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요리에는 과학이 있다
코야마 켄지 외 지음, 김나나 외 옮김 / 홍익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만화가 전국돌풍을 일으켰었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이 책을 직원들에게 추천도서로 권장하기 까지 했었는데, 그 책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했다.

시골에서 상경한 한 시골청년(쇼타)이 봉초밥이라는 초밥집에 들어가서 초밥을 배우면서 자신 앞에 놓인 어려운 과제들을 열정과 성실함으로 극복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책에서는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참으로 신기한 것은 주인공인 쇼타가 초밥의 기술을 배우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요리를 배운다고 하면 학원처럼 선생님이 다수의 제자를 놓고 원리나 기법을 가르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만화의 주요 공간인 봉초밥에서는 그런 방법이 아닌 도제식 교육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쉽게 배운 기술은 쉽게 잊어 버린다”라는 전통하에 초밥에 대한 핵심적인 것을 철저히 스승과 선배의 어깨너머로 기술을 보고 흉내 내며 배우는 방식.

비록 고된 훈련방법이지만 이러한 훈련 속에서 주인공은 초밥을 만들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음식 과학의 원리를 하나하나 터득한다.

 

하지만...
만약, 주인공 쇼타가 이 책을 미리 알았다면 그보다는 덜 고생하지 않았을까?

 

초밥왕을 보면 ‘비장탄’이라는 숯이 나온다.

비장탄은 탄소율 97%의 숯으로 톱으로 켜도 잘 쪼개지지 않는다는 숯이다.

이 숯으로 음식을 구워야 맛있다는 것이 주인공의 지론인데... 정말 숯으로 구우면 더 음식이 맛있어 질까?


p.48을 펼쳐보면 알 수 있는데...

 

정답은 “그렇다”이다.

 

 

왜 숯불구이가 맛있을까?

숯불은 가스 불에 비해 약 4배의 적외선을 만들어 낸다.
흔히들 구이라고 하면 강력한 불에 의한 직화구이만을 생각하지만, 사실 음식은 이런 직화가 아닌 원적외선에 의해서 더 잘 구워진다.
원적외선은 단지 음식의 표면뿐만 아니라 그 속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음식을 골고루 익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만약,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렇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조금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만약 생선을 가스불 직화방식으로 굽는다고 하자.
불에 닿은 생선표면의 온도가 300~400도가 된다면 그 생선의 내부는 100~200도로 차이가 있다.

이렇게 되면 겉은 타고 속은 익지 않게 된다.

 

그러나 숯불로 인한 직화방식은 이것과는 다르다.

숯불에서는 원적외선이 발생된다.
따라서 생선과 숯불을 일정한 간격에 놓는다면 생선의 겉과 속을 모두 100~200도로 균일하게 맞출 수 있는 것이다.

겉과 속이 동시에 잘 익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비장탄에 의한 맛있는 구이법.
결론은 원적외선이라는 과학에 달려 있었다.

 

생선을 찬물에 조리하면 안되는 이유에서부터 밥을 맛있게 오래 보관하는 방법 등까지 이 책은 요리에 대한 기본적이고 쓸모있는 팁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을 과학책으로 분류해야 할지, 요리책으로 분류해야 할지 애매했지만 고민 끝에 이것은 과학책이면서 동시에 요리책인 것으로 보기로 했다. ㅎㅎ

그리고 요리에 대한 비법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봐야 할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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