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가고싶다 - 빡센 사회생활 버티기와 행복 찾기 노하우
이동애.이동희 지음 / 말하는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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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차이로 MBC에 기자로, PD로 입사한 쌍둥이 자매 이동애, 이동희 는 그 어느곳 보다 치열한 방송국에서 각자의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송이라는 특수성은 결과값이 승패를 좌우하는 곳이 아니던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쫓다보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여기는 어디인지 번아웃이 오게 마련이다.


#집에가고싶다 #이동애 #이동희 #말하는나무


저자가 일터에서 겪은 것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이라면 아마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출근하면서 퇴근하고 싶고, 휴일만 기다리고, 사내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이것이 진짜 내 직업인가라는 질문까지 닿게 된다. 그럴때 어떻게 할 것인가! 포기하고 그만 둘 것인가 혹은 전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계속 이어갈 것인가를 이들은 진지하게 고민했고 질문했다.


❝일요일에 다음 날 출근이 두려워지는 월요병처럼

회사에서 수시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심지어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이 이상한 ‘집에 가고 싶다 증후군’.❞


‘집에 가고 싶다’라는 문장에 담긴 감정에는 과도한 사회적 압력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인 동시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회피’에 의존하는 대처 방식의 표현이 담겨 있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집’을 찾아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퇴근 시간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며, 또 누군가는 점심시간의 짧은 탈출을 꿈꾸고, 혹은 깊은 밤 이불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지켜내려 애쓴다. 이 모든 순간이 단지 현실 도피가 아닌 자아를 지키기 위한 은밀한 저항이다.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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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시간 가계부 쓰기였는데 소모적인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함을 알게 되었다는 부분이다. 삶의 풍성함은 사라지고 인생의 기록지는 짧아졌다고. 나이가 들어서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생각했는데, 매 순간 그 경험을 흠뻑 즐기거나 느끼지 않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했다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다. 나역시도 요즘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만 생각했고, 여러 가지 일들을 벌여놓고 무엇 하나 집중하지 못했었다. 집중하지 못하니 만족감도 성취감도 떨어지고 애먼 시간 탓만 했었다. 진짜 집중하는 시간,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오롯이 그것을 바라보며 집중하는 나의 시간을 가져야 함을 깨닫는다.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다. 주변을 정리해서 분주함을 줄이고 집중하자.


선택되어진 일이 아닌 내가 선택권을 가진 일을 주도적으로 함으로써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이 하루에 10분, 20분이라도. 멈춰서서 나를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직장인이 좌절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방법이라고.


현실도피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현실을 도피하리라. 그러나 현실은 도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가혹하게 덤벼들 뿐. 이 책은 그런 현실에서 나를 지키면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지침서다. 너무 애쓰지 말자, 할 수 있는 만큼, 덜 바쁘게 나를 위해 긴 호흡으로, 나만의 오두막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살아내야 하지 않는가.


*이키다서평단을 통해 말하는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kida_library

@the_sapienttree


회사 인간으로서 가슴에 품어야 할 것은 사직서가 아니라, 내 인생의 가치 있는 일을 찾아가는 추구미다. 나만의 ‘빵 굽는 시간’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다.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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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하다 앤솔러지 5
김경욱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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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다. 어떤 이야기들은. 언젠가는 말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다. 서로에게 아직 남아 있는 이야기가 있고 어쩌면 앞으로 더 생길지 몰랐다.❞p.190


열린책들 하다 앤솔러지 다섯 번째 주제는 ‘안다’이다. Hug의 의미를 다섯 작가님의 다섯 가지 색깔로 풀어낸 이야기들은 우리가 안아주고 품어야 할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책속에 다양한 이들은 안아줘야 할 때를 놓치고 못 안아줬거나 따듯한 포옹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느끼고, 힘든 시간을 서로 토닥이는 것으로 위로를 주고 받기도 한다. 지금도 안아주지 못하고 놓쳐버린 시간들을 후회하는 내게 이 책의 의미는 남달랐다.


