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생활 속에 스며들다 - 건축 커뮤니케이터 조원용 건축사가 들려주는 쉽고 재미있는 생활 속 건축이야기
조원용 지음 / 씽크스마트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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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무엇일까?

 

잘 지어진 예쁜 집 혹은 공간?

사람이 살기 위한 공간을 짓는 행위를 흔히 건축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을 단지 시멘트를 부어 네모난 콘크리트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건축은 외형적인 공간 그 이상의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추의 꽃 중에서...)

 

김춘추의 꽃이란 시를 보면 지은이가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진정한 의미의 꽃이 되었다고 했다. 건축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의미가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아파트는 형태적 분류에선 네모난 콘크리트 덩어리일 뿐이다.

그러나 그곳에 사람이 거주하고 살아가며 추억을 쌓을 때, 그 덩어리는 아름다운 주거공간이 된다.

건축은 그곳에 사람의 향기가 있을 때 건축이라 할 수 있다.

 

건축은 사람들이 살기 위한 공간에 실용적인 생각을 더한 복합물이다.

생명이 없는 무생물이나 사람이 살면서 그곳에 생명을 부여한다.

주인이 있는 집과 주인이 없는 집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주인이 병들어 노쇠하면 집을 돌보지 못하고, 결국 그 집도 쇠퇴해져 간다.

건축물은 그 주인을 닮아간다는 의미에서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다.

 

사람은 그 자라온 환경에 따라 각자의 성격과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배려의 마음, 겸손의 마음, 측은한 마음, 보호의 마음...

건물도 사람과 같이 마음을 담을 수 있다.

 

문을 예로 보자.

문은 어떤 공간을 출입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건물의 안쪽으로 열리는 문을 안여닫이 문이라고 하며, 바깥쪽으로 열리는 문을 바깥여닫이 문이라고 한다. 또 양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열리는 문을 자재문이라 한다.

 

안여닫이 문이 가진 속성은 무엇일까?

바로 사생활 보호가 주 목적이다. 안여닫이 문은 방 내부를 다 공개하지 않고 열수가 있다.

문 뒤로 숨을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측면이 강한 내향적 성격임을 알 수 있다.

 

반대로 바깥여닫이 문의 주요 목적은 무엇일까?

바로 피난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 위급한 상황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위해 문으로 모인다. 이럴 땐 거의 본능적으로 밀게 된다.

만약 주요 출입구가 바깥여닫이 문이 아닌 안여닫이 문이라면 대피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성경을 보면 사람은 신으로부터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릴 축복을 받았다고 한다.

다스린 다는 것은 자연의 원칙대로 세상을 조화롭게 이끄는 것을 뜻한다.

다 같이 사는 세상을 만드는 건축...

우리는 지혜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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