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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평점 :
겉표지에 있는 책소개를 보면서 뇌과학을 통한 설득의 법칙에 관한 책인지 싶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설득의 법칙보다는 뇌과학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뇌과학을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이를 이용하여 마케팅이나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응용 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그것보다는 기억력 향상과 학습법에 대한 초점이 더 컸다.
그래서 책의 내용에 대해 실망했냐고?
아니... 오히려 더 좋았다.
기억력 향상과 학습법에 관한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여러번 읽는 것보다 책 안에 있는 실험들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뇌과학에 관한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그것을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다는 것은 사진 속의 음식을 보면서 음식의 맛을 평론하는 것과 같다.
청크와 인터리빙
청크와 인터리빙에 관한 내용을 잠시 살펴본다.
만약 내가 큰 시합을 앞두고 훈련 중인 테니스 선수라고 상상해 보자.
훈련 목표는 포핸드, 백핸드, 발리 샷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이다.
문제는 허락된 테니스 코스의 사용시간이 1시간이라는 것과 이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테니스 머신(500원 넣고 사용하는 야구 배팅머신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의 공의 개수가 90개라는 것이다.
시합을 가장 잘 대비할 수 있는 훈련방법을 옵션A와 옵셥B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것일까???
옵션A : 30개 포핸드 → 30개 백핸드 → 30개 발리샷의 순서.
옵션B : 10개 포핸드 → 10개 백핸드 → 10개 발리샷.
그리고 다시 10개 포핸드 → 10개 백핸드 → 10개 발리샷.
그리고 다시 10개 포핸드 → 10개 백핸드 → 10개 발리샷.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두 각각 포핸드 30개, 백핸드 30개, 발리 샷 30개의 훈련을 하기 때문에 옵션이 동일하다고 직관적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결론은 그렇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 옵션 중에서 B의 경우가 시합에 더 강한 연습결과를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이유는 청크에 달려있었다.
"30개 포핸드 → 30개 백핸드 → 30개 발리샷"의 순서로 테니스 훈련을 꾸준히 했다면 그것은 이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강력한 ‘청크’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청크(chunk)는 '덩어리, 상당한 양, 덩어리로 나누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머릿속에서 어떤 것을 1개의 덩어리로 취급하는 이유는 에너지의 효율성을 위해서다.
따라서 테니스 시합에서 "포핸드 x 3회", "백핸드 x 3회", "발리 x 3회"의 순서와 같이 테니스공이 온다면 청크화된 연습으로 인해 에너지를 가장 적게 사용하면서 이를 잘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순서가 바뀌면, 뇌는 청크의 과정을 깨부셔야 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함과 동시에 예측불가능하게 온 공을 다뤄야 한다. 이로인해 머리는 더욱 복잡해지고 몸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터리빙이 있어야 한다.
옵션B와 같이 중간 중간에 다른 과정을 넣음으로써 무작위성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토익 공부에 적용해 보자.
일반적으로 우리는 목차에 따라서 파트별로 강의를 듣고, 이해하고, 예제 문제를 푼다. 그리고 마지막에 모의고사를 치른다.
그런데 모의고사를 치루다 보면... 분명히 알고 있는 문제같은데 막상 모의고사를 치룰 때는 헷갈려서 틀리는 문제를 자주 접하게 된다.
결국 성적은 곤두박질...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파트별로 공부했던 것이 청크가 되어서 굳어졌기 때문에, 파트가 서로 섞여 나오는 토익문제에 뇌가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명사 파트라는 범위에서 문제를 풀 때는 뇌는 명사 파트에서 답을 찾는 훈련이 청크화되어 빨리 답을 찾게 되는데.. 명사, 동사, 분사 등이 섞여 나오는 범위에서는 이런 청크가 오히려 답을 찾는데 방해를 하는 것이다.
해결방법은???
인터리빙을 해야 한다.
토익의 인터리빙 방법은 사실 별것 없다. 이미 인터리빙이 되어 있는 모의고사를 많이 풀면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실전연습은 인터리빙 효과를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