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어를 가르치는 시골 약사입니다
김형국 지음 / 토네이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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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 마을에 영어 도사들이 모여 있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사교육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한 시골 동네 아이들은 어떻게 엄청난 영어실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 그 무성한 소문은 tvN <리틀빅히어로>를 통해 그 비법이 드러났다. 소문의 중심에는 김형국 선생님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의 본업은 약사였다.
 

약사인 김형국 선생님께서는 왜 자신의 본업인 약국 운영에만 몰두하지 않고 시골 동네의 어린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을까? 그것은 자신이 받았던 수많은 교육 기회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자 했던 순수한 이타심이 그 동기였다.
 

 

그도 처음엔 평범한 영어 실력을 가진 대한민국의 중년이었다.
그는 1996년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아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이민을 결심했다.
캐나다라는 머나먼 타국에서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온갖 고민 끝에 그는 한의학을 공부하고 면허증을 따기로 결심 했다.
하지만 불혹을 넘긴 나이에 타국에서 공부 하며, 생활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영어였다. 현지인이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느 날 대학 입학 허가를 받기 위해 토플 시험을 보았더니 문법은 만점인데 반해 듣기 점수는 반타작 수준에 그쳤다. 역시 듣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비록 대학에는 입학했지만 토론이나 자기의견을 말하는 시간만 시작되면 김형국 선생님은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
 

미소로 말을 대신하는 과묵한 동양인 신사.” , 이런 시간에 침묵은 금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토플 시험에서 문법파트는 거의 만점을 받은 실력자 이지만 왜 거의 듣지를 못했을까?
영어가 한국어와 다른 것은 단지 어순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어와 한국어는 소리 내는 발성법이 달랐다.
영어는 강세 박자의 언어로서 소리의 고저, 강약, 리듬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한국어는 음절 박자 언어로의 높낮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에 영어를 잘 듣고 제대로 말하기 위해서는 의성어식 발성이 우선되어야 한 것이다. 강세와 리듬, 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야 들을 수 있다.
우리말 중 강세와 리듬을 익히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와 고민이 의성어식 발성법에 대한 연구의 출발이었다.
 

포탄이 터졌다포탄이 쾅! 터졌다라고 말할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 , , 등의 의성어를 이용한 발성이 영어 소리를 알아듣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영어 문장에 적용해 듣기와 말하기를 연습해 갔다. 그러자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인들의 말이 또렷하게 들렸다.
의성어식 발성법이 완성된 것이다.
 

그 후 다시 한국에 돌아온 김형국 선생님은 자신이 깨달은 공부법을 영어로 인한 두려움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전수해 주었는데, 이것이 시골 동네에 영어 도사가 잔뜩 생긴 원인이 된 것이다.
 

평범한 의사는 몸을 고치지만 특별한 의사는 마음의 병을 고친다고 했다.
아이들의 육체를 고치기 위한 처방 전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처방 전을 쓰는 김형국 선생님이야 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선생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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