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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 막차의 신, 두 번째 이야기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2월
평점 :
오래 간만에 소설책을 꺼내 읽었다.
제목은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일본 소설이며, ‘막차의 신’을 쓴 ‘아가와 다이주’의 소설이다.
이 책은 도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었다.
제1화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제2화 스탠 바이 미
제3화 초보자 환영, 경력 불문
제4화 막차의 여왕
제5화 밤의 가족
사실,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라는 제목이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 몰라서 한참 헤맸다.
"첫차는 새벽에 출발하는데 오후 5시 이후와는 안 맞잖아?"
"제목을 잘못 정한 것 아냐???"
"설마 그럴리는 없지, 그렇다면 무슨 뜻일까??? "
제목을 이해 못한 채 읽다가 며칠을 지난 후 겨우 제목의 뜻을 이해했다.
애프터 파이프, 문자 그대로의 뜻은 5시 이후를 말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보통 5시쯤 업무가 끝난다고 하는데, 여기서 애프터 파이브란 업무종료 후의 시간을 뜻한다. 그 밖에 개인적인 시간, 자신을 정비하는 시간 등의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밤에 일하는 야간 근로자에게 첫차는 어떤 의미일까?
새벽 첫 차는 아마도 자신의 업무가 끝났다는 알람이자 달콤한 휴식을 보장하는 휴식의 전령자와 같다.
밤 근무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밤에 일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지 잠든 밤에 일하는 것은 야간에 근무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절박하거나 밤에 일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일 것이다.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에는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자기만의 꿈과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5가지 짧지만 잔잔한 에피소드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인이 되신 노회찬 의원의 6411번 버스 연설이 불연듯 기억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회찬 의원은 2012년 진보정의당 출범 당시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6411번 버스 연설을 했다.
당시의 연설을 간략하게 이야기 하자면...
" 매일 새벽 6411번 버스를 타고 아주머니들이 직장인이 있는 강남의 빌딩에 출근을 하지만, 이들은 한 달에 85만원을 받는 '투명인간'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의 고단한 삶에 우리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삶이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주머니들이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6411번 버스를 타듯, 버스 번호와 시간만 다를 뿐 우리도 매일 매일 그와 같은 버스를 타고 있다. 비주류세계에서 주류 세계를 동경하며 나가지만 항상 그 시도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것에 실망하기 보단,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결해 가며 밝아오는 여명을 기다리는 모습 속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