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화질세트] 소환하는 세계 (총2권/미완결)
코다마 유우키 / 시프트코믹스 / 2023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현대 사회를 무대로, 소환 능력을 가진 자들과 소환으로 인한 문제들을 다루는 사건 및 소환사가 되려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만화는 망한 만화입니다.

1. 주인공 서사가 없다.

아무리 후반부를 망친 만화도 초반에는 주인공 서사에 공을 들입니다. 당장 뚜렷한 주인공 형태를 제시하지 못 하면 사건과 상황을 통해 묘사라도 하는데 이 만화는 그게 부족합니다.

주인공은 갓난아기적부터 이세계 생물 구역에서 자라나 일반인과는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이세계 생물을 아낀다 라는 속성이 있고, 만화에서 중점적으로 그 부분을 자극하기 위해 이세계 생물을 죽이는 상황을 배치합니다.

문제는 주인공 서사를 날려 먹었기 때문에 주인공이 이세계 생물을 아낀다는 점이 막연하기만 합니다. 주인공과 이세계 생물간의 끈끈한 접점, 우애, 가족애, 공감대 이런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런거 없이 인사 몇번 안녕 안녕 한걸로 때우니 주인공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애초에 이세계 생물을 아낀다는 감정 자체가 독자의 감정과는 동떨어져 있기에 이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나루토와 이루카 선생의 에피소드처럼 서로를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게 전혀 없어서 공감도 이해도 되지 않습니다

서사도 대충이지만 주인공의 능력이 남들은 소환술을 쓰는 와중에 혼자 강한 신체 능력이라 능력자 사이에선 특이해도 정작 독자 입장에선 별로 특이할게 없습니다. 애초에 왜 이능력물에서 주인공을 신체강화계로 잡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껏 이능력물이란 무대를 만들어 넣고는 정작 주인공은 일반인보다 나을 뿐인 비능력자에 불과한거니까요. 그렇다고 특출나게 강한 힘을 주면 모든게 다 주인공이 나서면 되는 식으로 작품이 망가지고 말죠.

그런 주제에 주인공에게 시비를 거는 캐릭터는 사정이 어저고 뭐가 저쩌고 설명을 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럴 페이지가 있었으면 주인공에게 줬어야지 왜 주변 캐릭에게 쓰고 있습니까.

2. 세계관을 대충 만들었다.

소환이라는 능력을 너무 대충 풀어놔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수준으로 묘사를 합니다. 현상을 소환하는 능력으로 불을 소환하면 불 능력자, 이세계 생물을 소환하면 펫이나 테이머류, 물건을 소환하면 무기 전문가, 공간을 소환하면 공간 능력자 식으로 끼워 맞추기 쉬운 만능 능력인데 뭐는 되고 뭐는 안 되고 이런게 명확하게 제시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변화가 자유로운 능력물인 헌터x헌터조차도 본인의 적성, 계통의 한계, 넨으로 할 수 있는 범위를 일단은 제한을 해 두고 시작했는데 이 만화는 그게 없이 대충 넘어가서 향후 전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능력 사용이 전문적일지 아니면 그냥 그때 그때 다 쓰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쓸지 종잡을수 없습니다. 당장 교사부터가 생물을 사역하고 공간을 소환하니 한계의 범주가 안 보입니다. 그런 주제에...또 공간 소환하면 금방 될 일도 낑낑대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이니 종잡을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정립 안 된 세계관은 단순히 만화 자체의 결점으로 남는게 아니라 꾸준히 발목을 잡게 만듭니다.

3. 대충 대충 학원물

요새 학원물. 특히 이능력 학원물들이 다 그렇지만 학원물의 요소를 제대로 써먹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저 학교에서 행사나 캐릭터 배치 정도나 쉽게 써 먹으려고 갖다 붙이는 수준에 불과하죠.

은수저처럼 농업고등학교라는 곳에서의 접하기 힘든 지식이나 교육과정, 여러 일들을 보여주거나 하는 것이 없이 대부분의 학원물은 교육과정을 넘긴채 사건만 배치 할 뿐입니다.

