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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물리학 - 일상과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힘
다구치 요시히로 지음, 오시연 옮김, 정광훈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평점 :

[해당 서평은 리앤프리 책 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쓸모있는 물리학』은 물리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에게 다시 ‘생각하는 힘’을 선사한다.
다구치 요시히로의 『쓸모있는 물리학』은 단순한 과학 입문서가 아니다.
이 책은 “공식을 외우는 공부”가 아닌, 세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사고를 훈련시킨다.
학교에서 물리를 배울 때 우리는 ‘세상은 이렇게 움직인다’는 식의 명제만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저자는 묻는다.
“정말 그렇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물리학은 ‘암기 과목’이 아니라 이유를 찾는 지성의 언어다.
좋은 요리사가 레시피를 외우지 않고 ‘왜 이렇게 조리해야 하는가’를 이해하듯,
우리는 자연의 법칙을 단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그 합리적인 도출 과정을 납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역학, 전자기학, 열역학, 파동,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등 익숙한 물리 개념들을 다루지만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저자는 각 법칙의 “탄생 배경”과 “그에 이르는 인간의 사유 과정”을 추적한다.
예를 들어, ‘포물선 운동’은 단순한 공의 궤적이 아니라 무기와 문명의 발전사와 연결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투석기, 중세의 캐터펄트, 그리고 현대의 포물선 궤도까지 하나의 공식이 인류의 생존 전략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물리학은 숫자의 학문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려 한 방식의 역사”임을 알게 된다.
중·고등학교 물리에서 배우는 대표적인 역학 개념으로 포물선 운동이 있다. 이 운동은 역사적으로 인류의 무기 발전사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무기와 역학은 불가분의 관계 (포물선 운동)

1) 포물선 운동
‘포물선’은 단순히 물체의 궤적이 아니라 중력의 영향 아래 운동이 그리는 자연스러운 경로를 뜻한다.
2) 역사적 배경: 무기의 탄생과 포물선 운동
인류 최초의 장거리 무기 중 하나는 투석기였다.
투석기는 가죽끈으로 만든 단순한 장치지만, 돌을 던질 때의 초기 속도와 발사각에 따라 궤적이 달라진다. → 즉, 포물선 운동의 원리를 본능적으로 활용한 무기였다.
성경 속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도 이 원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윗이 투석기로 던진 돌은 발사각과 중력의 조합으로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중석기 시대(기원전 1만 년경)에는 사냥용으로,
도시 문명이 발달한 뒤에는 성을 공격하는 공성용 투석기(캐터펄트)로 발전했다.
→ 보다 강력한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동물 힘줄의 탄성, 무게 반동 등 다양한 동력원을 사용했지만, 여전히 궤도 제어의 핵심은 포물선 운동 법칙이었다.
3) 과학적 원리: 포물선 운동의 핵심
물체가 공중에 던져졌을 때, 공기 저항이 거의 없다면 궤적은 포물선을 그린다.
포물선 운동의 핵심은 수평 방향으로는 등속도 운동을, 연직 방향으로는 아래쪽으로는 등가속도 운동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다.
● 수평 방향: 등속도 운동 (속도 일정)
● 연직 방향: 등가속도 운동 (중력가속도 작용)
● 두 운동은 서로 독립적이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인류 최초의 장거리 무기 중 하나였던 투석기는 포물선 운동의 원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무기였다. 인류가 달까지 진출한 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정밀 유도 무기 등의 등장으로 이러한 포물선 운동의 한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의 무기는 완전히 포물선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않다.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포물선 운동을 따르는 비행체들이 점차 사라져 결국 스포츠 경기에서만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겠다. 그러나 그 때까지 포물선 운동의 원리는 인류 무기에 매우 유효한 자연의 법칙 중에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