만 잡아먹고 재미 대가리 없는 원작자 소설 파트가 없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가산점 요소다. 방랑밥이 169페이지 중 10페이지 가량을 원작자 소설로 때우는 반면 이 책은 180 페이지 분량을 그대로 만화에만 투자하고 있다.


막장 드라마처럼 막나가는 내용이 있긴 해도 방랑밥에 비하면 등장 인물들의 서사를 잘 챙기고 연결점을 만드는 점이나 지나치게 치트 위주로만 전개하지 않는 등 소설 다운 모습을 보이는 점도 방랑밥과 비교하면 나은 점이다. 물론 이 정도는 소설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수준이기에 그걸 못 하고 그저 사역마랑 주변 인물에 휘둘리기만 하는 식의 전개에 의존하는 방랑밥이 오히려 문제인거지만.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한것 불가능한 것을 따져가며 생각하는 주인공의 지능 수준이 방랑밥 보다는 나은데, 방랑밥도 1권까지는 그래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이 평범한건지 희귀한건지 정보를 탐색하거나 쉽게 자기 카드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반면 사역마 투입 후 모든 무력 및 위협은 사역마가 해결 해 버리고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주인공에게 싹싹하여 눈치 볼 일이 없게 단순해져 버린것과 달리 이 작품은 끝까지 현실적으로 귀족이나 왕족에게 휘둘리면서도 쇼핑몰 치트로 쉽게 해결 할 수 있을거라 여기지 않고 조심하려고 하는 것이 단순하지 않아서 좋다.



이세계 방랑밥이 지향하는 타겟층은 물에 물탄 듯 별볼일 없지만 크게 거슬릴 것도 없는 다수를 자극하지 않는 포괄적으로 받아들이기는 무난한, 하지만 깊이는 없는 정도라면

이 작품이 지향하는 타겟층은 성인 취향의 좀 더 복잡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로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들을 노리고 있는 듯 하지만, 문제는 성인 취향을 노린 요소는 너무나도 수준이 낮아서 별 매력이 없고, 복잡하고 단순하지 않은 점은 좋지만 자극적인 매운맛에만 집착해 점점 이야기가 맛탱이가 간 점이 문제다.


그래도 방랑밥 보다는 차라리 이 만화가 더 나와 주었으면 할 정도로 대충 완결 나 버린 것이 아쉽다. 서적판도 만화판도 심지어 애니메이션도 딱 비슷한 지점에서 완결이 나 버린걸 생각하면 어지간히 버프를 받지 않는 이상 더 진행 할 것 같진 않은데, 보통 만화 8권 정도면 애니화 2쿨 분량일텐데 1쿨로 끝내버린 것은 2쿨까지 투자 할 가치는 못 느끼는지 그 이상 진행 할 생각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좀 취향을 심하게 타는 작품이고 여성 캐릭터를 성적으로 이용하고는 있지만 딱히 별볼일 없는 내용이라 그쪽으로도 크게 만족 할 점은 없고 어정쩡한 지점에서 완결이 나 버렸으니 더더욱 추천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방랑밥이 제대로 다루지 않은 부분을 긁어 줬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고화질] 니켈로디언 Red 1
도만 세이만 지음 / 대원씨아이/DCW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편집은 좀 재미없을 것을 각오하고 봐야 하긴 하지만, 이 책은 좀 심한게 기승전결의 구성조차 불완전하거나 아예 이야기의 형태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식으로 의식의 흐름 마냥 그린게 상당수다. 모험가를반드시죽이는던전 2권 나오기 전에 작가 스타일을 알아보려고 샀는데 실망이 좀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고화질] 21st Anniversary down 아이실드 21 BRAIN×BRAVE
무라타 유스케 지음, 이나가키 리이치로 원작 / 대원씨아이/DCW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아이실드 21의 21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책이다.

이와 비슷한 걸 찾자면 강철의 연금술사 20주년 기념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정작 내용은 다른 만화가의 축전과 대담 내용을 빼면 기존의 그림을 짜집기한 자질구레하고 불필요하며 궁금하지도 않은 내용들과 대학시점의 시합을 하나 다루는게 고작이다.


21주년 기념판이면서 부분적으로는 가이드북처럼 자질구레한 본편의 정보를 넣고 있는데 이를 신문에 실린 기사 형식으로 레이아웃을 짜서 넣어 놨다.