심지어 이 만화는 다들 소환술을 쓰는데 주인공 혼자만 소환술을 못 쓰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소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주술회전이나 히로아카나 대부분의 이능력 학원물이 능력을 쓸 줄 아는 걸 전제로 학교에 모으는게 일상이 된 현재의 흐름이 문제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원래 학교라는 곳은 배움의 장소지 능력자 쳐 넣는 유사 교도소 같은 곳이 아닌데 말입니다. 작가들이 학창시절을 대체 어떻게 보냈길래 이렇게 한결같이 날림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세계관을 설명 할 재주가 없는데 그 세계관을 설명 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학원물을 고르는 것은 그냥 제살 깍아먹기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이거 뭔가 좀 쎄한데 싶어서 일본 아마존 리뷰를 찾아 보니 3권으로 출하 된 모양입니다. 지금껏 보아온 5권내로 출하된 만화의 특징을 갖고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지만요.

여러분들은 저처럼 돈 날리지 마시고 그냥 패스하시는게 좋습니다. 아니면 3권 다 나오고 세트할인때를 노리던가 하셔야 할텐데, 세계관 떡밥은 줄기차게 뿌려놓고 수습이 될 모양새가 전혀 아니다 보니 저는 그냥 관둘랍니다. 마지막 3권을 사면 오히려 더 화딱지 날거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고화질세트] 호문쿨루스 (총15권/완결)
야마모토 히데오 / 대원씨아이/DCW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차박 생활을 하는 주인공 나코시 스스무. 화려한 호텔과 마주한 공원의 노숙자들 그 사이의 중간에서 살아가는 그를 눈여겨 본 뇌외과 의대생에게 트리퍼네이션을 큰 돈을 보상으로 트리퍼네이션을 제의받습니다.

뇌막 이전 지점까지 머리 뼈에 작은 구멍을 내는 시술인 트리퍼네이션은 매우 위험하고 따라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스포일러를 조금 하자면 만화에서는 독자들에게 경각심과 거부감을 주기 위해 주인공에겐 안타까운 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술을 통해 특수한 능력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꽤 흥미로운 화두를 던집니다. 잘 만든 픽션이 가지는 특징인 픽션과 현실의 그 중간에서 그럴법한 이야기를 풀어가며 서서히 발을 걸치게 하여 픽션으로 끌어들이는 진행을 탁월하게 풀어냅니다.

시술을 통해 주인공이 얻은 능력은 호문클루스.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괴물의 모습으로 보이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능력을 통해 타인의 트라우마나 문제에 간섭하면서 상대가 가진 문제를 해결 해 주지만, 정작 괴물의 모습이 자신에게 하나 둘 옮겨오게 됩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 본다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 볼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에 빗댄듯이 주인공은 자신 안의 문제를 투영하는 괴물들을 마주하면서 점점 괴물이 되어 갑니다.

그러나 타인에게 공감하며 문제를 해결 해 줘도 그 문제를 마주하여 해소하지 못 한 괴물이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문제를 공감하며 바라봐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주인공은 자아를 찾아가고 자신을 봐 줄 사람을 찾게 됩니다.


만화 호문클루스는 상당히 호불호를 타는 작품입니다. 여타 다른 작품에서 호불호를 가르게 되는 문제인 개개인의 취향에 적당히 이탈 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작품이 꾸준하게 인간의 내면을 들춰내면서 역겹고 추잡하며 마주하기 싫은 장면들을 쏟아냅니다. 또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터부시 되는 요소들을 거리낌 없이 활용하고 있으며, 자아를 찾고 내면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일들은 심리학에 어느 정도 관심이 없다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수 있기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허들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허들들을 넘을 수만 있다면 호문클루스는 독자의 마음의 서고에 파고 들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메세지를 던지는 그런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허들을 넘지 못 한다면 단 1점도 주기 싫은 그런 작품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작품성이 높기는 하지만 독자를 가리는 그런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만화는 대체적으로 괴물로 보이는 등장인물 1명당 2권 분량을 할애합니다. 보통 한권당 190페이지 이상이라 380페이지 분량을 한명에게 할애하는 것 치고는 대사가 많거나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취하지 않습니다. 그 반대로 대부분이 대사 없는 컷 위주로 구성되어 등장인물의 심리나 상황을 묘사하는데 할당합니다. 그래서 대사가 많지 않다보니 읽어 내리는 속도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다른 만화와 비교하면 금방 완독하게 됩니다. 너무 대사없는 컷 위주로 진행되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수도 있는데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그것을 허용합니다. 마치 공포나 스릴러물에서 등장인물들의 비명 말고는 대사가 필요 없는 장면들이 분위기를 잡는 것과 비슷합니다.

