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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세금으로 산 책 8 ㅣ 세금으로 산 책 8
케이야마 케이 / 시프트코믹스 / 2025년 12월
평점 :
난 공부를 못 한다 편은 이거 책도 도서관도 상관 없는 이야기인데, 슬슬 작가가 소재 떨어진 듯 싶다.
도서 상담을 받는건 카운터에서 일할 때 아주 극히 드물게 받은 적은 있는데, 도서관에서 다루는 책이나 출판사가 내는 책이나 좀 편중된 경향이 있어서 이용자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편중되어 있다 보니 찾는건 문제가 없어서 굳이 직원을 찾을 필요도 없긴 하지만.
대체로 이용자가 찾는 책은 도서관은 커녕 시중에 나온 적이 없는 책이거나 절판 된 경우가 많았고. 아마 출판 된 책 중에는 없어서 도서관을 찾은 걸지도 모르지만, 도서관은 또 도서관대로 오래 방치되고 이용자가 적은 책은 폐기하니 이는 이것대로 접할 방법이 없어지는 문제기도 하다. 나도 필요로 했던 책이 폐기에 들어가 버려서 결국 시중에도 시내 도서관 전체에서 상호대차로도 찾을 수 없게 된 적이 있고 그렇다고 폐기된 책을 대체 할 책이 들어온 것도 아니어서, 이런데도 도서관이라 할 수 있나? 라는 불만을 품은 적도 있으니까.
만화에서는 규칙이나 매너를 지키지 않는 이용자에게 주의를 주는 이용자가 진상인것처럼 나오는데,
실제 내 경험으로는 그냥 고마울 따름이었다.
보통은 매너 따위 신경도 안 쓰고, 규칙을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붙여 놔도 안 읽기 때문에 불량 이용자들이 왜 자신들이 불량 이용자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의를 주려 해도 돌아오는게 그래서요? 또는 뭐 문제 있어요? 혹은 참나 별걸 다 트집잡네 식이라, 같은 이용자가 편을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사실 이건 이용자보단 도서관 직원이 편을 들어 줘야 하지만, 말단 계약직의 말 따윈 듣지도 않거나 혹은 재계약을 위해 몸을 사리는 사람도 있어 별로 도움을 받은 적도 없고, 관리직으로서 이 문제를 중재하거나 편들어 줘야 할 사람은 보통 해당 자리에 없거나 이용자의 편을 들어주는게 대부분이어서 그런 걸 몇번 경험하고 나면 어차피 소용없는거 그냥 넘기자 라는 마인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결국 도서관 입장에서도 이용자에게도 좋을게 하나 없이 무법자 불량 이용자들만 살판 날 뿐이고, 정규직도 아닌 내 입장에선 그냥 일 끝나면 다시 안 하면 그만이지라 마찬가지로 무관심의 영역에 들어가면 되는 것 뿐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좀 이용자를 너무 오냐오냐하는 점은 고쳐야 한다고 보는데, 어차피 다시는 일 안 할 생각이라 이제와선 상관은 없지만 말이다. 책도 이젠 전자책 위주로 보고, 전자도서관만 이용하니 더더욱 시립 도서관과는 멀어졌기도 하니 내가 신경 쓸 바는 아니지.
북카트 교체도 못 할 정도면 확실히 도난방지 시스템 도입 예산은 꿈도 못 꾸겠네 싶다. 하지만 뒷부분 에피소드에서 같은 책을 다섯권이나 구매하는건 낭비 아닌가? 싶은데, 내가 일하던 도서관에선 같은 책인 복권을 다섯권이나 샀던 경우는 없었으니까. 다만 일본과 땅의 크기, 인구수를 생각하면 일본은 그게 맞는걸지도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편 역시 딱히 책이나 도서관과 크게 상관은 없는 주변인 에피소드에 불과한데, 이런걸 한권에 다 몰아 넣다니. 그것도 좀 그럴싸하게 엮는 것도 아니고, 점점 적당히 이야기만 늘리면 된다고 생각하는건가.