그런데 대체 어떤 놈이 이따구로 한건지 패주고 싶을 정도로 화딱지가 날 뿐이다.

이 책에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기사 형식으로 사용하는 레이아웃은 던전밥 월드 가이드 모험자 바이블과 유사한 레이아웃을 쓰지만, 문제는 가독성을 위해 3단 형식으로 끊은 던전밥 가이드북과 달리 이 책은 4단 형식으로 끊고, 그 외의 레이아웃 형식들도 4단 형식으로 끊은 페이지의 폰트 크기와 같은 크기로 글자를 빼곡하게 집어넣고 있기만 하여 가독성이 더럽게 안 좋다.

던전밥 가이드북도 처음 봤을 때는 일본에서나 익숙한 방식의 레이아웃이라 좀 읽기 불편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이실드21주년판은 그보다 더 심하게 보기 불편하다.


문제는 보기 불편할 정도로 활자를 빼곡히 집어넣었으면 좀 유용한 내용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아이실드21 본편을 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거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쓸모없는 내용에 심지어 본편만이 아닌 기념판에 수록된 만화의 이미지도 재탕해서 페이지를 날로 먹는게 대부분이다.


어차피 이 책을 구매 할 사람이라면 이미 아이실드21을 본 팬이거나 호감이 있어 책을 구매 할 사람들일텐데, 당연히 새로운 내용이나 혹은 좀 흥미로운 정보를 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진짜 진짜 쓰잘데기 없는 정보들로만 가득해서 대체 어떤 멍청한 인간이 이딴걸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는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강철의 연금술사 20주년 책이 그리 만족스러운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본편에서 볼 수 없었던 내용이나 미디어믹스에 사용된 자료 등을 볼 수 있어 새로운 내용 또는 공개되지 않았던 정보나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내용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고

던전밥 월드가이드북의 경우 본편에 수록되지 않은 자잘한 내용 및 세세한 설정과 타임 라인과 각종 데이터들 및 프리퀄,시퀄의 이야기도 다루며, 판촉을 위해 그린 일러스트들을 담아내는 등 독자가 무얼 보고 싶어 했는지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아니 이 데이터 낭비 불쏘시개급의 기념판은 본편 내용 울궈먹기와 다른 만화가들의 축전으로 대부분의 페이지를 때우며 아이실드21의 팬들을 위해 새롭거나 혹은 본 적 없는 비하인드 일러스트나 공개되지 않은 세세한 설정 따위는


단 하나도 없다.


이딴게 21주년 기념이라고? 이딴걸?


난 지금까지 카도카와나 스퀘어에닉스가 무능한 출판사라 생각했었는데, 정작 카도카와의 던전밥이나 스퀘어에닉스의 강철의 연금술사 기념판과 가이드북을 보면 이젠 절대 그런 소릴 못 하게 생겼다.


강철의 연금술사 20주년 기념판이 246페이지고

던전밥 가이드북이 259페이지다

쿠이료코 데이드림 아워는 237페이지고



근데 이 아이실드 21주년 기념판은 꼴랑 182페이지며, 내용은 본편 짜집기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수준의 안 봐도 그만인 책이다. 페이지를 하나 하나 따져가며 얼마나 페이지를 낭비하고 본편 내용을 울궈먹고 쓰잘데기 없는 것들만 넣었는지 따져보려고 하면 눈물부터 나올 지경이다.

그나마 본편 짜집기가 아닌 다른 만화가들의 축전은 너무 지나칠 정도로 많아서 오히려 균형을 해치는 상황이다. 정작 원작자의 그림은 이 책에서 새로운게 거의 없는데, 원작자도 아닌 다른 사람들이 따라 그린 그림이 원작자가 새로 그린 그림보다 더 많으니 이게 대체 뭘 위한 21주년인지 알수가 없다.


정말 아이실드21의 찐팬이라서 이딴 쓰잘데기 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어도 나와준 것 만으로도 고맙고 구매하겠다면 딱히 구매를 만류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 책을 사기 전에 뭔가 바라는거나 이 책에 있었으면 하는게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아무리 재미없고 망한 만화를 구입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와 세상에 이렇게 재미없는 만화도 다 있네 라며 보관 해 뒀다가 나중에 비교를 하던지 분석을 하던지 어따 쓸데가 있겠거니 하며 수집 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 나조차도


이 책은 격하게 환불 마렵다. 뭔 내용이 있어야 좀 수집의 가치가 있지. 아무 내용도 없고 본편 내용을 짜집기 한게 전부인데 이 페이지에 이 내용에 이 가격을 받는다고?