인간 내면의 심리를 다루는 것도 단순히 하나의 트라우마에서 멈추는게 아닌, 그 트라우마로부터 걸어온 인생에서 밑바닥과 최정상 그리고 다시 밑바닥을 오가는 주인공의 과정을 통해 겪은 것들이 누적되어 투영되는 점이 작품의 수준을 끌어 올립니다. 정말 마음같아서는 이 정도의 작품 수준을 지니는 만화가 많이 나와 줬으면 하지만, 작품성=매출은 아니기에 매출이 중요한 잡지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사소한 불만이라면 주인공 캐릭터의 완성도는 좋지만 호문클루스로 투영되는 타인인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의 트라우마는 작품의 비중에 따라 결정되는데 비중이 얕은 캐릭터일수록 타인을 상처입힌 죄책감 트라우마 위주로 되는 단순함이 조금 아쉽습니다.

상당히 좋은 작품이고 추천도 하고 싶지만, 독자를 가리는 작품이기에 섣불리 추천은 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제 자신 조차도 이 만화가 나온 2000년대 초에 읽고는 한번 중도 하차를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의 제가 이 만화를 보고 느낀 점과 지금의 제가 이 만화를 보고 느낀 점이 다른만큼, 그 차이가 있기에 지금에 와서야 이 만화를 받아들일수 있는 것 같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고화질] 약사의 혼잣말 (코믹) 13 약사의 혼잣말 (코믹) 13
네코쿠라게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휴우가 나츠 원작, 나나오 이츠키 구성 / 학산문화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는 분명 나올것 같던 일본 서브컬쳐의 고정 패턴인 지겨운 목욕탕 장면... 작화가 좋아서 불만은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고화질세트] 방과 후 제방 일지 (총11권/미완결)
코사카 야스유키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취미+여고생+요리. 마치 광고계의 여성,동물,아이처럼 이른바 서브컬쳐계의 주목받기 쉬운 소재 삼신기입니다.

그리고 그 삼신기를 이용하여 날로 먹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독자 입장에선 피로감과 배신감이 누적되어 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심하셔도 좋은게 이 작품, 방과 후 제방 일지는 다양한 측면에서 전혀 날로 먹는 작품이 아닙니다. 단지 낚시가 취미 생활 순위권에서 안 좋은 의미로 높은 위치에 속해 있는 인식이나 생소함, 접근성 등 선호받기 어려운 요소들이 진입장벽일 뿐입니다. 그래도 단지 만화로만 즐긴다면 별 상관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요.


일단 이 만화가 날로 먹지 않는다는 점에서 첫번째는 작화가 안정되게 좋다는 점이 있습니다. 무료 체험 1권에서는 요리나 생선이나 조금 애매한 퀄리티였는데 구매 후 11권까지 보면서 점점 퀄리티가 안정되고 배경이나 캐릭터는 꾸준히 좋은 퀄리티를 유지합니다. 다만 요리에 한해서는 요리가 무엇인가에 따라 퀄리티가 좀 오락가락 하기도 합니다.

작화에서 생선과 요리 퀄리티도 좋지만, 캐릭터 퀄리티도 빼놓을수가 없습니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분간이 가지 않는 걸즈류 만화와는 달리 이 제방 일지에서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고유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쉽게 분간이 가며 캐릭터를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낚시 초심자를 대표하는 주인공 츠루기 히나키는 생선을 쉽게 만지지 못 하는 소심한 여자 아이의 성격을 지닙니다. 그러나 단지 이런 성격 뿐이면 그저 민폐나 존재감이 없거나, 심하면 방해가 될수도 있을텐데 자수를 한 경험을 살려 낚시 도구의 관리나 생선 해체 등을 나름 그럭저럭 잘 해 나가며 나름 도전의식도 강해 판으로 끌어들이기가 까다로울 뿐이지, 일단 한번 끌어들이고 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등 주인공스러운 모습도 보입니다.

