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트랩
에스와르 S. 프라사드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달러트랩(The Dollar trap)...

  전 세계는 달러라는 올가미 속에 빠져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기는 항상 들린다.

  그러나 달러의 올가미에 빠진 세계경제가 이를 헤어나오기란 너무나 힘겨운  일로 보인다. 

  어쩌면 가진 자들에게는 새로운 게임판이란 낯선 환경보다는 달러 트랩이라는 게임판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황금은 화폐가 아니었지만 무엇인가를 화폐으로 써야 한다고 하면 그것은 당연히 황금이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화폐를 교환할 수 있는 기준을 금으로 정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전 세계의 금을 70% 보유하는 강대국이 된다. 세계 금 보유량의 과반수이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사실상 미국에게 큰 권력이 되었다. 권력의 강함에 취한 미국은 베트남 전쟁 속에 빠져들고,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달러를 마구 발행한다. 달러의 남발은 미국의 달러를 평가절하시키며 금본위제를 폐기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기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모든 원유는 오직 달러로만 결재한다는 비밀협약을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음으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를 강화시키는 묘안을 만들어 낸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 달러는 원유의 든든한 지원 속에 안정된 기축 통화로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한 것인가?

   아니다. 한 나라의 통화를 세계의 기축통화로 삼는 다는 것은 실로 위험한 요소를 많이 내포한 일로서 미 달러는 항상 약점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국제적인 금융위기가 대두 될 때마다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위치에서 물러날 것이다"라는 이야기는 계속 전해져 왔던 것이다.

   세계 역사를 보면 제왕적 지위를 가진 왕이더라도 잘못된 정치 판단을 계속하게 되면 결국 친족 혹은 신하들에게 권력을 강탈당하던 일들을 많았다. 따라서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의 위치를 다른 통화에 내주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달러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달러의 저력으로 판단하기엔 너무나 많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강해졌다.

  ​ 왜 그럴까?

   세계적인 환율 전문가이자 미국 오바마정부 최고의 씽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스와르 S. 프라사드 코넬대학 교수는 금융위기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제 통화 시스템과 미국의 정책들이 역설적이게도 달러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역설적인 형태 중 몇가지를 다루자면 다음과 같다.

 

흥국

   2009년 세계 금융위기는 한 국가가 보유해야 할 적정한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뒤흔들어 놓았다.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아두었던 국가들조차 위기 때에는 자국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것을 방어하다보니 자신들의 생각보다 단 기간내에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소지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된 것 이다. 그 결과 많은 신흥국의 정책결정자들은 '외환보유액은 많이 쌓아도 결코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게다가 상당수의 국가들은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여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린다.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위해선 외환보유액이 높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 외부로부터의 보호와 수출 경쟁력의 증가를 위해서 각 신흥국은 외환보유액을 더 높이 쌓을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처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외환보유액은 달러다.

전자산에 대한 대안이 없다 : ​

   미국의 금융시장은 자산의 종류가 다양하고 거래량이 많아 전세계에 주요 안전자산의 공급처가 되어왔다. 안전자산이란 최소한 원금은 보장되고 상대적으로 유동화하기 쉬운 자산을 뜻한다. 

   물론 유로화나 엔화 표기의 금융자산도 있으나 유로존이나 다른 주요 국가의 국채는 국제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부채 부담이 늘어났다. 안전자산으로서 위상이 약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들었다.

   결국 전 세계 투자자들은 달러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없었다는 이유로 달러화 표기 금융자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역설에 놓였다.(금으로 자산을 대체할 수 있지만, 금은 현대의 국제 신용사회를 ​뒷받침할만 충분한 보유량이 되지 않는다.)

​   그리고 그 의존도는 현재에도 미국 국채의 수요와 공급법칙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마불사?

​  현재 전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대규모 금융자본이 달러화 자산에 묶여 있기 때문에 달러화가 붕괴되는 현상을 피하고 싶어 한다. 달러 중심의 균형이 깨지면 파괴적인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달러 중심의 균형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말도 안되는 균형론이 사실일까?​

   비슷한 실제사례가 있다. 앞서 사례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달러의 가치가 폭락할 때, 오직 석유의 교환 수단을 달러로 한다는 엄청난 비밀협약을 체결한다.

   왜 그랬을까?

   미국이 금본위제를 폐기한다고 선포했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대부분의 석유산출국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달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보유한 달러가 쓰레기가 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달러를 지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   이 현상이 국제 사회로 퍼진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는 과연 이 달러 트랩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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