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 보석의 나라 13 (완결) 보석의 나라 13
이치카와 하루코 / 시프트코믹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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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권을 보고 있는 과거의 나를 발견하면 당장 빼앗아 불태우고 싶은 결말


긴 시간 동안 무리에 섞이지 못 하고 자신의 가치를 찾아내지 못 한 외톨이를 더욱 괴롭고 외롭게 만들어, 그 외톨이를 이용해 먹은 존재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도구로 주인공이 소모되는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결과적으로 주인공 또한 그들처럼 원하던 소멸을 맞이하기는 하는데

그 중간의 대화 속에서 인간의 선함이나 가치를 믿기 보다는 인간 또는 인간성을 아예 박멸해야만 한다 라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 가는게 엥? 싶은 내용.


물론 인간인 이상 번뇌는 끝이 없고 끝이 없으니 끝 없이 괴롭기만 하니 작중의 시스템 상으로 번뇌를 해결 하기 위해 자신을 해탈 시켜 줄 대리인을 찾는 무한한 반복에서 벗어 나려면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없는게 그것이 작가가 찾아낸 답일지는 모르지만

무릇 종교라는 것은 불교든 기독교든 인간이 선한 행동을 취함으로서 인간을 괴롭히는 굴레를 벗어나 모두가 평화로워지기 위한 행동을 제시하는 내용인데


굴러가는거 말고는 할 수 없는 돌덩이가 먹지도 않으니 굶주릴 일 없고 무언가를 소모할 일이 없으니 탐하지도 낭비하지도 않는 오로지 의식만이 남아 존재가 멸하는 끝의 순간이 오기 전까지 그저 하염없이 생각만 할 뿐인 존재가 되는게 답이고 가장 훌륭한 지적 생명체라는 건데

이걸 동의하기에는 이전 권까지 달려온 이야기의 포스포필라이트를 괴롭히던 모든 것들과 월인,보석,아도미라비리스의 관계성이 마지막의 마지막 결론에 납득 할 만한 과정이었는가는? 와 닿지가 않는 상황. 애초에 금강이 기도를 거부한 이유는 보석들마저 소멸하기 때문인데 정작 포스포필라이트의 힘으로 무로 돌아가려는 시점에서 보석들은 전부 월인이 되어 있었고 월인이 된 보석 또한 무로 돌아 갔으니 결국 그게 그거 아닌가? 굳이 포스포필라이트를 괴롭힐 이유가 있었는지 싶은 구조적 모순이 심하게 걸리고, 인간혐오의 끝에서 번뇌 없는 돌이 최고야 라기에는 이 또한 그저 작가가 그렇게 설정한 것일 뿐 이전의 이야기에서 월인,아도미라비리스,보석들의 성질과 성격과 이야기를 통해 증명하던 것 과는 달리 그저 존재하기만 할 뿐인 돌덩이를 긍정하기에는 무리수가 심하다. 게다가 애초에 세 종족 중 내버려두면 잘 사는 아도미라비리스와 보석 외 오로지 모든 문제가 월인 때문인데 보석마저 월인이 되어 버리니 대체 뭐하자는 관계성인지를 납득하기가 어려운데, 그 기도를 받아야만 무로 돌아가는 월인의 설정이 사실상 무리수고 모든 악의 원흉이고 작가 조차 제대로 설명 할 수 없는 빠진 나사가 아닐까.


