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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사람혁명 -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힘
신동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조조. 자는 맹덕이다.
조조는 후한 말기 환관 조등이 양자로 들인 조숭의 아들로서, 원래의 성은 '하우'이다.
환관의 손자로서 권세를 힘입고 자란 조조는 스무 살이 되던 해에 궐문 수비와 치안을 담당하던 직책을 맡게 된다.
당시에는 치안상의 문제로 야간 통행금지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황제가 총애하는 환관의 숙부가 그 권세를 믿고 이 규정을 어기자 조조는 가차없이 그를 참수한다. 이 사건이 조정에 알려지면서 그가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첫 번째 계기가 된다.
비록 미관 말단의 보직이라도 자신이 옳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주저함 없이 행동하는 행동력과 정치적 역량이 그에게 있음을 여기서 옅 볼 수 있다.
역사적인 조조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에서는 조조는 영웅이기 보다는 난세의 간웅으로 묘사되었지만, 사실 그는 걸출한 군사가이자, 정치가이며, 또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시인이었다.
삼국연의는 당시 독자의 입맛에 맞추고자 실제 인물들의 됨됨이가 정사와는 다르게 인용된 것들이 많은데, 특히 조조에 관한 사항이 가장 대표적이다.(정사 삼국지에는 조조를 역사상 긍정적인 인물로 서술했다. 물론, 나중에 조조의 아들이 삼국을 통일했기 때문에 승리자의 입장에서 그렇게 묘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의 모 대통령이 말했다. “인사가 만사”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 분 역시 사람을 잘못 기용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을 경제고에 시달리는 큰 고통을 남기게 하였다.
“인사가 만사?”
핵심사항을 알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역사적으로 조조는 위, 촉, 오의 삼국시대에서 뛰어난 지략으로 군사들을 지휘했던 것은 물론 정치, 경제, 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 중 가장 빼어난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인재등용에 관한 사항이다.
그는 인재를 등용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했지만, 한 번 기용하면 전폭적으로 그에게 모든 것을 다 맡겼다.
또한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되면 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오늘도 그렇지만 늘 전쟁이 끊임없이 펼쳐진 삼국의 시대에서는 한 순간의 결정은 자신의 생과 사를 구분 짓는 위험스러운 결단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조조는 그런 시기에도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려 했다.
그의 인재를 아끼는 마음은 관도에서 벌여진 ‘원소와의 싸움’에서 알 수 있다.
관도에서 원소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조조군은 승전물을 획득했다. 그 중에는 원소가 미쳐 챙겨가지 못한 기밀문서들도 대다수가 있었다.
이 기밀문서 중에는 원소군과 내통을 한 조조군 장수의 명단이 포함되어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조조는 문서를 공개하는 대신, 이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불태우도록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원소의 세력이 강할 때는 나조차도 마음이 흔들였다. 원소에게 이기리라 장담할 수 없었으니 또한 두려웠느니라. 내가 그랬는데 하물며 그들이야 어땠겠는가? 나 조조가 패하면 당신들도 죽어나갈 것이니 살 궁지를 한 것이로다. 내가 더 강해지만 해결될 일이로다. 모두 불태워버려라, 흔적도 없이 불사스라!”
인재를 사랑하는 조조의 넓은 도량에 신하들은 절로 고개를 숙였다.
물론 원소와의 승전으로 조조가 삼국을 통일 했다면 이 기밀문서를 공개하여 자신을 배신한 부하들을 처단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 보다는 인재를 모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긴 조조는 과거를 과감하게 덮기로 한 것이다.
조조의 인재등용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사뭇 깨달을 수 있다.
오늘날 많은 회사들이 경영성과로 사람들을 판단한다.
사람의 마음을 보지 않고 그저 회사를 움직이는 자원으로서, 숫자로서 판단한다.
피터드러커가 경영학의 대부로 인정을 받는 것은 단지 경영학의 여러 분야를 체계화했다는 점 때문은 아니다. 그는 경영학 뒤에 숨겨진 인간존중과 따스한 에너지를 느끼고 그것을 중시 여겼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보다 수백년 전에 이미 인재에 관한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실천한 조조.
그 조조가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