주인공의 소꿉친구인 나츠미는 부원들 중에서는 낚시 지식이나 실력, 해체, 요리 실력 등 여러면에서 두각을 내지는 않지만 히나키의 주변에서 필요한 부분이나 빈 자리를 채우는 약방의 감초 같은 캐릭터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자체적으로 캐릭터 색이 좀 약한터라 만화에서 외관의 이미지 변신이 자주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제방부의 부장인 유우키는 설렁설렁한 태도로 낚는 것 보다는 낚시와 바다 그 자체를 즐기는 태도이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움직이기도 하여 낚시를 즐기는 스타일이나 제방부의 전체적인 형태를 맞춰주는 캐릭터입니다. 특유의 방임주의와 떠넘기기 성격이 주인공에게 체험과 성장의 계기는 주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쉽게 정감이 가지 않는 것도 조금은 단점이긴 합니다. 인생을 달관한 듯한 모습이라 종종 성인 낚시꾼 캐릭터의 역을 무리하게 집어넣은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모로 비중이 큰 마코토는 낚시 지식이나 해체나 요리 등 모든 면에서 만능,팔방미인이지만 유일한 약점인 수영을 못 하는 점이 있지만 작품 내에선 별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단체 행동에 불참하게 되거나 결격 사유가 되진 않으니까요.


만화의 주 내용인 낚시에 있어서도 낚시를 하는 방법에 들어가면서 낚시 도구 소개, 사용법, 요령, 낚은 후 처리, 해체, 요리 과정 등 단계적으로 충실하게 내용을 채우며 중반부 부터는 주인공이 직접 생각하면서 받아들이는 과정을 넣기 위해 낚시 요령을 부딪히면서 터득하는 쪽으로 진행이 됩니다.

낚시를 하는 어패류도 편중되지 않게끔 다양하게 배치를 해 나가며 다양한 어종을 소개하며, 요리도 회, 구이, 튀김, 탕이 주 패턴이긴 해도 질리지 않게끔 다른 타입의 요리도 배치하는 등 여러모로 소재 사용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만화의 몰입력이 높아서 읽다보면 벌써 끝? 이란 느낌을 번번히 받습니다. 흐름은 깔끔하고 질질 끄는 것이 없어 단권으로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딱딱 마무리되는 형태라 중도에 이어서 봐도 이전 권을 봐야 하는 필요 없이 난해한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단점이라고 한다면 소근거리는 투의 작은 글씨들이 너무 많아 스마트폰으로는 읽기 불편한 점이 빈번하게 있습니다.

취미 여고생 요리의 삼신기가 아니더라도 작품 자체의 매력이나 퀄리티로도 추천 할 만한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고화질세트] 도박마 거짓말 사냥꾼 바쿠 (총49권/완결)
Toshio Sako / 대원씨아이/DCW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정한 승부를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 특수한 집단 '클럽 카게로'의 두령의 자리를 걸고 겜블을 하는 주인공 바쿠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입니다.

클럽 카게로가 입회인과 자원을 제공하면서 벌이는 승부란 재산만이 아닌 사람의 목숨까지도 거는 위험한 도박이 주를 이루고, 승부의 결과에 불응할 시 국가권력조차 손대기 힘든 뒷세계의 힘으로 강제로 징수를 하는 조직력을 지니기에 그 클럽의 회원이 될 자격은 48명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런 클럽 카게로의 두령자리를 노리는 승부사 바쿠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스포일러가 되는지라 언급하기가 어렵네요. 다만 목적 자체는 그렇게 중요한 뼈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행동의 원인은 되긴 하지만 그것에 집착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작화의 퀄리티는 마지막 권까지 일관된 퀄리티로 훌륭합니다. 대충 그린듯한 그림의 만화들이 sns나 인터넷 유행,특정 소비층만 노리고 납득하기 힘든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는 것이 정말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이 정도로 높은 수준의 작화 퀄리티를 유지한 채 적절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작화 부분은 감점을 할 요인은 없지만 유혈표현이나 잔인한 장면이 사실적인 작풍으로 그려지기에 그런 것이 힘든 분이라면 추천하진 않습니다.

이 만화는 다른 겜블 만화와 달리 격투전 요소를 넣은 특이한 구성을 취합니다. 카이지나 카게구루이나 마작의 제왕 테쯔야나 당장 떠오르는 겜블 만화들은 대부분 겜블에서 지면 순순히 승패를 인정하는 반면 이 만화는 여차하면 폭력으로 엎을 생각을 하기에 클럽 카게로라는 입회인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의 힘이 억누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칙에 없다는 이유로, 혹은 폭력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연한듯이 폭력을 행사하며 격투전에 들어갑니다.

