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 소설 = 무협지'라는 편협한 생각 때문인지 미스터리 장르를 선호하는 성향 탓인지 아무튼 일본 소설은 국내 소설만큼 익숙한 편이지만 중국 소설은 아주 가끔 읽게 되는 편이다. 자주 접하지 않는 분위기라 몰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얽히고설킨 가족의 평범하지 않은 일대기를 다룬 무겁지 않은 역사소설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이번에 읽게 된 원청은 -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인 - 버퍼링 없이 바로 본론에 몰입할 수 있는 책이었다.

청나라가 저물고 중화민국이 시작되는 대격변기를 배경으로 애절한 사랑이라고 하기엔 한없이 절제된 남녀 간의 사랑과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부모의 사랑 그리고 고난 속에서 가족이 되어가는 이들의 무한한 신뢰의 역사를 잃어버린 도시 원청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 린샹푸의 파란만장한 삶을 중심으로 펼쳐낸다. 난세를 배경으로 하지만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위화적인 평범한, 보통의 운명은 살아내기 위해 고난을 감내하는 이들의 험난한 삶이 위화적인 순간이 되어, 역사를 만들어 간다.

엄동설한 젖먹이 아이와 함께 시진에 나타난 북쪽에서 온 남자 린샹푸.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집의 문을 두드리며, 딸아이 젖동냥을 이어가고 있다. 젖먹이를 두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여인을 찾기 위해 엄동설한도 마다하지 않고 젖먹이와 함께 낯선 도시를 헤매고 있다. 백여 집의 젖동냥으로 삶을 얻었다는 의미의 이름을 얻게 된 린바이자, 숨겨두지 않고 민낯을 드러낸 린샹푸 부녀의 사연이 묵직한 슬픔을 만들어낸다.

딸을 위해 원청을 찾아 헤매던 린샹푸는 찾을 수 없는 곳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것을 돌연 깨닫고,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시진에 정착하기에 이른다. 대격변기의 시대적 배경을 알리듯 도적떼 토비들에게 유린당하는 선량한 사람들과 그럼에도 꿋꿋하게 가족을 지키고 삶을 터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이들의 삶이 고통스럽게 이어진다.

다섯 살에 아버지를 잃고, 열아홉 살에 어머니마저 잃고 혼자 남은 린샹푸가 어렵게 받아들인 여인 샤오메이마져 아이를 남겨두고 떠났을 때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위해 원청을 찾아 나서는 용기와 그럼에도 마지막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또 하나의 진심 그리고 끔찍한 전쟁 속에서 가족을 잃고도, 불구가 되어서도 살아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많은 이들의 용기가 맞닿아 평범한 이들이 만들어내는 역사의 숭고함을 그려낸다.

"구이민이 편지에 관해 묻자 톈얼이 가슴 앞 호주머니에서 린샹푸의 편지를 꺼내 건넸다. 편지를 펼쳐 보니 간단한 두 마디가 전부였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니 데리러 오라는 거였다. 구이민은 마지막 줄이 까맣게 덧칠된 걸 보고 창밖의 햇살에 편지를 비춰 보았다. 어렴풋하게 '나뭇잎은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가고 사람은 죽으면 고향으로 돌아간다'라는 구절이 보여 구이민은 눈가가 촉촉해졌다." (p.396)

더불어, 말미를 장식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는 본편의 원청과는 다른 분위기의 애절함을 자아낸다. 지척에 두고도 끝끝내 해후하지 못했던 린샹푸와 샤오메이의 인연과 아이를 잊지 못했던 모정의 애절함이 눈물겹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원청_잃어버린도시#위화#문현선#푸른숲#중화민국#대격변기#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이 아닌 뉴스 2 - 특종을 보도합니다
뉴럭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편 침묵하는 목격자에서 이어진 2편 특종을 보도합니다로 이어진 오아뉴! 구설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침묵하는 목격자가 되어 눈을 감고 모른척했던 살인 현장은 마치 그녀를 살인범으로 목표하고 있는 것처럼 그녀를 향하고 있다. 심지어 오랜 시간 공들이고 있던 또 다른 사건과의 연결고리가 나타나기까지! 우연을 가장하고 있는 작은 단서들은 모두가 하나인 것처럼 그녀를 향한다.

급기야 어둠의 경로로 그녀를 돕던 조력자 지저스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이 모든 것들이 그녀를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가 놓치고 있는 진실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포기하고 싶을만큼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순간 다시금 나타나는 단서는 그녀의 멱살을 잡아당겨 진실을 파헤쳐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부모의 무관심으로부터 시작된 비틀어진 욕망과 비틀어진 자식의 욕만을 감추기에만 급급한 부정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또 한 사람의 검은 욕망,,,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면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독종 기자 서정원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주변인들이 이어진 거대한 사건이 흥미롭게 이어진다.

