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얼굴 없는 검사들 - 수사도 구속도 기소도 제멋대로인 검찰의 실체를 추적하다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9월
평점 :

검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변호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법을 잘 모르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피부로 느끼는 검사과 변호사의 역할은 "검사은 공격수, 변호사는 수비수"정도로 생각했다. 검사는 법으로 죄를 묻고, 변호사는 법으로 피의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형사사건의 경우 국가에서는 국선변호인 제도를 운영하여 피의자를 돕는데 이것도 법률적 지식으로 강력히 무장된 검사의 공격에 대비하여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법률적 서비스정도라고 얼핏 생각했다.
그런데 법에서 말하는 검사의 역할은 나의 생각보다 많이 달랐다.
●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각 호의 직무와 권한이 있다.(검찰청법 제4조1항)
●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검찰청법 제4조3항)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다.
검사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다.라는 것이 법이 말하는 검사의 직무다.
법에 의하면 검찰이 존재하는 이유는 첫째 시민들의 인권 보호, 둘재는 정치 권력으로부터 분리이다. 이 두 핵심을 가장 잘 담은 표현은 “공익의 대표자”다.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역할이 변질되지 않도록 검찰은 사법부에 버금가는 독립성을 부여받고 있어 준사업기관으로 불린다.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라니...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 이유는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검찰의 흑역사를 신문지상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에서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법에 의하면 검사는 단순한 공격자가 아닌 공익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다. 따라서 수사 과정 중 발견한 단서가 있다면 검찰이 아닌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라도 모두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형사사건을 보면 검사가 유불리를 떠나 수사 중에 발견한 증거를 제시하기는 커녕 증거를 조작한 사례가 있다는 점, 그것도 최근 10년 이내의 사례도 있다는 점은 다시 한번 큰충격을 안겨주었다.
그 유명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검찰은 2013년 당시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유우성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공소 제기한다. 그러나 1심에서 유우성이 무죄를 선고받자 공소 유지를 위해 위조된 출입경기록(중국과 북한을 왕래한 기록)을 법원에 제출한다. 그러나 검찰의 증거 조작이 밝혀져 또 한 번 무죄가 선고되었고, 이에 검찰은 유우성이 4년 전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다시 들고 와 공소 제기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하는 확정판결을 선고했다.
이 사건만 놓고 보면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검찰청법 제4조3항)"라는 검사의 직무에 관한 법률은 사문화된 조항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해당 사건이 소수의 검사 잘못이라면 좋겠지만, 검찰이라는 강력한 공권력 조직을 바라 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과연 오늘날의 검사들이 법대로 국민의 봉사자 역할을 제대로 충실히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검수완박, 검경수사권 조정 등등 나와 별로 상관없다고 느껴졌던 많은 사건들이 왜 필요한지... 검찰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왜 필요한지...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