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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21st Anniversary down 아이실드 21 BRAIN×BRAVE
무라타 유스케 지음, 이나가키 리이치로 원작 / 대원씨아이/DCW / 2025년 8월
평점 :
이 책은 아이실드 21의 21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책이다.
이와 비슷한 걸 찾자면 강철의 연금술사 20주년 기념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정작 내용은 다른 만화가의 축전과 대담 내용을 빼면 기존의 그림을 짜집기한 자질구레하고 불필요하며 궁금하지도 않은 내용들과 대학시점의 시합을 하나 다루는게 고작이다.
21주년 기념판이면서 부분적으로는 가이드북처럼 자질구레한 본편의 정보를 넣고 있는데 이를 신문에 실린 기사 형식으로 레이아웃을 짜서 넣어 놨다.
그런데 대체 어떤 놈이 이따구로 한건지 패주고 싶을 정도로 화딱지가 날 뿐이다.
이 책에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기사 형식으로 사용하는 레이아웃은 던전밥 월드 가이드 모험자 바이블과 유사한 레이아웃을 쓰지만, 문제는 가독성을 위해 3단 형식으로 끊은 던전밥 가이드북과 달리 이 책은 4단 형식으로 끊고, 그 외의 레이아웃 형식들도 4단 형식으로 끊은 페이지의 폰트 크기와 같은 크기로 글자를 빼곡하게 집어넣고 있기만 하여 가독성이 더럽게 안 좋다.
던전밥 가이드북도 처음 봤을 때는 일본에서나 익숙한 방식의 레이아웃이라 좀 읽기 불편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이실드21주년판은 그보다 더 심하게 보기 불편하다.
문제는 보기 불편할 정도로 활자를 빼곡히 집어넣었으면 좀 유용한 내용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아이실드21 본편을 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거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쓸모없는 내용에 심지어 본편만이 아닌 기념판에 수록된 만화의 이미지도 재탕해서 페이지를 날로 먹는게 대부분이다.
어차피 이 책을 구매 할 사람이라면 이미 아이실드21을 본 팬이거나 호감이 있어 책을 구매 할 사람들일텐데, 당연히 새로운 내용이나 혹은 좀 흥미로운 정보를 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진짜 진짜 쓰잘데기 없는 정보들로만 가득해서 대체 어떤 멍청한 인간이 이딴걸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는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강철의 연금술사 20주년 책이 그리 만족스러운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본편에서 볼 수 없었던 내용이나 미디어믹스에 사용된 자료 등을 볼 수 있어 새로운 내용 또는 공개되지 않았던 정보나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내용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고
던전밥 월드가이드북의 경우 본편에 수록되지 않은 자잘한 내용 및 세세한 설정과 타임 라인과 각종 데이터들 및 프리퀄,시퀄의 이야기도 다루며, 판촉을 위해 그린 일러스트들을 담아내는 등 독자가 무얼 보고 싶어 했는지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아니 이 데이터 낭비 불쏘시개급의 기념판은 본편 내용 울궈먹기와 다른 만화가들의 축전으로 대부분의 페이지를 때우며 아이실드21의 팬들을 위해 새롭거나 혹은 본 적 없는 비하인드 일러스트나 공개되지 않은 세세한 설정 따위는
단 하나도 없다.
이딴게 21주년 기념이라고? 이딴걸?
난 지금까지 카도카와나 스퀘어에닉스가 무능한 출판사라 생각했었는데, 정작 카도카와의 던전밥이나 스퀘어에닉스의 강철의 연금술사 기념판과 가이드북을 보면 이젠 절대 그런 소릴 못 하게 생겼다.
강철의 연금술사 20주년 기념판이 246페이지고
던전밥 가이드북이 259페이지다
쿠이료코 데이드림 아워는 237페이지고
근데 이 아이실드 21주년 기념판은 꼴랑 182페이지며, 내용은 본편 짜집기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수준의 안 봐도 그만인 책이다. 페이지를 하나 하나 따져가며 얼마나 페이지를 낭비하고 본편 내용을 울궈먹고 쓰잘데기 없는 것들만 넣었는지 따져보려고 하면 눈물부터 나올 지경이다.
그나마 본편 짜집기가 아닌 다른 만화가들의 축전은 너무 지나칠 정도로 많아서 오히려 균형을 해치는 상황이다. 정작 원작자의 그림은 이 책에서 새로운게 거의 없는데, 원작자도 아닌 다른 사람들이 따라 그린 그림이 원작자가 새로 그린 그림보다 더 많으니 이게 대체 뭘 위한 21주년인지 알수가 없다.
정말 아이실드21의 찐팬이라서 이딴 쓰잘데기 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어도 나와준 것 만으로도 고맙고 구매하겠다면 딱히 구매를 만류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 책을 사기 전에 뭔가 바라는거나 이 책에 있었으면 하는게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아무리 재미없고 망한 만화를 구입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와 세상에 이렇게 재미없는 만화도 다 있네 라며 보관 해 뒀다가 나중에 비교를 하던지 분석을 하던지 어따 쓸데가 있겠거니 하며 수집 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 나조차도
이 책은 격하게 환불 마렵다. 뭔 내용이 있어야 좀 수집의 가치가 있지. 아무 내용도 없고 본편 내용을 짜집기 한게 전부인데 이 페이지에 이 내용에 이 가격을 받는다고?
내가 던전밥 월드가이드를 사고 나중에 완전판으로 나온걸 또 샀어도 이 정도로 돈 아깝단 생각은 안 들었고, 세트 할인으로 예전에 구매한 책을 중복 구매하게 되어도 이 정도로 돈 아깝단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
아니 진짜 21주년이면 차라리 기존에 냈던 초선수열전이나 제대로 완전판으로 내 놓던가, 아니면 일러스트 모음집인 field of colors를 e북으로 내던가 할 것이지 이건 대체 뭐하자는건데?
만약 설정집을 찾는거라면 예전에 일본에서 나온 초선수열전이 있지만 그건 던전밥 월드가이드 미완전판처럼 연재 중간에 내서 모든 정보가 제대로 담겨 있지는 않고, 일러스트집을 찾는다면 field of colors가 있긴 한데 이걸 e북으로 내줄지는 미지수다. 뭐든간에 그 둘 중 하나를 찾는 사람이라면 설정집도 아니고 일러스트집도 아닌 이딴걸 나처럼 구매하는 실수를 하질 않길 바랄 뿐이다.
차라리 아마존 구매 리뷰를 먼저 확인 했어야 했는데... 진짜 돈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