#열린책들하다앤솔러지5

#안다 #김경욱 #심윤경 #전성태 #정이현 #조성란 #열린책들


누군가의 따스한 포옹이 오랜 기억으로 남았던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에서 화자는 사라진 어머니를 찾는 중에 작아진 아버지를 안아주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어릴 적 기억속의 포옹처럼 느껴졌다. <가짜 생일 파티>는 회사의 중견간부로 21년째 근무 중인 화자의 회사 생활을 그리는데 그 일상은 마치 우리들의 매일처럼 건조하게 느껴졌다. 무미건조한 삶을 이어가면서 우리가 안고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들>에서 영서와 선배, 시인 오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기대고 싶었던 순간 손 내밀지 못해 단절된 관계가 그려진다. 이야기를 읽으며 단절된 관계들이 떠올랐다. 내가 놓아버리거나 외면 당했던 순간들. 과연 그때 나는 어떤 마음이었고 지금은 어떤가. 한 번 끊어진 관계는 다시 이어지기 쉽지 않기에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아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아이에게 하는 것들의 많은 부분은 부모로서 ‘미리’ 아이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행하는 것들이 많았다. 아이를 생각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아이가 잘못되지 않고 편하고 좋은 길로 가기를 바래서 였을 것이다. 해준 것에 비해 결과적으로 실망스러움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오는데 그때 필요한 것이 ‘내려놓기’다. 미리 희생해서 해주지 않기가 내가 요즘 추구하는 양육방식이다. 다가올 모진 풍파와 좌절들을 평생 막아줄 수 없으니까 말이다. 대신 아이를 든든하게 지지하고 안아주는 방식으로 항상 곁에 있음을 알리고 싶다. 사랑과 이해를 담아 따듯하게 안고 안기는 때 그 순간의 닿음으로 날카롭게 벼려있던 나를 무장해제 시킨다. 그것이 통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안다, 바로 안아주기일 것이다. 며칠 안남은 2025년 마지막은 안아주는 것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남 뿐 아니라 나를 안아주는 시간도 함께.


@openbooks21 

@jugansimsong

@byeoriborimom 

*열린책들에서 지원받아 주간심송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도서지원 #주간심송필사이벤트 #안다 #안아주다 #책 #책추천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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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다 하다 앤솔러지 2
김솔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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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으로 사는 게 아니야. 물음이 있어서 사는 거지.” 

옥경 씨의 시선이 재봉틀로 돌아갔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구멍 나고 헤진 드래곤의 날개를 기웠다.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러니까 계속 살아.”p.87


하다 앤솔러지 시리즈의 두번 째 <묻다>를  만나봤다. ‘하다’라는 동사가 가진 우리가 평소 하는 행동들을 25명의 작가들이 각각의 이야기로 담은 시리즈다. 묻다라는 제목으로 나에게 하는 내면의 질문, 나외 밖을 향한 질문, 그리고 사회를 향한 질문 쯤 되려나 상상했다. 


#하다앤솔러지시리즈2

#묻다

#열린책들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김솔 작가의<고도를 묻다>는 고도에 대해 질문하는 이들을 통해 고도가 누구인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질문 자체가 계속되어야 함을 말해 이 앤솔러지의 첫 작품으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홍 작가의 <드래곤 세탁소>에서는 만나기로 한 친구가 사고를 당해 죽고 난 후 그 장소는 카페에서 세탁소가 되어 버렸다. 그곳에서 친구를 기다리게 되는 정서는 세탁소 아주머니에게 커피를 얻어마시고 그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죽은 친구가 자신에게 하려는 말이 무엇일까에 집착했는데 세탁소 아주머니와의 일상은 그녀의 질문에 다른 답을 던져준다.


박지영 작가의 <개와 꿀>은 우리가 어느새 많이 사용하는 단어 개꿀을 다룬다. 정상성과 평균이라는 사회적 잣대에 못 미치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난 부분을 서늘하게 조명한다. 주인공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 그러나 그런 것들을 상큼하게 날려버리는 주인공에게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세상에는 어떤 <개꿀>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일. 잘나고 넘치고 충분해서가 아니라 부족하고 모자라고 결핍되어 누군가에게는 개꿀인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이 세계는 그런 개꿀이 함께하도록 허용되는 세계여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p.137


이 외에도 오한기 작가의 <방과 후 교실>, 윤해서 작가의 <조건>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묻다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삶에 대한 질문들이 모두 다르듯 다섯 개의 이야기들은 읽는 이에게 각자 고유한 질문으로 닿을 것이다. 매일의 질문들을 엮어나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발걸음이 되듯 묻는다는 것은 내게 평생의 숙제일 것이다. 


@openbooks21

@jugansimsong

@byeoriborimom

*열린책들에서 지원받아 주간심송에서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주간심송필사이벤트 #도서제공 #주간심송 #앤솔러지 #책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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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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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괴테 연구 일인자인 히로바 도이치는 결혼 기념일에 가족들과 함께 간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집어든 홍차 티백 꼬리표에 적힌 문장에 사로잡히게 된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다름아닌 ‘괴테의 명언’이라 적혀 있었기 때문인데 일생동안 괴테를 연구해온 그에게도 낯선 문장이었다. 그 문장의 출처를 찾아내기 위해 괴테 전집을 훑고, 주변 학자들에게 메일을 보내보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공허할 뿐. 문득 독일 유학 시절 친구 요한과 함께 했던 말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떠올랐다.


