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드로잉 노트(사람 그리기)

이지 드로잉 노트 : 사람 그리기 ㅣ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8월

 그림은 창조자의 희열이다.

장난감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어린시절, 종이인형은 나의 좋은 장난감이었다.

천연색으로 프린트되어 문구점에서 살 수 있는 종이인형도 좋긴 했지만,

사실 내겐 그런 인형보다는 삐뚤빼뚤 손으로 그린 그림 인형이 더욱 접하기 쉬운 친구였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그림인형은 얼마든지 창조가 가능했지만,

그러나 불행히도 나는 그림 그리기에 별로 소질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 생각대로 로봇트와 슈퍼영웅들이 그려지지 않아 항상 형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렸고, 슥싹 슥싹 몇개의 동그라미와 선만을 가지고도 내마음에 쏙드는 그림을 그려 준 형의 손길은 정말로 위대한 창조자로 보였다.

그림은 욕구 표출의 도구이다.

그림은 그 시대를 살아왔던 인류의 생각과 문화를 후세에게 전달하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였다.

그 오래된 '라스코 동굴의 벽화'만을 가지고 보아도 구석기 시대에 사냥의 성공과 풍요를 그렸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은가?

무엇인가를 그리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표출하는 좋은 도구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 이제 무엇인가를 그려보자.

미술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4B연필을 준비하지 않았더라해도 혼나는 일은 없다.

HD연필이나 샤프, 볼펜이나 색연필도 좋다.

주위에 움직이는 사람을 그려보자.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얼굴을 정확하게 그린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것이든 점과 선을 그으면 얼굴이 된다는 점은 너무나 신기롭기도 하다.

둥그런 원형에 두개의 점을 찍으면 얼굴이 된다.

두개의 점을 원형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나를 보는 얼굴의 형태가 달라진다.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째려보기도 한다.

이 책은 초등학생도 그릴 수 있는 간단한 얼굴의 모습에서 부터 원근법과 음역을 통해 사람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그리면 이런 느낌을 주는구나'를 깨달을때 마다 창조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30/30/30 드로잉은 저자가 개발한 드로잉 신공이다.

매일 한 그림에 30초씩, 30개의 그림을 30일간 빠짐없이 그리는 것이다.

이것은 무언가를 그리는 행위를 습관화함으로써,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을 지우는 작업이기도 하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절실함이 있다면 놀라운 성과를 분명히 이룰 것이라고 작가는 단언한다.

그림은 창조력을 개발하는 좋은 도구라는 이야기가 있다.

창조력을 개발하고 싶다면, '퍼즐'을 맞추는 것을 잠시 멈추고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