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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덮어놓고 가입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 내가 스스로 디자인하는 보험 DIY Money ㅣ 보험, 덮어놓고 가입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이경제.이경락 지음 / 밥북 / 2014년 5월
평점 :
3~4천만원 되는 차량을 브로슈어 하나만을 보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자동차 딜러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추천하는 것을 무조건 믿고 사는 것이 옳은 행동일까?
그는 내가 필요한 차가 세단인지 SUV인지, 화물차인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구매 습관 중에 내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이 2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핸드폰을 구입할 때와 나머지 하나는 보험을 가입할 때이다.
집안에 TV나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을 살 때도 이것이 과연 내게 적합한 상품인지, 사람들의 품평은 어떤지. 할부이율은 얼마나 되는지를 몇 번이나 고심하고 구입하지만 핸드폰을 구입할 때는 그저 내가 갖고 싶다는 이유하나로 수십만원짜리 제품을 구입을 한다.
그것도 거의 정기적으로 2년마다 새로운 상품을 말이다.
요즘 인터넷으로 32인치 LED TV를 50만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음을 감안한다면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바로 보험을 가입할 때이다.
우리가 통상 월정액으로 지불하는 보험료는 10~20만원 정도가 된다.
평균 보험료를 중간치인 15만원으로 생각해 보자.
결코 적지 않은, 너무 과다하지 않은 금액일 수 있다.
그렇다는 이유로 그 보험을 의리로 가입한다.
의리로 가입한 월15만원.
우리는 가입하면서 ‘없으면 많이 불편하지만 의리로 버틸만 하다’고 생각한다.
혹은 ‘괜찮아, 20년 후에 환급된다고 했으니까... 적금을 든 것으로 생각하지’라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크게 잘못된 판단이다.
만약 이 보험료를 20년납으로 가입했다고 하고 계산을 해보자.
15만원*12개월*20년으로 3천6백만원이다.
자그만치 3천6백만원. 5천5백원짜리 짜장면을 6,545그릇을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3천6백만원짜리 물건을 구매하는데, 그 물건이 어디에 필요한 것인지 정확히 모르고 의리로 구매하다니... 그저 ‘암보험’을 가입했다는 정도만 알고 서 말이다.
정말, 이래도 괜찮은 것일까?
이 말을 자동차 구입에 대입하면 이렇다는 말과 같다.
나 : “나, 이번에 친구가 계속 권해서 결국 3천6백만원짜리 차를 샀어”
친구 : “그래? 어떤 차인데? 요즘 유행하는 SUV야?”
나 : “글쎄? 아마 그럴걸? 아마 휘발유 자동차일거야?”
친구 : “어떤 차인지도 모르고 샀어? 넌 가족도 많잖아, 너희 가족은 모두 탈 수 있는거야?”
나 : “어...? 그런가? 친구가 내 개인사정을 잘 아니까... 그 정도는 감안 했겠지?”
친구 : “?”
나 : “괜찮아, 20년 지나면 내가 차던 차를 꽤 괜찮은 가격으로 재매입 해준다고 했어”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께 한마디 하고 싶다.
“중고차 할부 프로그램 가입해봐라... 니가 막쓴 자동차, 정말로 10년 있다가 모두 고가로 매입해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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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보장된다고 들었는데, 막상 아프니까 보험 적용이 안되더라, 속았다’라는 한결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어찌보면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10명의 아이가 태어나면 그 성장하는 방법도 10가지이듯, 보험도 마찬가지이다.
각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에 환경이나 신체조건에 따라 보장을 받는 범위나 성격이 다 달라야 한다. 그러나 보험을 묻거나 따지지도 않고 일률적으로 설계된 보험에 가입했으니 내가 보장받아야 할 사항이 죄다 빠진 것이 이상할 일도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알아야 한다.
암보험이 다 같은 암보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환급되는 보험은 좋은 보험, 소멸되는 보험은 나쁜 보험.
갱신되는 보험이 보험료가 오르는 나쁜 보험, 비갱신 보험은 보험료가 안 오르는 좋은 보험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보험을 보아야 한다.
사실 나도 나름 보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본지식이 있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사실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에 대한 차이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저 ‘죽으면 나오는 돈’정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기사망’에 대비하기 위해선 ‘정기보험’을, 조기 사망과 상속을 동시에 보장받기 위해선 ‘종신보험’에 가입해야 함을 처음 알았다.
나와 나의 가족을 지켜주는 보험.
보험은 어떤 의미에서는 예적금은 물론, 펀드도 저리가라 할 수 있는 중요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이다.
‘의리~, 의리~, 의리~’
‘의리’가 유행이다.
가입목적이 무엇이든 좋다.
하지만 만약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면, 대충하지 말고 정말로 꼼꼼히 봐야하겠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하지 않는다.”는 법조계의 말이 있다.
혹시 우리가 묻거나 따지지 않고 의리로 가입한 보험...
“그까이 의리로 보험 가입하는 자 보호받지 못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늘 집에 있는 보험증권을 다시 꺼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