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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30대 후반 아저씨의 이세계 통판 생활 (총8권/완결)
우미하루 / 노엔코믹스 / 2025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어라운드 포티. 일본에서는 아라사(어라운드 서티)나 아라포(어라운드 포티) 등으로 줄여서 부르는 40대 근처의 독신남 주인공이 자신도 모르게 이세계에 날아가 얻은 인터넷 쇼핑몰 치트로 유유자적한 슬로 라이프를 목표로 하는 이야기.
인터넷 쇼핑몰, 우유자적 슬로 라이프, 아저씨
이 세가지 특징으로 떠오르는 것은 마찬가지로 이세계에 떨어져 인터넷 쇼핑몰 치트로 밥 먹고 다니는 '터무니 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밥' 이하 줄여서 방랑밥이 떠오른다.
아예 대놓고 같은 구성을 가져다 쓰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게 표절이란 느낌은 없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오히려 그 작품. 이세계 방랑밥에 반감을 가져 나라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라는 형태로 만든 느낌을 받고 있다.
이세계 방랑밥을 보긴 했지만 솔직히 그리 좋은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세계 방랑밥이 언듯 보면 고독한 미식가처럼 자유로이 식사를 즐기는 잔잔하고 조용하며 소란스러운 상황이 없이 편한 분위기를 즐기는 듯 싶지만
고독한 미식가와는 달리 자기 주장이 약하고 주변이 시키는대로 따라갈 뿐인 주인공이 그저 음식을 소스 사다 넣어서 만드는 것과 공물을 바치는 것이 전부인 단조로운 구성이 반복 될 뿐이고, 인물 관계나 세계관 등이 심히 얕고 먹기 위한 채집 외에는 의미가 없는데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내용이 거의 공기처럼 비어있어 다 보고도 아무 느낌이 없는터라 작품으로서는 가치를 못 느끼기에 이세계 방랑밥은 가끔 애니메이션이 방송 될 때 아무 생각 없이 틀어 놓는 용도로만 이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 이 이야기는 대놓고 이세계 방랑밥을 저격한 듯이
이세계의 화폐를 인터넷 쇼핑몰에 넣어 소비 해 버리면, 나중에는 화폐의 가치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테니 함부로 화폐를 투입하지 않게 주의하는 점이나 쇼핑몰 치트로 기껏해야 식재료나 사는 방랑밥과 달리 포크레인이나 트럭 등 이동 및 작업 수단이나 led 헤드라이트나 무기나 자잘한 집기류도 사서 구매층의 반응을 보는 등 쇼핑몰 스킬을 제대로 활용 하는 점과 주먹구구식이 아닌 정해진 환전 비율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세계에서의 물건이 정해진 가치가 있으면 그 가치 그대로 원래 세계의 화폐로 바뀌는 등 세계관의 룰이 잘 잡혀 있는 편이다.
또한 주인공은 방랑밥의 주인공과 달리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자기주도적인 성격으로 자기가 살 집이나 환경을 공사 작업을 스스로 하여 만들어 내며 사역마 따위에게 다 맡겨버리고 결과물만 취하거나 멋대로 떠넘겨 받은 권능으로 곤란 해 하는 일이 없이 모든걸 대충 날로 먹는게 아닌, 직접 사람을 모집하고 업무를 분담하고 문제 해결에 함께 한다.
그래서 이세계 방랑밥을 보고 실망스러웠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서 불만스러웠던 점을 해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딱 그 정도의 거슬리는 요소를 긁어주고 적당히 양산형 이세계물 수준이었다면 괜찮았을텐데 그러질 못 해서 이 작품을 추천하기 힘든 점들이 몇가지 있다.
첫째로는 미완결 상태.
직접 일본판 서적을 본건 아니라서 확실하게 아는건 아니지만 이 작품은
소설가가 되자 라는 웹 연재 사이트에서는 완결이 났지만
정작 서적판으로 내놓은건 제대로 완결까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 만화와 애니메이션판 또한 서적판까지의 내용만 담고 있어서 완결된 이야기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겐 중간에 이야기가 끊어진 상태로 마무리 되기에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가 끊어져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면 차라리 이 만화판이 더 나을텐데 이유는 어차피 서적판인 라노벨은 정발이 되지 않았고, 애니메이션 버전은 현 만화책이 8권까지 나온, 서적판 3권 분량의 내용을 1쿨에 담기에는 지나치게 빠듯하여 여러가지로 내용을 잘라 먹은게 있다고 하기에 그나마 만화 버전이 나은 상황인듯 하다.
둘째로는 막나가는 내용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죄다 하나같이 발정난 개 마냥 주인공에게 들러붙고 구애를 하며 불륜을 재촉하는터라 이게 대체 무슨 막장 아침드라마지 싶은게 자주 나온다.
물론 진짜 막장 드라마와 비교하기엔 미안할 정도로 이 작품의 내용이 너무 수준이 낮다.
