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마케팅 분야에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스토리텔링의 중요성 또는 설득의 능력)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좋은 스토리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지갑을 열게 하는 기술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이란 최근에 나온 마케팅의 기법으로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스토리텔링은 최신 마케팅 기법이 아닙니다. 우린 아주 오래 전부터 스토리텔링과 밀접한 삶을 살았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듣던 구전동화가 바로 그 대표적인 것입니다.
오늘 ‘스토리텔링 원본’이라는 책을 통해 스토리텔링의 구조적인 측면을 배워볼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스토리텔링 원본이란 책을 통해 설화 속에 감추어진,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많은 숨겨진 장치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각 지역에는 그에 맞는 설화들이 전해져 오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겹쳐지는 대표적 이야기가 바로 ‘아기장수’입니다.
이 이야기의 내용은 매우 단순합니다.
핵심사항만 요약하자면...
1. 예전에 한 마을에 가난한 사람이 살았다.
2. 그 집에 아기가 태어났는데 알고 보니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는 아기 장수였다.
3. 예로부터 아기장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지녔다고 알려져 왔기에 기존 권력자들에겐 위험한 존재로 알려졌다.
4. 부모는 후환이 두려워 무거운 물건으로 아기를 눌러 죽였다.
5. 그러자 용마가 나타나서 슬피 울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6. 마을에 지금도 그 연못이 남아 있다.
각 지역의 내용은 이와 대동소이합니다.
부모 대신 이웃사람 또는 형제자매이거나 용마가 빠진 연못 대신 큰 바위나 생기거나 하는 등 약간의 변형만 걸치는 정도입니다.
이야기 속의 아기는 하늘이 낸 신령한 구원자이며, 세상을 변혁시킬 소명을 지니고 태어난 무한 능력의 존재입니다.
부모는 아기를 돌봐야 하는 보호자입니다.
그러나 아기는 자신의 힘을 쓰기까지 성장하기 전에, 아기를 돌봐야 할 부모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보호자로부터 배신을 당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로인해 미래의 희망은 결국 좌절되고, 다시 가난한 역사가 반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