❝독일 사람은 말이야, 명언을 인용할 때 그게 누구의 말인지 모르거나 실은 본인이 생각해 낸 말일 때도 일단 ‘괴테가 말하기를’이라고 덧붙여 줘. 왜냐하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거든.❞p.23


거짓말도 자주하면 진실이 되는 세상에서 어떤 말이 참이고 거짓인지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괴테의 말을 찾는 여정 중 ‘이 말을 못 찾으면 내 원고는 완성되지 않아.’, ‘나에게 만약 산타클로스가 온다면 그 말에 대해 알려달라고 할 텐데.’ 등 도이치는 집요한 귀여움이 있는 편.


집요하게 괴테의 ‘그 말’을 추적하던 그는, 그 과정에서 만난 옛 스승이자 장인어른인 마나부로부터 “도이치, 괴테의 그 말 말이지. 자네라면 찾을 수 있을 게야, 그 말이 진짜라면”이라는 말을 듣고 다시금 깊은 사유 속으로 빠져든다. 단 한 문장이 그의 삶의 방향을 뒤흔들어 놓았고, 그는 결국 그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독일로 향한다. 오랜 시간 탐구해 온 괴테의 사유는 이제 책 속의 지식이 아니라 그의 실제 삶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며 ‘말’이 가진 힘을 떠올린다. 한계를 지닌 언어, 옳은 말인가, 아름다운가, 의미가 있는 말인가에 대한 질문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고민하게 한다. 누군가가 한 말이나 책 속에서 본 문장을 내 생각인 양 말한 것은 아닌가하는 것이 요즘 나의 화두였다. 그러나 도이치는 괴테의 문장을 자신의 문장안에 인용하고 자유로움을 느낀다. 이는 뾰족하고 날카로운 말이 아닌 좋은 말을 연습하여 나의 언어로 만들어야 함을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것이 우리가 읽고 쓰고 함께 나누는 이유가 아닐런지.


설령 좋은 말은 모두 연기라 해도 그 안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 연습하며 입에 붙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움을 획득하면 마침내 그 의미가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면, 말은 전부 미래로 던져진 기도다. p.239


어렵게만 생각했던 괴테, 파우스트 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것으로 이 책은 마중물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내가 가진 깊이가 얕아 책을 따라가지 못했나 싶지만 각자가 가진 만큼으로 읽어내는 것이 소설의 묘미라 할 수 있었고, 문장의 출처를 찾는 여정은 은근 쫄깃했다. 독일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더 깊이 있는 사유를 할 수 있는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forest.kr_ @ekida_library

#포레스트북스 #이키다서평단 #도서협찬 #아쿠타가와상 #소설추천 #일본문학 #책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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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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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지원 #나의살인계획 #야가미 #천감재_옮김 #반타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는 주인공 다치바나는, 과거 도작 사건으로 인해 한직으로 밀려난 상태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불명의 ‘X’라는 인물로부터 원고 하나를 받게 된다. 내용은 ‘완전범죄로 당신을 살인하겠다’.


스릴러의 대가라 자부하는 다치바나는 후배 유카와 함께, 이 도발적인 원고의 발신자이자 살인을 예고한 ‘X’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다치바나가 죽는 날까지, 앞으로 00일”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의 모든 이가 의심스럽게 보이기 시작하고, 결국 ‘X’는 직접 만나자며 대담한 제안을 해온다.


대형 공포 채널을 운영하는 작가 야가미의 이야기로 점점 빠져들어, 독자는 점점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조차 혼란에 빠지게 된다.나 역시 이야기 속 화자가 여러 번 바뀌는 과정에서 몇 번이고 착각했고, 제대로 헛다리를 짚었다는 걸 고백해야겠다.


이 소설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등장인물들의 내적 갈등과 독백을 통해 그려지는 심리 묘사다. 일부 장면에서는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다.


“살인을 피하기보단, 완벽한 계획으로 그를 죽이는 게 훨씬 재미있다. 녀석을 완전히 컨트롤해서, 증거를 남기지 않고 죽인다.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운 살인.

나는 이걸 달성할 수 있다면, 잡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p.199


‘아름다운 살인’이란 뭘까요?

그건 역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p.291



그동안 대부분의 미스터리나 스릴러가 피해자의 시선을 따라가던 데 반해, 이 작품은 가해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물론, 나는 여전히 “가해자에게 서사를 주지 말자”는 입장에 동의한다. 그들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너무 평범한 사람이라서.


하지만 문득 드는 생각.


혹시 어딘가에선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해치기 위한 ‘살인 계획’을 세우는 이가 존재하고 있지는 않을까?


작중 유카의 어머니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요즘엔 오히려,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는 사건이 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문장은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책의 후반부, 범인의 정체에 집착하던 나는 이런 문장과 마주하며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극의 살인이란 뭘까요?

범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살인.”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살인 계획에 동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문장은,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키다서평단을 통해 도서와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kida_library

@ofanhouse.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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