전형적인 웹소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두건으로 구성된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가독성이 끝내준다!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이 없지않지만, 영상화해도 꽤나 흥미로울 스토리였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오늘이아닌뉴스 #네이버지최공미스터리대상 #웹툰원작 #영상화계약확정 #미스터리 #추리 #신간도서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이 아닌 뉴스 1 - 침묵하는 목격자
뉴럭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분전환용으로 웹 소설 읽기를 즐기는 편이다. 어렵게 글 쓰시는 웹 소설 작가님들께서 분노하실지도 모르지만 영혼을 비우고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읽기 좋은 장르에 웹 소설만 한 게 없다. 가독성, 속도감 끝내주고 살짝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소재까지~ 가성비, 가심비 모두 만족시키는 아이템이라 하겠다. 단 하나의 단점이라면 연재 주기를 고려한 아침드라마 수준의 끊기 신공이니, 단행본은 웹 소설 단 하나의 단점을 완벽히 커버한다. ^^;;

애정 하는 네이버 웹 소설 지상 최대 공모전 미스터리 대상에 빛나는 '오늘이 아닌 뉴스' 웹 소설만으로도 기본적인 재미는 장착하고 있을 텐데 공모전 대상까지~ 페이지터너가 예상되는 책이로구나! 살짝 어디서 본듯한 스토리 - 김남주 주연 드라마 미스티가 확 떠오른다 - 긴 하지만 흥미로운 소재와 빠른 전개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에 부스터를 달아준다. 타임킬링용으로 최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특종 기자 서정원! 아이템을 잡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끝까지 파헤쳐 진실을 밝힌다. 단연코 화제성, 스타성, 신뢰도에 그녀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 그리고 완벽한 그녀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두 사람이 있으니 외모, 재력, 성격까지 완벽한 남편 우재와 그녀를 돕는 조력자 지저스가 그들이다.

오늘도 여전히 특종을 쫓아 몸을 사리지 않고 취재에 열중하던 정원은 우연히 유명 정치인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 살인사건의 최초 목격자가 된다. 무리한 취재와 유명세를 위한 살인의 방조자일지도 모른다는 묻지마 악플에 시달리던 끝에 트라우마를 얻게 되고,,, 운명의 장난처럼 곧이어 또 다른 살인사건을 목격하지만 직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그녀는 자신이 목격한 사건을 함구하는데,,,

연달아 이어지는 사건으로 말미암아 자신만으로 소신으로 세상과 단단하게 맞서고 있던 정원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는 그녀에게 불어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태연하게 비리를 저지르고, 범죄를 일으키는 파렴치한 이들의 멱살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이 아닌 뉴스, 오아뉴 서정원의 활약은 2편으로 이어진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오늘이아닌뉴스 #네이버지최공미스터리대상 #웹툰원작 #영상화계약확정 #미스터리 #추리 #신간도서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워리, 비 벨리 - 귀여운 관종 벨리곰의 햅삐한 일상 해시태그
벨리곰 지음 / 마시멜로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20cm! 400kg! 애교 부리기, 놀래키기를 취미로 갖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신체 사이즈를 가진 벨리곰,,, 마성의 매력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캐릭터다. 친근한 곰돌이 인형이지만, 눈길을 확 잡아끄는 사이즈 덕분에 아이들보다는 어른이들이 더 좋아하는 마성의 캐릭터다. 분홍분홍한 귀여운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유령의 집 출생이다. 유령의 집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와 어마무시한 먹성 덕분에 유령의 집에서 쫓겨나고 밸리랜드를 만드는 꿈을 꾸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운영 중인 핫한 친구다.

귀여운 관종 밸리곰의 핫한 일상 해시태그를 담은 다이어리북이 출간됐다!! 가방에 넣고 다니기 딱 좋은 사이즈에, 조금 굴러다녀도 망가지지 않을 수 있는 하드커버까지!! 아놔~ 아줌마의 소녀감성을 다시 깨우는 아이템이다~ ♡♡♡

'꿈은 없지만 행복한 밸리곰의 특별한 일상 대공개!' 행복한데 그까짓 꿈 좀 없으면 어떻고, 걱정은 넣어두고 일단 치킨을 먹자는 귀여운 제안이 연말이라 살짝 무거워졌던 마음을 솜사탕처럼 폭신폭신하게 만든다. 다이어리 북이니 월간, 주간 스케줄러로 사용할 수 있는 구성은 물론이고 사이사이 숨겨진 밸리곰의 재기 발랄한 인증샷들이 말랑말랑한 기분을 한껏 올려준다. 끼야아아아~ 너무 귀여워!!