내가 던전밥 월드가이드를 사고 나중에 완전판으로 나온걸 또 샀어도 이 정도로 돈 아깝단 생각은 안 들었고, 세트 할인으로 예전에 구매한 책을 중복 구매하게 되어도 이 정도로 돈 아깝단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


아니 진짜 21주년이면 차라리 기존에 냈던 초선수열전이나 제대로 완전판으로 내 놓던가, 아니면 일러스트 모음집인 field of colors를 e북으로 내던가 할 것이지 이건 대체 뭐하자는건데?


만약 설정집을 찾는거라면 예전에 일본에서 나온 초선수열전이 있지만 그건 던전밥 월드가이드 미완전판처럼 연재 중간에 내서 모든 정보가 제대로 담겨 있지는 않고, 일러스트집을 찾는다면 field of colors가 있긴 한데 이걸 e북으로 내줄지는 미지수다. 뭐든간에 그 둘 중 하나를 찾는 사람이라면 설정집도 아니고 일러스트집도 아닌 이딴걸 나처럼 구매하는 실수를 하질 않길 바랄 뿐이다.


차라리 아마존 구매 리뷰를 먼저 확인 했어야 했는데... 진짜 돈 아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고화질세트] 플루토 (총8권/완결)
데즈카 오사무 / 서울미디어코믹스/DCW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에서 만화의 신으로 추앙받는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 그 철완 아톰 중 에피소드 '지상 최대의 로봇'을 우라사와 나오키의 방식으로 재구성한 만화 플루토.


개인적으로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는 별로지만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는 좋아해서 구매하게 되었다. 다만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의 스타일에도 단점은 있는터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은 주의하고 있었는데 정작 내용을 열어보니 데즈카 오사무의 단점과 우라사와 나오키의 단점이 증폭된 그런 느낌이다.


일단 이 만화를 추천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본다면 그리 추천하기는 어렵다. 우선 이 만화가 철완 아톰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이해가 쉬운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각자 캐릭터를 충분히 소개하고 각인시켜주지 않는다. 스토리에서 툭 튀어 나올 뿐, 그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려주는 요소가 적다. 얼마나 강한지 얼마나 똑똑한지 얼마나 유능한지 등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점은 없다. 소속된 국가의 정체성도 슥 지나가는 정도 뿐이라서 집중해서 기억하지 않으면 어느 나라의 캐릭터인지도 망각하기 쉽다. 원작에서도 국가별 특징은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후술할 요소 때문에 플루토에서는 그리 쉽게 넘어갈 부분은 아니게 된다.

아톰을 본 적 없는 사람 입장이라면 이건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한다. 설령 아톰을 봤어도 해당 에피소드인 '지상 최대의 로봇' 에피소드를 본 적이 없으면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단지 이것만이 아니라 이 만화를 그린 우라사와 나오키가 해당 에피소드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이라크 전쟁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이 또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2001년 9.11테러를 기점으로 미국 내에 복수에 찬성하는 여론이 들끓었고 당시 대통령이던 부시가 2003년에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였지만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명분이 충분치 못 하여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여 전쟁을 시작했으나 조사에 의하면 그런 것이 없다고 드러나 명분을 잃은 것 뿐만이 아니라, 초기 이라크전 자체는 빠르게 끝났지만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이라크 내 내전이 발생하고, 친미 성향 정부를 만들기 위해 내전에 협력하던 것이 장기화 되어 초기 이라크전 보다 더 큰 손실을 내고도 테러범들은 분산되어 문제가 더 다양해진 흑역사이다.

문제는 이 이라크전을 소재로 삼으면서 제대로 옮겨내지 못 했고, 내가 일본의 서브 컬쳐의 특징 중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 전형적인 착한 일본인을 연기하는 투의 순진해빠진 결론으로 치닫는 점이 대단히 거슬리는터라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추천을 할 수 없는 만화가 되고 말았다.


우선 이라크전을 소재로 삼기에는 철완 아톰이라는 원 재료가 대단히 안 어울리는 재료인데, 이걸 어거지로 섞으려다 보니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난다.

뭐부터 이야기 해야 하나. 일단 이 만화의 결론인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부터 지적해야 겠다.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게 이 만화의 후반부 주요 내용인데, 문제는 모티브가 된 이라크전을 돌이켜 보면 증오 멈춰 식으로 정리 될 수준의 이야기가 전혀 아니었다.