하야세마루의 스타일링 이야기는 하야세마루가 진취적인 성격에 만화에서 표현되는 미모와 가슴으로 특별하게 표현되긴 하지만, 실제로는 일하면서 스타일링에 신경 쓰는 사람이나 그래야 할 상황은 느끼거나 본 적이 없다.
도서관 내 직원들 중에서 특별히 옷 맵시가 좋거나 스타일링을 하는 사람은 여성 사서직 공무원 말고는 본 적이 없다. 대체로는 열람실에 있는 경우도 적고, 떨어지는 먼지 세례를 받으며 책을 배가 할 거라면 옷을 화려하게 못 입으니까.
이 도서관 일은 정말 바지의 길이가 아주 사소하게 차이나는 것 만으로도 앉아서 일하는데 엄청난 지장을 줄 정도라 어지간해선 옷에 신경 쓰기가 힘들어 그냥 편한게 최고다.
뭔가 좀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싶은거 같은데 앞치마를 두르는 경우 보는 쪽에선 특별히 옷을 의식 하기도 어려워 같은 직원끼리도 의식한 적 없어 소용 없는 이야기고, 옷차림으로 상하관계를 파악하고 대우가 달라진다느니 하는데, 애초에 클레임 걸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이 누가 말단이고 관리직인지 못 알아 볼리가 있나. 외관만으로 클레임을 안 걸거나 우습게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될려면 어지간히 험악하게 생기거나 위압감을 내보이지 않으면 안 되는데, 도서관 입장에선 이용자가 불편해 할 인상을 가진 사람을 굳이 고용 할 이유도 없고 말이다.
일하면서 진짜 깐깐한 느낌을 풍기고 실제로도 깐깐해서 숨막히게 하던 직원이 있었지만, 클레임 거는 사람은 그런거 하나도 신경 쓰질 않고 따지는걸 본 적이 있다보니, 외관으로 차이가 난다는건 정말 만화같은 소리라고 생각한다.
상을 받은 인기 도서의 복수의 권 구매 이야기는 실제로도 종종 보는 광경이었는데, 일하면서 종종 해당 책들을 슬쩍 훑어보긴 하는데 이게 상 받을 만한 책인가? 여러권 갖다 놓을 가치가 있나? 싶은게 많다보니 조금 불합리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있다.
자기계발서나 불행 포르노류의 일방적 하소연 및 잡담이나 하는 책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그걸 또 도서관은 꾸역꾸역 갖다 놓고 있는 걸 보면서, 정말 필요한 책은 들어오지 않고 헛소리만 하는 책만 느는걸 보며 안타까워 했었다. 시라이가 말하는 '공짜로 읽어도 될만한 무가치한 책이라고 모욕하는 거야?'의 완전 정반대인, 공짜로 줘도 안 읽을 책들이 하나도 아닌 여러 권으로 들어오고, 오히려 도서관에서 홍보를 해 주는 격이라 이쪽에서 돈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
결국 이런 책들도 유행이나 시류에 편승하는 얄팍한 책들 뿐이라서 유행이 지나면 아무도 안 찾는 책이 되는걸 매번 겪는데, 이런 책들도 어디서 상을 받았고 관심을 끌었다는 이유로 여러 권이 들어와 정작 필요한 책에는 예산이 가지 못 하는 걸 보면서 이게 참 뭔가 싶을 때가 많다.
이딴건 같은 책을 보유하는 도서관들도 많다보니 가급적 상호대차로 해결 했으면 하지만..
만화에서 예약을 어떻게 96명이나 받지 싶은데, 일하던 도서관에는 시스템상 최대 다섯명까지 밖에 예약을 못 해서 책에 나온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예약을 전산으로 하지 않고 수기 예약을 받아서 그런가? 정말 일본의 도서관은 어떻게 굴러가는거지 싶은 것들이 많다.
도서관이 책을 구매하는게 구매율을 낮출까? 라는 생각은 도서관에서 일할 때 잠깐 생각을 해 본 적은 있다. 금새 의미가 없다고 느꼈지만.