문제는 주인공인 바쿠가 허약한 체력이라 지구력도 딸려서 폭력으로는 이길수가 없는 점이고, 그 때문에 바쿠 역시 자신만의 무기가 되어줄 전투원을 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만화는 특이하게 겜블 중 격투전을 벌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대략 만화의 3분의 1 지점까진 쭉 겜블보다 격투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격투전을 넣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가 없다고 느낀 것도 이 격투전이 위주가 된 3분의 1 지점까지가 큰 고비였습니다. 여기는 점수를 주자면 2점 언저리고 그 이후 30권까지는 3점 정도, 그리고 마지막까지는 4점으로 차근차근 겜블의 퀄리티가 올라가기는 합니다.

5점 만점을 주기 힘든 점은 일단 초반 3분의 1지점 부분까지의 겜블 퀄리티와 격투전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겜블 자체는 상당수가 창의적이고 심오하여 높은 퀄리티를 갖긴 하나, 저 3분의 1 시점까지는 만화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룰을 표현하고 설명하는걸 잘 안 합니다. 그래서 룰이 특히나 복잡하고 한번에 이해하기 힘든 경우는 읽는게 불편하거나 이해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나마 그 지점을 넘어서면 문제를 알았는지 점점 게임의 룰 설명이 자세하고 확실하게 표현되어 갑니다.

그리고 겜블에서의 격투전.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나 제 기준에서는 상당한 분량 잡아먹기용이란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본디 창작 매체에서의 흐름이나 승부의 결말이란 작가의 의향에 의한 것이고 독자는 그것을 보는게 전부입니다. 따라서 재미있는 작품은 이 모든게 작가가 만든 것이란 걸 알면서도 몰입하게 만드는 작품이고, 반대로 재미없는 작품이란 이야기가 말이 안 된다며 몰입이 깨지는 경우일 것입니다.

바쿠에서의 격투전은 말이 안 된다는 느낌의 형태는 아닙니다. 그 반대인 가장 강한자가 이긴다 라는 논리적인 구조의 격투물이기에 제 개인적으로는 흥미가 없을 뿐입니다. 작가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약물 등을 이용한 변칙 요소를 넣기는 하는데 그래도 결국 이길 사람은 이긴다는 구조라서 격투전의 과정이 그저 아무 생각도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길 사람은 이긴다는 구조는 겜블에서도 똑같기에 격투전을 할 수록 겜블도 시시해지는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특히나 겜블 도중에 격투전을 하는 경우는 가뜩이나 달아오르고 몰입한 겜블에서 갑자기 이야기의 방향이 바뀌기에 충분한 몰입과 관심을 끌어낼 것이 캐릭터와 상황이지만 아쉽게도 캐릭터는 그다지 안 끌리고, 상황 역시 흥미가 안 생깁니다. 특히나 이런 특유의 상황에 개입해야 할 카게로 조차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하지 않았다 라는 겜블물 특유의 말장난으로 방관하기에 얘네들 대체 왜 있어야 하는건지 좀 존재의의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격투전의 분량은 만화 전체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우며 분량 때우기가 목적이었다면 매우 유용했을거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격투전이 별 의미는 없고 무의미한 컷들 뿐이기에 다음 겜블 내용을 궁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벌었을 것 같긴 합니다. 겜블도 사실 상당한 분량 잡아먹기의 질질 끄는 구조도 종종 있긴 한데, 일단 메인인 겜블의 구성 자체는 퀄리티가 좋으니 겜블에서 질질 끄는건 좀 용인되는 정도입니다. 다만 겜블에서 질질 끄는 것은 정적이라 지루한 반면 격투전이 분량 잡아 먹는 부분은 그래도 동적이라 지루하진 않은 점이 차이는 있습니다.


책 절반에 가까운 내용이 격투전이라 순수 겜블 만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좀 추천하기 힘듭니다. 반대로 격투전을 좋아하신다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기 때문에 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얼마나 강한지는 순위가 없는 모호한 표현이며 카게로 내의 입회인 순번이 그나마 여타 다른 격투물의 순위 표현과 가까워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정도는 있지만 정작 바쿠가 격투전에 대응하기 위해 모은 사람들이 순위전과는 상관이 없거나 갈려나가거나 하여, 카게로 내 순위전을 위해서는 별 필요도 없기에 이야기 중간에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한 흔적으로 느껴집니다. 카게로 회원을 대상으로 하던 대결이 제 3세력으로 방황하는 점도 있어 명확한 결말을 세워두고 진행 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하고, 그 점은 결말에서 크게 나타납니다.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긴 하지만 겜블에 격투전이 과하게 섞여 호불호를 탈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