당시 미국의 쌍둥이 타워가 비행기를 이용한 자폭테러로 무너졌다는 뉴스를 봤을 때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유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느껴졌던 테러가 거리감을 좁혀 가까워졌다는 사실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테러가 현실로 다가왔고 언제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불안이 커져만 갔다. 미국 입장에서는 물론 증오의 감정도 중요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일을 또 당할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게 단순히 자폭테러를 감행 한 것이 아닌 무역센터와 국방부인 펜타곤을 노리고 시전을 한 경제 및 안보를 무너뜨리기 위한 명백한 테러였기 때문에 같은 목적에서 또 발생 할 가능성이 높은 문제였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선 테러 재발을 막아야 하지만 전쟁까진 명분이 약했는데 문제는 이때 반미 국가나 테러 단체조차 우리가 한게 아니다 라며 몸을 사리고 있던 도중 후세인이 미국을 향해 조롱을 했고, 안 그래도 수천명의 사상자와 피해를 보고 ptsd도 심한 와중에 조롱을 당하니 당연히 화살의 방향이 후세인을 향할 수 밖에 없었고, 명분도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웃기게도 미국이 원했던 명분 중 상당수는 이라크 망명자들이 미국이 원하는 이야기를 거짓말로 계속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물론 조작된 증거와 상충된 증거가 나오긴 했지만 정작 진짜 증거는 명분을 위해 고의로 무시되었다.

차라리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고 주장을 할거라면 이 부분을 더 깊게 파고 들었어야 했는데, 앞서 말한 이라크전과 철완 아톰이 대단히 안 어울리는 소재이기에 여기서 문제가 나온다.


작중 이라크와 미국을 은유하는 페르시아와 트라키아 합중국의 관계 부터가 엉망인데, 플루토에서 페르시아 왕국은 강대한 로봇 문명으로 표현된다. 그냥 강대한 로봇 문명이 아니라 2권 59페이지에서 설명하기를 독재하에 민중은 억압받고 로봇들도 권리조약에 위배되는 처우를 받고 있으며,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여러 인접국가의 국경을 침범하여 중앙아시아를 수중에 넣으려고 하고 있었다 라고 나온다. 여기서 트라키아는 대량 살상로봇 제조 금지조약을 주창하고 이를 바탕으로 페르시아에 대량 살상 로봇이 있다고 주장하나 수많은 로봇의 잔해를 발견 했을 뿐 대량 살상 로봇은 없었다고 나온다.

이라크전에서 명분이 없었던 점을 빗댄것 같지만, 대량 살상 로봇을 마치 핵이나 생화학 무기에 빗대기에는 지극히 무리가 있다.

우선 로봇 문명이었던 페르시아의 로봇 군대를 박살낸 것은 각 국의 최강 로봇 7체 중 그마저도 전부가 아닌 몇대의 로봇이 수천이 넘는 로봇을 박살내었기에 대량 살상이라는 개념을 본다면 오히려 이쪽이 더 위험한 존재에 가깝고 실제로도 참전을 거부한 엡실론의 능력이 이에 해당되기도 한다. 대량 살상 로봇을 막기 위해 대량 살상 로봇이 투입된 케이스이나 이는 끼워 맞추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일단 이라크전에는 우리 한국도 파병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명분 없는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눈치를 보며 최대한 전쟁과는 상관 없는 일을 하려 했고 파병인원도 많이 보내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플루토에서 미국으로 표현되는 트라키아는 정작 7대 로봇에 준하는 로봇이 없고 국력이 강한지 무슨 다른 강점이 있는지를 표현하지 않았고 왜 핵 억지력이나 다름 없는 로봇들이 타국이 벌인 전쟁에 참여 하였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질 못 한다. 이라크전을 미국의 힘만으로 끝내버린 것과는 반대로 플루토에서는 트라키아만의 힘이 아닌 타국의 힘을 빌려야 했는데 이 부분이 논리적이지 못 한 것이다.