그때에도 이미 도서관 때문에 라고 하기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변 서점들은 폐업을 했고, 그나마 남아 있던 서점들도 주로 학교 주변에서 참고서 위주로 장사하는 서점 정도고, 역 근처의 대형 서점조차 사람들이 찾질 않아 사라졌고, 여기에 추가로 도서정가제도 결국 부칙 규정 삭제로 영구적용이 되어 자리잡고 말아 책을 읽는 사람이 매우 줄어들었기에 도서관이 책 구매에 영향을 끼칠거라는 건 전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애초에 독서를 장려한다거나, 지역 서점에 활로를 모색한다거나 하는게 없이 소비자는 무시한 채 책값부터 때려 잡으려 하고, 담합이 용이하게 만드니 담합부터 하고 참고서 가격이 올라 소득에 따른 학력 격차를 만드는 등 악영향만 주는데 책을 안 사거나 못 사게 하는건 정책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이딴 가격에도 구매 할 수 밖에 없는 도서관마저 없어지면 책을 찾을 일 마저 줄어드는 걸텐데, 협회라는 것들은 도서관의 대출 서비스마저 건드리려 한 적이 있으니...
그렇다고 이제와서 책값이 내려간다고 구매가 늘것 같지도 않은게, 책값이 설령 90% 할인을 해도 경쟁력이 없어진 것이 현실이라 의미가 없다.
예컨데 요리 책은 유튜브 요리채널이 무료로 요리 과정을 다 하나하나 보여주며 자세하게 설명도 하고, 댓글창에서 질문도 받고 소통하며 더 나은 방식이나 팁, 감상을 공유하는 반면에 책은 그대로 멈춰버린 컨텐츠일 뿐이라 경쟁력이 없고, 여행 책 역시 대리만족이든 정보 습득이든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는 환경을 책이 이길수가 없다.
책 한권 살 돈이면 OTT서비스 한달 쓰는게 더 나을 정도고, 음악이나 클래식 관련 책 또한 동영상으로 감상이나 정보 전달도 넘쳐나니 소리도 안 들리는 책을 찾을 이유가 없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미 압도적인 대체제들이 그것도 무료나 저가로 제공되는 현실이며, 책의 본질인 정보의 검색 또한 이제는 ai가 장악하고 있으니 바보같이 책값을 동결하면 할수록 찾을 일이 없고, 설령 이제와 책값을 낮춰도 무료나 저가의 상품에 익숙해진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힘든게 현실이니 작금의 책이란 것들은 결국 계속 사주는 이들이나 사주는거지, 새로운 고객 층을 늘릴 힘이 전혀 없는 상태다.
한국의 출판업계는 스스로 무덤을 팠다. 그런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 자기들만 변하려 하지 않았으니 결국 도태될 뿐인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하는게 책을 구매해 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반발이 심해 막혔을 것이, 구매해 주는 사람이 적어 도서정가제가 통과가 되어 버린걸 자기들 뜻대로 되었다고 착각하는 셈이다. 좋은 소비자만큼 든든한 아군도 없는데, 출판업계는 소비자를 봉으로만 보고 같이 걸어갈 동반자로 인식하질 못 했으니 아무도 편을 들어주거나 잘못을 지적 해 주는 일 없이 제멋대로 크는 아이 마냥 잘못 된 길을 걸어 갈 뿐이다.
8권은 좀 실망스러운데 이시다이라의 주변인의 자잘한 개인사에 파묻혀 별 내용 없이 분량을 낭비하기만 했다. 설마 다음 권에서도 이시다이라 주변인의 에피소드로 내용 잡아 먹고 별 내용이 없다면, 그만 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상황.
애초에 이 도서관 업무 이야기만으론 계속 진행 할 수가 없을거라 뭔가 들어갈거란 생각은 했었지만, 점점 기존에 했던 이야기를 울궈먹거나 별 상관도 없는걸 넣는게 늘어만 가니 볼 가치를 못 느낀다.
간만에 일본 아마존에서 이 책을 찾아 보니 서점과 도서실과 관련된 만화가 연관 검색에 많이 추가 되었던데, 지금은 차라리 이쪽의 만화가 정발 되어 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