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 남에겐 친절하고 나에겐 불친절한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손희주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력을 해도 춤이 잘 안춰지는 사람. 박자나 리듬, 율동 등이 맞지 않고 어설픈 사람을 가리켜 몸치라고 한다.

몸치라는 말을 잘 살펴보면 그 뒷면에는 내 마음은 생각대로 움직이는데, 몸만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뉘향스를 풍긴다.

그런데 정말로 내 마음은 내 생각을 항상 잘 따를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내 마음은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힘차게 움직이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툭하면서 우울해 진다. 그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세상을 살면서 직장일도 어렵고 사랑도 힘들지만, 사실 언제나 가장 어렵고 힘든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인 것 같다.

이유가 뭘까?

이 책에는 그러한 고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 고민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무엇보다도 그것을 꺼내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룸펠슈틸츠헨

 

허풍쟁이 방앗간 집 주인에게는 예쁜 딸이 있었다.

어느 날 방앗간 주인이 왕을 만난 자리에서 딸이 밀짚을 가지고 황금실을 만들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이 말이 사실인지 궁금한 왕은 방앗간 집 딸을 독방에 가두고 그녀에게 황금실을 만들라고 명령한다.

황금실을 만들어 보아라, 내일 아침까지 금실을 만들지 못하면 넌 죽음 목숨이 될 것이다.”

아버지의 거짓말로 난처한 상황에 빠진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엉엉 울게 된다.

바로 그때 그녀의 앞에 나타난 난쟁이가 나타난다.

내가 금실을 만들어주면 뭘 줄테냐?”

그녀는 금실을 만들어주는 댓가로 목걸이와 반지를 준다.

그 다음날, 황금실에 욕심이 난 왕은 다시 그녀에게 더 많은 황금실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만약 내일까지 황금실을 만든다면, 나는 너를 내 신부로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줄 것이 없는 그녀는 나중에 왕비가 첫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를 난쟁이에게 주기로 약속하고 난쟁이의 도움을 다시 받는다.

난쟁이의 도움으로 왕과 결혼한 방앗간 집 딸은 1년 후 아이를 낳게 되자, 난쟁이가 찾아와 아이를 줄 것을 요구한다.

아이를 주지 않는 그녀에게 난쟁이는 4일 안에 자신의 이름을 맞추면 아이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을 걸고 사라진다.

결국 여왕은 하녀의 도움으로 난쟁이 이름을 알게 된다.

난쟁이의 이름은 룸펠슈틸츠헨.”

이 사실을 알게 된 난쟁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죽게 된다.

 

이 동화를 분석해보면 방앗간 집 딸과 현실 세계에서 여자들이 겪는 일 사이에 유사점을 발견하게 된다.

동화 속의 방앗간 집 딸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밀짚으로 금실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와 도전에 응하고 스스로에게 불가능한 일을 요구하기도 한다.

방앗간 집 딸은 아버지의 말이 거짓임을 왕에게 이야기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버지와 왕을 실망시키지 않을려고 노력했다.

우리 역시 그렇다.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려 하지 않는다.

주어진 일을 해내서 최대한 주변 사람들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한다.

회사에서는 커리어 우먼, 집에서는 사랑받는 아내와 자상한 엄마로, 또한 부모님을 잘 공경하는 며느리 등등...

그 결과로 오늘날 여자들은 수많은 임무와 책임이라는 이중적 고통에 가득 찬 삶을 살고 있다.

슈퍼맘이라는 칭호를 받기 위해선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뻐야 한다.

슈퍼맘... 정말로 자랑스러울 만 하다.

그런데 과연 내 마음도 그럴까? 내 마음도 슈퍼맨처럼 강할까?

 

유감스럽지만 그렇지 않다.

슈퍼맘의 내면에는 다음과 같은 감정이 숨겨져 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나 같은 사람이 엄마라서 내 아이가 불행해 지진 않을까?’

내가 주변사람들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로인해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일을 해내지 못하면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않을까?’

 

주변의 요구사항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 커질 때 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가혹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압박이 지속적으로 될 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상시 분비되어 여자의 몸은 지속적인 경보 발령사태에 놓인다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여러 가지 질병이 유발 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참으로 무서운 병이다.

요즘 TV를 보면 자살사건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는 우울증이 그 원인인 경우가 다반사다.

우울증을 해소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쉬운 것 같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게 못하고 있다.

어려운 것을 어렵다.’ ‘불가능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것의 내면에는 착한여자 콤플렉스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착한여자 콤플렉스는 나는 언제나 모든 사람들에게 착하게 보어야 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순종하고 받아들이는 정신적인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누구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에 거절을 잘 못하기도 하지만 이게 도를 지나쳐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되면 병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못하는 나.

그 이면에 숨겨진 나를 찾아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