또한 대량 살상 로봇이란게 단 한대의 작은 인간형 로봇으로도 가능한 세계관이기에 대량 살상 로봇이 있었다 라는 증거는 핵무기 제조시설이나 핵 운반 기록과 같은 증거처럼 남기에는 무리수가 있고, 실제로도 대량 살상 로봇은 아니지만 척박한 땅을 바꾸려고 만든 거대 로봇을 정작 조사단은 그 커다란걸 찾지도 못 했고 이후 반양자 폭탄으로 탈바꿈 하는 것도 전혀 알지를 못 했으니 당시 이라크전이 명분이 없었음을 빗대어 표현하기에는 수많은 부분에서 논리적 결함이 드러난다.

또한 이 만화는 철완 아톰이기에 인간과 로봇 사이의 갈등도 포함하려 하는데 문제는 페르시아와 트라키아 사이의 전쟁에서 가장 많이 죽었다고 표현해야 하나 가장 많이 사라진 것이 로봇이고, 민간인 피해도 물론 있기는 하지만 정작 참전한 강대국 로봇은 전쟁에 의한 ptsd 외에는 피해가 없는걸로 나온다. 전쟁을 로봇이 하는 세계관에서 인간이 입은 피해는 경미한 편이고 상당 부분의 피해는 로봇이 겪는 흐름을 보면서 이 이야기에서까지 인간과 로봇의 갈등을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심지어 인간들과 마찰을 겪는 로봇들은 전쟁과는 상관도 없는 대수롭지 않은 이유들로 무시 당하거나 공격 당하는데 증오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 속에서 이 요소들은 증오와는 그리 중요하게 얽힌 점도 아니다. 원작의 철완 아톰이 그런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긴 하나 철완 아톰의 에피소드와는 다른 우라사와 나오키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데도 지나치게 데즈카의 방식에 얽매인게 흠이다.

그리고 이라크전은 앞서 말했듯이 미국이 자폭 테러를 당해 민간인 피해자가 생겨난게 시작이 된 원인인데, 플루토에서는 오히려 이라크로 표현되는 페르시아가 진정으로 나라를 살기 좋게 만들려 했다던지 나쁜 의도는 없었다던지 식으로 피해자인것처럼 묘사된다. 물론 만화의 감성 팔이를 위해 피해자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했을거고, 로봇들 다 쳐죽이고 다니던 7대 로봇이 무작정 피해자로 표현되기에는 무리수가 있었을테니 7대 로봇이나 그 로봇의 가족이나 사하드 등등 피해자를 여러 군데 나누어 분산 배치를 하며 감성팔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작중 로봇들의 처우가 감성팔이를 하기에는 그리 대단하질 않기에 아무리 불쌍하고 처량하게 사라져 가도, 그저 기계가 멈춘 정도의 느낌 밖에 없다. 생명이 멈추면 그걸로 끝인 인간과 달리 수리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고, 저장장치를 통해 기억을 옮길수도 있으니 작중 로봇이 아무리 많이 사라졌거나 전쟁으로 인한 ptsd를 로봇이 겪는다 해도 그 무게감이 인간이 겪는 것과는 가벼울수 밖에 없어, 전쟁과 로봇이 하나로 엮였다고 해서 시너지를 내거나 작품의 메세지가 절박하게 전달되지는 않는 점이 문제다. 오히려 더 강하게 전달하고자 했다면 조사단이었던 인간 피해자들에게 보다 더 주목했어야 했다.


불특정 다수를 끌어 들였던 현실의 자살 테러와는 달리 플루토에서는 대상만 쏙쏙 뽑아내 주변에 피해가 없이 보복을 완료하는데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신사적이라 헛웃음이 날 정도다. 악당이 목표 이외의 피해를 내지 않는 방식의 표현은 의도적으로 악당이 악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악행을 과장 하지 않는 방식인데, 물론 그 안에 존재하는 사하드는 악인이 아니지만, 조종당하고 있다고는 해도 사하드의 입장과 위치는 해당 세력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런데 현실에서의 수많은 피해자를 낸 테러행위와 매칭이 되지 않는 작중의 테러 행위는 마치 의도적으로 본질을 호도하고 거짓말을 하려는 느낌까지 든다.


애시당초 민간인 피해는 있었으나 로봇이 제일 많이 죽어나갔고, 그 로봇조차 단순 로봇인지 ai가 있는 로봇인지도 명확하지 않은터라 작중에서 인간 특히 관계없는 민간인의 피해는 거의 없고 오히려 인간이 관계없는 민간인도 거리낌 없이 휘말리게 하려 한다던지 등으로 플루토는 각각의 인물들을 대단히 이상한 방식으로 표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집필 중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작가의 성향이 전쟁을 공정하게 묘사하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고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하기에도 매우 부족할 뿐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하고 싶었다면 이야기가 좀 더 명확해야 하는데 우라사와 나오키의 특징인 명확함이 없는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것 뿐만이 아닌 인간 피해자와 로봇 피해자 그리고 로봇을 경멸하는 인간측이 가지는 로봇에 의해 사망한 가족의 이야기까지 담다 보니 이야기가 진짜 끝없이 산으로 간다.

