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경제 - 시대의 지성 13인이 탐욕의 시대를 고발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마이클 루이스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자본주의의 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았던 시장경제체제가 세계금융위기라는 엄청난 위기 속에 겨우겨우 위태로운 심지를 지켜왔다.





효율적인 자원의 배분이라는 기본 명제 속에 커져왔던 시장경제 원리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려는 것일까?

아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힘든 경제현상과 시대는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할까?





“지구는 모든 사람들의 필요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탐욕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치 못하다”고 했던 간디의 말처럼 우리의 탐욕이 일시적으로 우리를 병들게 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눈먼 자들의 경제’

이 책은 경제분야에 관한 책이나 경제원리를 논하는 책은 아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그리고 지금까지 그 힘의 위용을 떨치고 있는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발생되어왔던 시대적 상황과 사건들을 르포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따라서 첫 대면서부터 700페이지라는 엄청난 두께로 우리를 당황하게 했던 위용은, 책을 읽을 때는 그러한 생각이 선입견이었음을 어느새 깨닫게 해 준다.





이 책은 미국의 금융위기를 중심으로 금융위기 전후에 발생한 사건들의 현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라서 서브프라임모기지론에 대한 위기설이 한참 대두되었던 시절에 나온 경제에 관한 책보다는 좀더 넓고 큰 의미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점이 기존의 ‘세계 경제위기’에 관한 책과는 다른 점일 것이다.





거대한 위기 뒤에는 항상 음모론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사태 때에도 음모론은 있었다.

실제로 음모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사태들을 수습하는 과정 속에서 미연방은행이나 정부가 취하는 미흡한 태도는 음모론이 만들 충분한 요소와 가능성은 가득 했었다.

예를 들어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사건을 돌아보자.

2008년 10월 미국 의회는 긴급경제안정법을 통과시켰다. 그 법의 핵심은 신용경색이 심화되지 않기위해 구제금융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그 금액은 무려 7000억 달러에 달했다.

그 뒤로 3개월동안 재무부는 전국 8,000개 은행 중 296개 은행에 약 2390달러를 지원했다.

이 대상에는 대형은행, 중소형은행, 구제금융이 절실한 은행, 그렇지 않은 은행 등을 모두 포함했다. 다시 말해서 정부지원금이 전혀 필요없는 은행도 무조건 강제적으로 받은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재미있는 것은 이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한 신청서는 달랑 2쪽이었다는 것이다.

개인이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서도 많은 서류가 필요하다. 그런데 국민의 세금으로 구성된 국가의 공적자금을 받는 서류는 달랑 2쪽이라고?





돈은 꼬리표를 달수 없다.

따라서 그때 투입된 자금이 실제로 어디로 쓰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돈의 행선지는 알지만 그 돈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전혀 모른다.

정말로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사용되었을까?

오늘날까지도 자금의 행방을 추적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음모론이 실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나있다. 이것이 실제이던지 음모이던 간에 이 경제위기의 가장 큰 주범은 우리 속 깊숙히 숨겨져 있는 드러나지 않은 탐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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