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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김전일 37세의 사건부 18 (완결) ㅣ 김전일 37세의 사건부 18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37세 버전의 김전일 이야기가 마무리.
솔직히 만점 줄 정도로 좋은건 아니고, 요 근래 추리물 만화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서 김전일이나 코난은 과거의 명성 그 이상의 가치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라 그만큼 김전일이 잘 마무리가 되었어야 했는데, 그 마무리의 이야기가 참... 애매하다고 할까.
주인공 김전일이 고등학생 때와 달리 추리를 피하는 이유는 마지막 권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이 이유가 여러모로 무리수란 느낌이 강하다. 특히 레이카와 관련된 사건이 20년전 일이라는 것도 너무 무리수가 심하다.
김전일의 나이가 굳이 37세일 필요가 있었나? 싶었는데 레이카의 설정을 보면 37세는 그나마 나은거였구나 싶을 정도. 그 정의감 넘치던 김전일이 20년이나 추리를 피하게 된 것이나, 지옥의 인형술사는 20년이나 김전일을 감시하고 있는거나...
되게 할 짓이 없나 싶다. 감옥에 있으니 딱히 할 짓이 없긴 하겠지만.
적당히 타임라인을 공개하고 이유를 설명했더라면 중간중간 독자들 반응 봐 가면서 설정 조율도 가능 했을텐데, 결혼이나 레이카 사건이라던지 뜬금없이 늦게 풀어 놓는데다 그 설정이 너무 무리수다 보니 여러모로 몰입에 방해가 된다.
일본은 결혼적령기를 심하게 따지는 문화일텐데도 37세에 결혼. 그것도 김전일이야 크게 문제는 없어도 미유키 입장에선 너무 늦은걸텐데 말이다.
하지만 의외로 바꿔 생각 해 보면, 김전일이 취직하자마자 따라와서 지옥의 인형술사쪽에서 감시하는 사람이 붙은거나, 취직하고 나서 김전일을 자극하는 살인사건이 연달아 터진다거나 한걸 생각하면
김전일이 추리를 포기하고 백수로 사는게 세계 평화를 위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 추리를 포기하게 되었는가 라는 이유보다 추리를 포기하니 지옥의 인형술사가 아무것도 못 하네? 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지옥의 인형술사란 캐릭터는 20년 동안 감옥에서 제발 추리 좀 해! 김전일! 넌 내 라이벌이잖아! 라고 안달복달 했을 것이 자연스레 상상이 된다. 지옥의 인형술사를 감옥에 보내고 김전일이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온다면 그거야 말로 사건 해결.
올림푸스 12신이니 뭐니 하며 뭔가 있어 보이는 악역을 만들려고 했지만 딱히 그렇지 못 한 격 떨어지는 지옥의 인형술사에 너무 집착하는게 그저 그런 상황인데 마지막으로 탈옥까지 했으니 다시 잡아 넣어야 하겠지만
그동안 고등학생 탐정 김전일의 이야기가 지옥의 인형술사 때문에 재미있었던게 아니라 정의감 넘치는 문제아가 경찰도 해결 못 하는 사건을 푸는 쾌감과 사연있는 범죄를 만나면서 인간적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었는데
명탐정코난의 검은 조직이 신경 쓰이는지 탐정학원q에서 악의 조직을 만들거나, 37세 김전일에서 개인범죄자였던 인형술사를 조직범죄자로 만드는 등 너무 아치 에너미나 조직에 집착하는 모습이 영 마뜩치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몇십년째 초등학생 탐정인 만화와는 달리 끝낼때는 끝낼줄 안다는게 다행이고, 하야마 마린이 여러모로 안 좋은 꼴 안 당하고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게 다행이랄까. 하야마 마린은 왠지 흑막이거나 혹은 끔찍한 일을 당할것만 같았는데 37세 노처녀 미유키나 미성년 임신 레이카에 비하면 정말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심지어 김전일 동생인 후미도 남친이 교도소에 갔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를 교도소에 보낸 것은 김전일.... 이러니 김전일이 역귀 소리 듣는 것도 당연할 듯.
이제 다음 이야기인 아빠 탐정 김전일 시리즈를 기다려야 겠지만, 이번에는 좀 개연성 있는 설정이 붙었으면 한다. 20년의 공백이야 망한 설정이라 치고 걍 넘어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새 작품에서 또 설정이 망하면 그것마저 감내하긴 힘들지 않을까.
만점주기엔 모자란 작품이나 그래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좀 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추리 파트를 풀어나가고, 끝낼때를 알고 끝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