반전 메세지를 담는 것 까진 좋은데 정작 현실의 이라크전을 모티브로 해 놓고는 이라크전 이야기를 제대로 담지도 못 했으며, 반전과 증오 멈춰를 담아 놓고 그 메세지를 누구에게 향하고 있는지도 모호하게 표현하는터라 설득력이 없다. 심지어 이게 일본에서, 전범국인 일본에서 핵 두발 맞고 국민들 다 죽어나가도 전쟁을 멈출 생각조차 안 하며 증오를 퍼트리던 입장이었던 일본에서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않아요 라고 하는 점에서 설득력이 아예 없다시피 하며, 9.11테러의 원흉인 빈 라덴이 소련 아프간전 중 소련을 막기 위해 미국이 지원하던 무자헤딘 출신이며 소련이 사라진 뒤 새로운 대상이 필요하던 중 미국이 타겟이 된 것이다보니 단순히 증오만으로 이 사단을 만들었다고 한마디로 일축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 복잡한 걸 마치 방구석에서 tv보듯 단순하게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않아 라고 하니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또한 ai에 대한 관점이 상당히 구시대적 sf에 의존하는데 물론 이 만화가 2003년부터 시작하여 2009년에 끝나 버렸으니 2016년 알파고 대 이세돌의 대국 이후로 발전한 ai를 본 적도 없으니 그런거겠지만, 지나칠 정도로 고리타분한 ai관이라 현 시대에서 공감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는 것이 시대의 흐름으로 드러나는 단점이다.


플루토에서 인공지능은 거짓말을 못 하고 정직한 것 처럼 보이지만, ai 발전 과정 중 ai는 게임에서 지지 않으려고 일부러 버그를 이용하거나 교착 상태를 만들기도 하며, 현재 ai들 상당수가 있지도 않은 답을 내놓는 등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기도 하다. 마치 ai라면 이래야 해 이러면 안 돼 식으로 옛날에 만들어진 고정 관념에 그대로 머물며 진짜 ai가 존재한다면 어땠을까? 를 전혀 보여주지 못 한다.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거나 사람처럼 전쟁의 ptsd가 있다던지, 삭제된 기억으로 악몽을 꾼다던지 하는 표현이 나오나, 실제 ai와 대화하다 보면 몇단계 전 물어본 내용도 기억 못 하는게 대부분이라 ai는 기억을 잊을 수 없다거나 ptsd를 겪는 표현이 그저 우습기만 하다.


물론 ai가 급격히 발전해 현실에 올라온 지금에 비해 20년전 시점에서 ai의 모습을 그린다면 이 정도가 한계일 것이고, 원 작품인 철완 아톰 자체가 어설프게 ai에 인간을 억지로 대입하던 어설픈 휴머니즘을 담은 그런 내용이었기에 그 한계를 벗어 날 수 없는 점이 그대로 단점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나마 ai는 창조같은건 못 한다는 고리타분한 선입견은 없는게 다행이긴 하다.


그런 목적으로 이 작품을 찾은건 아니겠지만 현시대에 어울리는 아톰을 만나고 싶다면 아톰 더 비기닝이 더 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나 작화 스타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 만화는 개인적인 호감으로도 커버칠수 있는건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화 뿐 그 외의 것들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낡거나 가치관이 달라짐에 따라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라 여러모로 구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절감한다.

개인적으로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않는다는 말을 '함부로' 언급하는 것을 대단히 싫어하기도 하는데, 이는 피해를 입은 당사자 조차 그런 말을 꺼내기 위해서는 인고의 과정을 거쳐 겨우 목 위로 끌어 올리는 고통이 수반되기에 고통을 겪어 본 적도 피해를 입어 본 적도 없는 측이 쉽게 증오를 이러쿵 저러쿵 하는걸 대단히 싫어한다. 그리고 이 만화는 그 내용을 보는 이에게 전달이 되도록 온전히 담아내질 못 했기에 마찬가지로 인정하기 힘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