다이어리북답게 연초를 상큼하게 스타트하기 위한 카워드 '시작'을 선두로 사랑, 설렘, 행복, 웃음, 열정, 위로, 힐링, 여유, 선물, 자존감, 칭찬까지 매월 새로운 키워드와 함께 일상을 채워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주간 플래너는 밸리곰이 던지는 상큼한 질문까지 담고 있어서 색다른 기분으로 다이어리를 채워갈 수 있을 것 같다.

Don't worry, be happy!
Don't worry, be BELLY!
밸리곰의 365일 간의 행복 찾기 여정이 시작된다!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찰떡같은 문장이다~ 엉뚱 발랄한 밸리곰과 함께, 걱정하지말고 행복하자~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돈워리비벨리#벨리곰#마시멜로출판사#그림에세이#캐릭터에세이#다이어리에세이#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미호 식당 4 : 구미호 카페 특서 청소년문학 30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현숙 작가님의 구미호 식당 시리즈는 청소년 문학 장르이지만 신간이 발간될 때마다 선택하게 되는 책이다. 책의 장르에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구미호 식당 시리즈는 읽을 때마다 어릴 적 동화를 읽은 것처럼 영혼이 조금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이승에서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기 위해 머무는 49일을 그린 서호의 구미호 식당을 시작으로 스스로 삶을 저버린 이들의 사연을 만났던 저세상 오디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음 생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랑을 만났던 만호의 약속 식당까지 지금까지 만났던 구미호 식당 시리즈를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잔뜩 날을 새우고 고슴도치처럼 버티는 어른들에게 잠시나마 사랑하는 이들과의 시간을 되짚어 보게 한다.

지금까지의 구미호 식당은 죽은 이들이 이승에서의 인연을 마무리하기 위한 여행이었다면, 구미호 카페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이들의 시간을 빌어 마음속 이야기를 전한다. 그래서인지 어스름한 저녁 하늘에 떠 있던 초승달이 어느 틈에 보름달이 되어 한낮을 밝히고 있다.

보름달이 뜬 어느 날, 낯선 이에게 건네받은 전단지와 함께 구미호 카페를 찾은 성우. 의뭉스러운 구미호 카페 종업원들은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 성우에게 대답은 고사하고, 그들이 판매를 의뢰받은 죽은 사람의 물건을 사지 않으면 카페의 비밀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구미호 카페가 궁금하다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것을 권한다.

죽은 이의 물건을 구매한다면 그들의 시간을 빌어 정해진 시간 동안, 잠깐이지만 간절히 원했던 삶을 살아 볼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 망설이기만 하던 성우는 짝사랑하던 지레가 구미호 카페에서 털장갑을 구입하는 것을 보고- 지레를 돕기 위해 - 카페 주인 심호와의 거래를 통해 성우의 눈길을 끌던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그 댓가로 죽은의 시간 18일을 얻게 된다. 간절하게 원하던 '돈'이 있는 삶을 살수 있는 18일이라는 시간을 얻었지만 수수께끼 같은 시간은 덧없이 흐르기만 하고 급기야 스스로가 원했던 삶인지조차 알 수 없다,,,

서로 다른 삶을, 시간을 꿈꾸며 구미호 카페를 찾은 이들은 죽은 이의 시간을 잠시 빌어 자신이 스스로 원했던 시간을 찾아간다. 성우가 다이어리속 죽은 이의 시간을 통해 진심으로 원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지레의 마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남에게 빌려온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소중한 추억을 깨닫게 된다.

""나는 있잖아, 성우야. 지금과 같은 이런 시간이 오래오래 계속되었으면 좋겠어. 어느 날 갑자기 무 자르듯 뚝 끊어지지 않고. 며칠 지나고 무가 잘리듯 이런 시간이 잘려 나가지는 않겠지?" 지레가 말했다. 내가 지금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바로 그거다. 특이사항의 날짜가 지나고 지금과 같은 시간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면 어쩌지? 방금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p.125)

책을 읽다 문득, 내 마음을 숨길 수 있는 낮달이 뜬 어는 날, 내 앞에도 구미호 카페의 전단을 나눠주는 사람이 나타났으면하고 상상해본다. 나는 어떤 이의 시간을 빌어, 나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 다른 이의 시간이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이의 시간을 탐내는 탐욕스러운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ㅋㅋㅋ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특별한서재 #구미호식당 #구미호카페 #소원 #마법 #짝사랑 #청소년소설 #삶 #시간 #책과콩나무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