보통 몸을 허락하는 관계를 가지기에는 필연적으로 거쳐가는 과정이나 마음이 오가는 내용이 없이 그냥 단순히 대놓고 나랑 해도 좋은데 라거나 한번 해 주는걸로 넘어가면 안 될까 식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진지하게 작가가 초딩이거나 혹은 여자와 대화도 못 해 본 오타쿠의 망상을 쏟아낸 듯한 내용이 주로 여성 캐릭터와의 관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기에 작가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걸 아무리 특정 취향의 서비스 요소라 쳐도 말이지 보통 18금 동인지에서 조차 준비 땅 하자마자 박는 내용은 보기 드문데 이 작품은 그냥 그런 수준이다. 문제는 주인공이 슬로 라이프를 지향한다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여자와의 관계를 거부하고 밀어내기에 여자가 구애만 하고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어 솔직히 하지도 않을거면 왜 이런 요소를 넣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다만 웹연재판은 안 봐서 모르겠는데 서적이나 만화, 애니와는 달리 웹연재판은 그야말로 막장이라니 웹연재판에서 인기 좀 끌어보려고 다른 전개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점만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이 만화 후반부에 들어서면 왕족 및 상위 귀족이 저지르는 짓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이야기의 수준에 비하면 밑도 끝도 이유도 없이 나락을 박는 수준 낮은 전개가 기다리고 있기에 응당 이럴수 밖에 없는 당위성이란게 눈꼽만큼도 안 보인다.
그래서 대충 7권까지는 수준 낮은 표현의 여캐의 구애 요소만 넘기면 그냥저냥 시간 때우기로도 볼만 했다 쳐도 8권에서는 막나가는 이야기에 막나가는 주인공 그리고 대체 작가가 뭘 하고 싶은 건지도 알수 없는 막나가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는게 문제다.
그렇긴 해도 단점만 있진 않고 장점도 있는데
일단 여캐릭터의 작화는 상당히 좋고 다양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여캐릭터의 작화에만 국한하지 않더라도 작화의 평균 레벨은 방랑밥 보다는 좋은 편이다. 방랑밥이 특유의 작화 분위기를 내기는 하지만, 정리가 안 된 선이나 톤을 이용하여 질감 표현을 내는게 부족한 점 등 작화 면에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데 이 만화는 작화 부분에서는 좋다. 다만 초반부의 수인 작화는 좀 아쉬운 편이다.
그리고 신경을 안 쓴건지 어떤건지는 모르지만 보통 웹소설 코미컬라이즈에서 페이지만 잡아먹고 재미 대가리 없는 원작자 소설 파트가 없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가산점 요소다. 방랑밥이 169페이지 중 10페이지 가량을 원작자 소설로 때우는 반면 이 책은 180 페이지 분량을 그대로 만화에만 투자하고 있다.
막장 드라마처럼 막나가는 내용이 있긴 해도 방랑밥에 비하면 등장 인물들의 서사를 잘 챙기고 연결점을 만드는 점이나 지나치게 치트 위주로만 전개하지 않는 등 소설 다운 모습을 보이는 점도 방랑밥과 비교하면 나은 점이다. 물론 이 정도는 소설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수준이기에 그걸 못 하고 그저 사역마랑 주변 인물에 휘둘리기만 하는 식의 전개에 의존하는 방랑밥이 오히려 문제인거지만.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한것 불가능한 것을 따져가며 생각하는 주인공의 지능 수준이 방랑밥 보다는 나은데, 방랑밥도 1권까지는 그래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이 평범한건지 희귀한건지 정보를 탐색하거나 쉽게 자기 카드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반면 사역마 투입 후 모든 무력 및 위협은 사역마가 해결 해 버리고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주인공에게 싹싹하여 눈치 볼 일이 없게 단순해져 버린것과 달리 이 작품은 끝까지 현실적으로 귀족이나 왕족에게 휘둘리면서도 쇼핑몰 치트로 쉽게 해결 할 수 있을거라 여기지 않고 조심하려고 하는 것이 단순하지 않아서 좋다.
이세계 방랑밥이 지향하는 타겟층은 물에 물탄 듯 별볼일 없지만 크게 거슬릴 것도 없는 다수를 자극하지 않는 포괄적으로 받아들이기는 무난한, 하지만 깊이는 없는 정도라면
이 작품이 지향하는 타겟층은 성인 취향의 좀 더 복잡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로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들을 노리고 있는 듯 하지만, 문제는 성인 취향을 노린 요소는 너무나도 수준이 낮아서 별 매력이 없고, 복잡하고 단순하지 않은 점은 좋지만 자극적인 매운맛에만 집착해 점점 이야기가 맛탱이가 간 점이 문제다.
그래도 방랑밥 보다는 차라리 이 만화가 더 나와 주었으면 할 정도로 대충 완결 나 버린 것이 아쉽다. 서적판도 만화판도 심지어 애니메이션도 딱 비슷한 지점에서 완결이 나 버린걸 생각하면 어지간히 버프를 받지 않는 이상 더 진행 할 것 같진 않은데, 보통 만화 8권 정도면 애니화 2쿨 분량일텐데 1쿨로 끝내버린 것은 2쿨까지 투자 할 가치는 못 느끼는지 그 이상 진행 할 생각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좀 취향을 심하게 타는 작품이고 여성 캐릭터를 성적으로 이용하고는 있지만 딱히 별볼일 없는 내용이라 그쪽으로도 크게 만족 할 점은 없고 어정쩡한 지점에서 완결이 나 버렸으니 더더욱 추천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방랑밥이 제대로 다루지 않은 부분을 긁어 줬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