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흐름이 보이는 회계 이야기 - 회계의 탄생부터 이론, 재무제표 속 회계용어를 한 권으로 읽는다
구상수 지음 / 길벗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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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는 기업의 언어라고 한다. 


     회계를 알아야 기업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회계에는 참으로 어려운 용어들이 많다.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많은 개념체계와 이론들로 인해, 선뜩 배우기가 쉽지 않은 학문이다.




     회계에 관한 수많은 이론과 개념체계, 이것들은 도대체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발생한 것일까?






     '돈의 흐름이 보이는 회계 이야기'를 통해 하나하나 알아보자. 








     오늘날 우리가 쉽게 받아보는 재무제표는 기업은 계속되며, 예상 가능한 기간 동안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작성된 보고서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회계개념이나 제도는 오랜 역사적 산물에서 파생된 것이 매우 많은데, '계속 기업의 가정'이라는 개념도 그 중에 하나이다. 






'계속기업'의 개념은 '신대륙 항해'에서 시작되었다. 



     1595년 네덜란드가 동인도항로를 개척하고 1599년 가을 런던시장에서는 후추 값이 폭등하였다. 가격 폭등의 배후에는 향료 무역을 독점한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있었다. 이에 분노한 상인들은 영국 여왕에게 회사 설립을 위한 허가와 동방무역의 독점권을 요구한다. 


     1600년 12월, 영국이 동인도회사를 설립하자 이 위협에 대항하고자 네덜란드도 1602년 3월 동인도회사를 설립한다. 


     신대륙의 발견으로 무역을 통한 이익을 얻고자 영국과 네덜란드에 각각 동인도회사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무역전쟁의 서막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영국이 네덜란드보다 1년이나 빨리 동인도회사를 설립했으나 그 주도권을 네덜란드에 빼앗기고 말았다는 점이다.


     영국의 동인도회사와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어떤 점이 어떻게 달랐길래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 








여기서 잠깐... 

후추 값의 폭등이 그렇게 위협적이었을까???




     오늘날에는 세계 어디서나 후추를 매우 손쉽고 값싸게 구입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로마제국에서는 후추 1그램과 황금 1그램을 바꿀만큼 귀한 향신료였다. 




     값비싼 후추에 대한 기록은 우리나라 조선시대  유성룡이 쓴 '징비록'이란 책에도 볼 수 있다. 1586년 조선에 사신으로 온 '야스히로'라는 인물이 조선의 기강을 살펴보기 위해 축하연에서 일부러 후추(한자어로 호초) 한줌을 바닥에 뿌렸는데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주우려고 축하연이 난장판이 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야스히로가 한양에 도착하자 예조판서가 다시 잔치를 베풀어 맞았다. 

술이 취한 야스히로가 호초(후추)를 한 주먹 꺼내더니 자리에 뿌렸다. 

그러자 기생들과 악사들이 달려들어 호초를 줍느라 잔칫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었다. 


출처 : 징비록 / 서해문집 출판사






     사실 고대부터 후추가 이렇게 비싼 향신료는 아니었다고 한다.  후추의 원산지는 인도로 기원전 4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라비아 상인들을 통해 전세계로 후추가 퍼지는데... 이때 강한 중독성을 가진 향으로 인해 수요가 계속 올라가면서 당시의 가격(후추1g = 금 1g)까지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때론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된 후추는 높은 가격 안정성으로 중세 유럽에서는 금보다 선호되는 안전자산이었다고 하니, 후추의 가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영국의 동인도회사는 신대륙 무역에 있어 전통적인 방법을 취했는데, 신대륙 항해를 떠날 때마다 자금을 모으고 다시 돌아와서는 회사를 청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새로운 항해를 떠날 때 마다 새로운 선주들을 모집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왜냐하면 한번 선박에 투자를 하면 투자한 선적이 다시 항구로 돌아오기까지 투자금을 회수 할 방법이 없었기에 신대륙 항해에 관한 투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뿐만 아니라 내 수중의 현금 회전율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의 투자상품 투자였던 것이다.  따라서 신대륙 항해에 관한 투자에는 모두가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회사가 영구히 존재한다는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영국의 회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주식회사)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선주(주주)들은 회사로부터 수식을 분배받거나, 심지어는 신대륙 항해에서 배가 돌아오기 전에 회사 주식을 제3자에게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발달은 최초의 증권회사와 주식회사를 모두 네덜란드에서 만들어 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영국의 동인도회사는 한 번이라도 항해에서 실패하면 투자한 사람들은 모두 파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영구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항해에 실패를 하더라도 다른 항해에서 번 돈으로 배당을 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회사가 영구히 존재하면서 경영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보는 것을 회계에서는 계속기업이라고 한다.




     "계속기업의 개념"은 동인도회사를 통한 무역싸움에서 초기의  기세를 잡는 큰 차이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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