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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 구글 검색부터 유튜브 추천, 파파고 번역과 내비게이션까지 일상을 움직이는 인공지능 이해하기 ㅣ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박상길 지음, 정진호 그림 / 반니 / 202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알파고가 이세돌을 바둑으로 이겼던 경기는 당시의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인공지능은 아직도 멀고먼 이야기인 줄 알았던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쇼크였다. 인공지능이 사람들을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와 우려 가운데서도 인공지능은 네비게이션으로, 번역기로, 스마트 스피커로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파파고로 더욱 유명한 번역 인공지능. 컴퓨터는 어떻게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번역할 수 있을까?
기계언어에 대하여...
1949년 기계번역이란 용어가 등장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컴퓨터가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해 낸다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지금에서는 너무 당연한 단어이지만 당시에는 정말 파격적 새로운 단어였다. 상상, 그리고 그것을 규정짓는 단어는 새로운 발명을 만드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1950년대부터는 MIT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기계번역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번역은 규칙 기반의 기계번역 체계를 사용했다. 규칙 기반의 체계는 언어 학자들이 번역할 대상의 언어를 분석하여 그것을 일일이 정의한 규칙을 수십 년간 세우고 컴퓨터는 이를 하나하나 적용하여 번역하는 체계였다. 이 번역체계는 한계가 있었다. 규칙을 아무리 세워도 언어의 무궁무진한 변화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했다. 예를 들면 굉장히라는 의미로 쓰이는 ‘개~’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얼마나 많은 새로운 단어들이 생겨났는지를 떠올려본다면 규칙 기반 번역체계의 한계를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부터는 예시 기반 기계번역 체계를 사용하게 된다. 이 방식은 이전과는 달리, 사람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문장 전체의 맥락을 살펴보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점이다. 규칙이 아닌 전체 의미를 ‘유추’해 내는 것으로 수많은 문장을 분석해 어떤 단어가 어떤 의미로 번역되었는지 확률을 계산하고 그 높은 확률을 근거로 의미를 조합해 번역을 완성하는 체계이다.
2010년대부터는 신경망 기반 기계번역 체계가 사용된다. 이는 단어를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장을 하나의 단어처럼 통째로 번역해서 훨씬 더 자연스러운 번역을 하는 것으로 과거부터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가 확보되면서 가능해 졌다. 이 체계는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를 찾아 그것을 강조하는 원리를 사용한다. 이 원리를 사용함으로써 문장 안에서 거리가 먼 단어의 관계를 좀 더 심도있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성경을 보면 바벨탑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는 인간의 말은 하나였는데, 사람들이 천국에 닿기 위해 높은 탑을 쌓기 시작했고, 그 오만함에 분노한 하나님이 인간의 말을 여럿으로 나누어 사람들을 이 땅 여기저기에 흩어버렸다는 이야기다.
기계번역이라는 용어가 나온지 7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과연, 인간의 기술은 신이 내린 저주를 풀 수 있을까? 미래에는 컴퓨터가 사람들의 말을 자동으로 번역해 주기 때문에 더이상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 주장하며 영어공부를 등한시했던 학창시절 친구의 말은 언제가 되면 현실이 될까? 사뭇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