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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보낸 9일 - 어느 여인의 9일간의 천국 체험기
매리에타 데이비스 지음, 유재덕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3분(토드 푸보 著),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케빈 말라키 著), 미리 가본 천국(데일 블랙) 등 이미 해외에서는 베스트 셀러에서 올랐던, 천국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책들이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다.
천국을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주장이나 그들의 책을 접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이는 ‘이는 완전한 사기 또는 거짓말이다’라고 말하는 반면, 어떤 이는 이를 믿음을 세우는 주춧돌로 받아들인다. 또 어떤 이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짓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이런 것은 나와는 상관없소’라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천국은 그것들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것을 꿈꾸고 바라는 자들, 즉 그리스도인에겐 한 번 이상은 깊게 생각해보아야 하는 문제임은 사실이다.
많은 비종교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천국이란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과학적인 사고에서 기인한다.
아직까지 천국이라는 존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인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캠브리지대 명예교수)이 인간의 뇌를 컴퓨터 부속으로 비유하며 “천국이나 사후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일 뿐이다.”라고 천국을 부정한 것을 전후로 하여 더욱 큰 힘을 얻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둘째는 천국의 경험을 사칭해서 돈을 벌어 들이는 사기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천국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것에 대한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지식의 한계가 있는 유한한 존재로서, 과학이 풀어본 명제보단 아직까지 풀어보지 못한 명제가 더 많다는 측면과 스티븐 호킹의 주장 또한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제시한 과학의 논리 역시 한계적 모순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두 번째의 주장은 천국의 존재에 관한 유무를 따지는 것이 아닌 믿음에 관한 의문이기에 이 또한 사후세계가 존재하냐에 관한 적절한 질문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천국의 존재에 관한 사항은 다수결의 투표나 누구의 일방적인 의견으로 정해질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심심치 않게 천국에 관한 책이 출간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실제로는 천국과 지옥을 경험해본 사람들의 수가 더욱 많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다면 여기서 정말 걱정이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다.
만약 그들의 경험이 모두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모두 진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사람들은 왜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이다.
그것은 아마 사람들이 전하는 말과 삶의 태도가 확연하게 다른 이중성 때문은 아닐까싶다.
우리는 흔히 하늘의 천국을 푯대로 삼아 살라고 강력하게 전하지만, 실제의 삶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욕망의 바벨탑을 쌓는 삶의 태도를 쉽게 취한다.
그것에서 보통 사람들은 절망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나님의 말씀을 진정으로 자기를 복종시키는 도구로 쓰지 않고, 남을 설득시키고 굴복시키는 도구로 쓸 때 복음은 진실된 진리로서의 힘을 잃어버린다.
천국과 지옥에 관한 경험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자신의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고 소명을 위한 도구가 아닌, 타인에게 나의 믿음을 강요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일 땐 그 또한 주정뱅이가 돌아다니며 떠들어대는 술주정으로 취급 받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
이 책은 19세기에 매리에타 여사가 경험한 천국을 글로 지은 책이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호의적이지 못하면서도 우리가 15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난 그녀의 글을 지금에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천국에 관한 그녀의 설명이 기존의 다른 사람들의 설명보다 탁월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의 설명이 성경 중심적인 부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진실함에서 일까?
각자가 느끼는 바는 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주는 동일한 교훈, 즉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그 이후에 기다리는 또 다른 삶을 준비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확신 있고 강력한 필체를 통해 천국에 소명을 둔 많은 사람들이 큰 희망과 위로를 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