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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말고 꽃을 보라 - 정호승의 인생 동화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1년 8월
평점 :
배추흰나비의 기쁨.
산기슭 배추밭에 배추애벌레 한 마리가 살았다.
배추밭 애벌레는 매일매일이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민이 생겼다.
그것은 배추밭 주인인 은주 할머니가 자기를 몹시 미워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배추애벌레는 은주 할머니가 왜 자기를 미워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는 다른 배추포기에 사는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친구야, 은주 할머니가 나를 너무 싫어하는 것 같아. 내가 무슨 잘못한 일이 있니?”
“응, 잘못한 일이 있어. 우리가 배춧잎을 갉아 먹은 게 은주 할머니는 영 못마땅하신 거야. 사람들은 우리를 배춧잎에 기생하는 해충이라고 해”
“해충?”
“응, 사람들한테 해로움을 주는 벌레라는 뜻인데, 사람들이 자기들 입장에서 멋대로 지어낸 말이야.”
“아니야, 난 해충이 아니야. 그냥 배추애벌레야.”
배추애벌레는 눈물이 났다.
<중략>
그 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배추애벌레는 번데기의 시간을 거쳐 나비가 되었다.
“할머니! 저기 나비다. 나비!.”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은주가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잡고 외쳤다.
“그래. 참 이쁘지? 우리 은주도 저렇게 이뻐야 된다. 알았지?”
사람들은 배추를 갉아 먹는 배추애벌레는 해충이라고 미워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번데기를 거쳐 배추흰나비가 되면 그 나비를 가르키며 배추들의 꽃가루를 옮겨주는 이로운 곤충이라고 합니다.
배추애벌레와 배추흰나비는 동일한 개체이지만 그 곤충에 대한 가치는 너무나 상반됩니다. 왜 그럴까요? 그 가치는 오직 사람의 편의에 의한 구분일 따름입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모든 것을 구별합니다. 때로는 친구도, 때로는 이웃도 그렇게 구별합니다. 상대방은 언제나 같은 곳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말입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을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선물로 받아서 처음으로 읽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책장을 정리하던 중 우연히 책 사이에 꽂혀둔 그 책을 다시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오랜 시간이 지난 얼마 전, 그 책을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동화의 내용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데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의 감동은 너무나 달라 있었습니다.
책을 읽었을 때의 내 모습이, 그 때마다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인생은 이야기로 이루어졌다’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인생은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쁨과 슬픔, 행복과 어려움이 교차하는 수많은 세상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 수많은 어려움…
세상의 수많은 모진 풍파 속에서도 우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어려움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은 그 뒤엔 반드시 좋은 열매가 맺혀 있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지혜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오래 전 어머니의 무릎 자장가에서 들어왔던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꿈을 키운 것이 그 원동력이라 보여집니다.
비록 지금은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지혜의 꿈을 키울 수는 없습니다만 책 속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에 숨겨진 지혜와 통찰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이 책은 해냄 출판사의 도서 무료제공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