작가가 생각한 포스포필라이트가 모든 것을 깨닫고 해탈한 궁극적 존재가 되고도 결국 고독을 버틸수는 없었고 새로운 존재를 만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에 고독이 과연 쓸모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도 들고, 정작 포스포필라이트가 1만년의 시간을 지내 신으로 거듭나기 까지 보석들이 월인이 되어 탱자탱자 놀다가 최후의 순간을 맞이 하러 올거라면 그냥 다 월인이 되어버리면 그만 아닌지? 유독 포스포필라이트라는 하나의 존재를 이지메 함으로서 달성 해야 할 일이었나? 보석들을 사랑하여 기도를 거부한 금강 조차 단 하나의 보석은 예외로 둘 정도로 그의 보석 사랑은 편협했고 걍 우주적 따돌림에서 끝의 끝에 돌이랑 놀다가 태양에 삼켜져 사라지는 결말. 남아 있던 순수한 조각은 다른 곳에 가긴 했으나 이것이 진정 포스포필라이트에게 행복한 일인지? 하는 의문이 남는 납득이 안 가는 엔딩. 애초에 월인이 기도를 원했던 것은 기도를 받지 못 한 영혼은 무가 되지 못 해 영원히 우주를 떠도는 안식을 취하지 못 하는 괴로움 때문인데, 포스포필라이트의 정신은 태양에 집어 삼켜지면서 온전히 무로 돌아 갈 수 있다는 확증이 없어 찝찝할 따름이고


그저 우주적 이지메를 예쁘게 그리고 불교적 의미를 조금 담은, 그것조차 해탈하여 신이 된 존재가 인간 최악이야 다 사라져야 해 로 마무리 되는 이야기를

진짜 진짜 긍정하기도 어렵고 받아들이는 것도 무리고 하물며 이걸 보기 위해 시작한 나의 첫 1권을 보는 계기마저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허탈한 내용인지라 좋게 평가 할 수가 없다.


사랑스러운 주인공을 괴롭히면서 독자가 이야기에 빠져들고 헤어나올수 없게 하는 이야기는 많지만, 이 만화처럼 결론에 다다라서 그래서 이게 뭘 위한 이야기인가 하는 의문이 들 만큼 결말의 허무함이 너무나 크고 공허하며 남는 것이 없다.

결국 포스포필라이트를 긍정하던 나의 감정 마저 태양에 불타 사라지듯 날려 보내 무로 되돌려야 하는건가? 그렇다면 애초에 이 만화를 볼 필요가 있었는지? 이 감정이 아무 소용이 없다면 만화를 전부 본 것이나 안 본 것이나 다름이 없고, 그렇다면 작품의 취지에 맞게 번뇌와 괴로움의 무한 반복을 막기 위해 타임머신을 만들어 1권을 보려던 나를 막는 것이 이 작품의 내용에 지극히 맞는 합당한 행동이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그니까 왜 인간 다 싫어 전부 사라졌음 좋겠어로 빠지냐고. 기껏 해탈한 신이 되었는데 이러면 사춘기 관종 중2병이 인간혐오로 sns에서 끄적이는 것 같은 이야기가 되잖아. 물론 사랑받고 싶었던 포스포필라이트는 관종 중2병 소질이 넘치긴 하지만...

게다가 불교적 요소를 가지고 와서 열심히 주인공 이지메하는데, 아무리 이야기에서 주인공에게 고난과 괴로움이 필요하다고는 하나 석가모니 조차 부정한 고행을 온갖 놈들이 강요,강제하여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불교의 교리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아닐까. 석가모니는 스스로 고행해서 이거 1도 쓸모없네 라고 했고,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붓다의 불교는 올포원 원포올 인간의 화합을 중시하나, 이 만화는 소리지르는 아델리펭귄짤 마냥 온갖 것들이 포스포필라이트를 쪼아대며 강제로 해탈을 하게 하는데 그 결론이 인간 사라져야 해 라니. 이건 뭐 패션 부디스트도 이렇게까지 불교를 왜곡하긴 힘들텐데 작가가 불경 읊던 땡중에게 맞은 기억이라도 있나 아니면 금강의 모델이 된 땡중에게 이지메 당한 적이라도 있나 대체 왜 인간혐오로 빠지는지를 이해 할 수가 없다. 애초에 포스포필라이트는 신이 되어 깨달았다고는 하지만 뭘 깨달았는지도 알수가 없고, 불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정말 뭘 어떻게 해야 불교를 넣고 인간혐오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것인지.


예쁜데, 예쁘지만 제대로 미친 작품이라 솔직히 추천 못 하겠고, 맨정신으로는 보면 안 되고 제정신이 아니면 더욱 보면 안 되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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