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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쿠프룸의 신부 (총6권/미완결)
namo (저자), 이소연 (역자)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5년 10월
평점 :
구리로 물건을 만드는 추기동기 장인 가문의 아들인 슈와 소꿉친구인 금발 갸루 시이나. 어느날 갑작스럽게 슈에게 청혼을 받게 되고 서로에게 마음이 있던 둘은 약혼 관계로 시작하여 친구와 부부 사이의 관계를 시작한다.
추기동기와 관련된 직업의 이야기와 갸루 소녀와의 연애를 그리는 러브 코미디 직업물 만화.
여러가지 소재를 겹쳐서 만든 만큼 이 만화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어느 하나의 이야기도 소흘함이 없이 잘 단련하여 보여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둘 중 어느 하나의 이야기일때가 더 뚜렷해서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다.
보통 그간 보아온 일본의 연애, 러브 코미디물에서 둘이 사귀기는 하는데 딱히 애정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을 자주 보며 밋밋하거나 너무 연애에 경직된 사고방식이나 문화가 자리 잡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작가가 연애를 못 해본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곤 하는데,
이 만화는 그런 싱거운 만화들과는 달리 귀엽고 애교 많은 여주인공이 항상 꽁냥대는게 사랑스러워 매우 보기 좋다. 이 만화를 보게 되는 이유의 높은 지분을 차지 할 정도로 여성 캐릭터가 매력적인데, 이야기가 진행 될 수록 다양하면서도 귀엽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도 새로이 등장하지만, 그녀들이 입는 옷들도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화는 여성 캐릭터의 매력을 전달하는 점에서는 매우 좋고, 남성 주인공인 슈의 그림체는 진행에 따라 조금 변하기는 하는데 사실 이쪽은 별로 와닿지는 않으며, 이야기에서 직업과 관련하여 중요한 추기동기 작업 표현은 준수하다.
이야기는 사실 시이나만 따로 떼어다가 꽁냥거리는 것만 보고 싶긴 한데, 추기동기와 관련하여 시이나의 개성과 맞물려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에 그 중간의 꽁냥거림도 사랑스러운 것이기에 시이나의 꽁냥거림만 따로 떼고 본다고 해서 정말 만족스러울지는 살짝 미묘하긴 하다. 연애와 추기동기의 이야기를 그럭저럭 잘 섞어 내긴 하지만, 종종 추기동기 작업의 설명에 지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 직업물 이야기를 그려내는 힘은 좀 약하다.
직업물이라는 것은 '중쇄를 찍자'에서 받은 느낌과 이해를 바탕으로 내가 내린 결론으로서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라는 것을 설명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을 설명하기 쉬운 것이 의사처럼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직업물인데, 하나의 인간 드라마를 그려내기도 쉽고, 왜 이 일을 하는가, 어째서 이 직업을 세상이 필요로 하는가를 전달하기가 쉽다.
반대로 이걸 모르는 직업물은 종종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놓을 뿐,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누가 필요로 하는지를 제대로 그려내질 못 한다.
이 만화도 그런 점에서는 좀 아쉬운 것이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치중하고 그것을 사용 할 소비자의 모습은 담고 있지가 않다. 그래서 추기동기와 관련하여 여주인공과의 관계를 섞고 꽁냥거림을 추가하는 것 까지는 괜찮지만 직업물로서 직업 이야기는 그저 설명에 그칠 뿐이고, 하나의 휴먼 드라마로서는 발전을 하지 못 한다. 남주인공도 이야기 시작 부분부터숙련자인터라 독자를 위해 초보자 입장에서 작업 설명을 풀어낼 부분이 없어 나중에 신캐릭터를 추가하다 보니 작업과 관련된 설명의 순서가 중구난방인 등 직업물로서의 스타트는 여러모로 미숙한 부분을 보인다.
그래서 사실 5점 만점에서 4점 정도를 줘야 하나, 여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만족스럽다 보니 걍 5점을 주긴 했는데 러브코미디로는 괜찮지만 직업물로서는 그저 그렇다.
그래도 사업적인 가치가 낮아지고 후계자가 나타나질 않아 사라지는 직업을 이렇게라도 만화로 알려주는 점은 좋게 볼만하다. 다만 만화에서도 그 부분을 고민하는 듯한 내용은 나오지만,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던지 혹은 어떤 방향으로 모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보니 이 역시도 그저 상황이 이렇다 라는 설명에 그치는 수준이다.
처음부터 서로 호감을 가져 약혼을 할 정도의 상태에서 시작되고 어떻게 서로를 특별한 관계로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풀어내는터라 좋아하게 되는 과정을 건너뛰고 시작하기에 이 부분은 독자가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고 특별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점에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연애 초기부터 시작을 하자니 너무 늘어질 것이고 추기동기와는 조합하기 힘들었을터니 어쩔수 없긴 하다.
그냥저냥 괜찮고 볼만하며, 단순 설명이지만 동기 작업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설명하는걸 보는 정도로는 무난하다. 여캐릭터가 매우 귀엽고 꽁냥거리는게 만족스러워 이쪽만으로도 만족스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