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포크 아일랜드 - 누구나 마음속에 꿈의 섬 하나쯤은 있다
존 번스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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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 꿈의 섬 하나쯤은 있다.”

 

일상에서 지쳐서 우리가 꿈꾸는 곳은 자연이다. 많은 관계 속에서 다친 마음을 보듬어 줄 곳은 사람이 붐비지 않는 조용한 곳이다. 그런 곳은 어디일까. 섬이다. 바다로 둘러싸여 나를 오롯이 바라볼 수 있고 자연에서 지친 나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사진작가와 글 작가들이 직접 섬을 찾아가 그 안의 정글과 사막, 도시와 산길을 누비며 얻은 영감과 모습들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18개의 섬을 탈출, 탐험, 쉼이라는 3가지 주제로 여행해 볼 수 있다. 큰 판형의 책으로 섬의 자연을 바라보는 시야가 시원하고 가는 방법, 볼거리와 관광명소, 묵을 곳과 알아두면 좋은 정보까지 알차게 섬 여행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꼭 여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지치고 힘든 날을 보내고 쉬고 싶을 때 이 책을 꺼내 나만의 섬 여행을 상상해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마치 그 섬을 지금 눈앞에 두고 있는 듯하니까.

 

전설 속 호랑이는 신선의 명령을 받들어 청산도에 데리고 갈 열 가지 생명을 모았다. 태양, , , , , 소나무, 사슴, , 거북이, 그리고 불로초였다. 이 생명들은 성스러운 기운이 넘치는 청산도에 영원히 살아갈 터였다. 그러나 호랑이는 이 열 가지 생명 중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앙심을 품었고, 질투심에 눈이 멀어 사슴을 해한 뒤 자신이 대신 청산도로 향했다. 분노한 신선은 호랑이를 내쫓으며 바다에 달빛이 내리비칠 때까지 제 발로 섬에서 나가지 않으면 돌로 만들겠노라고 엄포했다. 그러나 호랑이는 끝까지 버텼다. 섬 최남단에 자리 잡은 범바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돌의 윤곽이 전설의 호랑이를 연상케 한다. (p.208)’

 

인상 깊었던 섬은 남해 연안의 하늘의 뜻을 거역한 호랑이의 전설이 있는 청산도이다. 청산도는 2007년 이탈리아 단체 치타슬로로부터 아시아 최초의 공식 슬로시티로 선정되었다. 치타슬로는 속도를 늦춰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슬로 푸드 운동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단체이다. 이 목표에 어울리는 청산도는 청록색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하늘과 산과 들판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라고 한다. 또한 드라마 <봄의 왈츠>, 영화 <서편제> 촬영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 포인트이다. 다른 여러 나라들의 아름다운 섬도 참 좋았지만 우리 나라 안의 내가 가볼 수 있는 섬이라는 매력에 더 빠지게 된다. 느리게 가는 삶을 살아보고 나를 돌아보는 섬 여행을 책을 통해 해 볼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다. 꼭 청산도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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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포크 아일랜드 - 누구나 마음속에 꿈의 섬 하나쯤은 있다
존 번스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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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러 나라들의 아름다운 섬도 참 좋았지만 우리 나라 안의 내가 가볼 수 있는 섬이라는 매력에 더 빠지게 된다. 느리게 가는 삶을 살아보고 나를 돌아보는 섬 여행을 책을 통해 해 볼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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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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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저자는 런던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방황하다가 고갈된 자신을 느끼고 새로운 삶을 찾고자 볼리비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야생동물 보호구역 (생추어리) 자원봉사자로 한 달을 기약하고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저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퓨마 와이라를 만나고 생추어리 안의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게 오랜 기간 머물게 된다.

 

저자가 생추어리 안에서 와이라를 통해 느꼈던 호기심, 기대감, 희망은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는 생각하기 힘든 단어들이다. 그곳의 생활은 정글과도 같다.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과 부족한 음식, 기생충들로 인해 감염되기도 하고 다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곳을 떠난 봉사자들은 다시 돌아온다. 자신이 맡았던 동물들과의 교감을 잊지 못해서.

 

문명에서 찌들고 상처받아 병든 인간을 치유시켜 주는 건 인간에게 괴롭힘을 받았던 동물들이었다. 상처받은 인간들이 인간으로 하여금 상처받은 동물들을 돌보면서 그들 사이의 연결을 만들어 간다. 모두가 출렁이며 중요한 연결을 만들어 가는 것이 변화를 만들어 낸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야생동물과의 최초의 교감을 할 때-그들에게 받아들여 질 때-를 봉사자들은 한결같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한다. 그들은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해서 눈물을 흘린다. 미안하고 또 고마운 자연의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일까.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마치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동물의 새로운 방사장을 위해 머리를 밀어 머리카락을 경매에 내놓고 기생충에 시달리고 돈을 구해서 다시 봉사자로 돌아오는 그들은 자신들을 미쳤다고 표현한다. 무언가에 미친 그들을 보며 저자의 말처럼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고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지 질문이 든다. 동물권, 그들의 기본권을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오랜 시간 동안 처음으로, 와이라의 차분한 숨소리와 나를 둘러싼 정글의 편안한 심장 박동을 들으며 몸이 떠오르는 듯하다. 내 몸이 허공에서 멈춘 것 같은 기분이다. 내가 이런 장소에 있다니. 더군다나 퓨마와 함께라니. 나는 와이라가 나에게 보이고 싶어 하는 모습만큼 용감하거나 대담하진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p.113)

 

구조된 동물은 양파와 같다. 불안의 껍질을 힘겹게 한 꺼풀 벗겨내면 예기치 못한 다른 껍질이 나오고, 전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껍질이 그 아래에 숨어 있다. 우리 모두는 이곳 동물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기에, 전부 제각기 엉망이고 망가져 있기에, 우리 또한 양파나 다름없다. (p.118)

 

산책은 와이라가 원해서 한 것이다. 와이라의 권리였다. 정글에서의 산책은 나보다는 와이라의 기본권이었다. (p.122)

 

동물은 그저 동물일 뿐이라 여겼던 과거의 삶을 떠올린다. 그랬던 내가 싫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내가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p.133)

 

와이라를 보며 느끼는 감정이 전부 부풀어 오른다. 뜻밖에 나를 완전히 때려눕히는 그 모든 감정들. 나는 여지없이 망가진다. 몸이 부서지고 마음도 산산조각 난다. 이게 사랑일까? 모르겠다. 확실한 건,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p.199)

 

와리하는 우리 곁에서 스르르 잠에 들었다. 우리가 그를 믿는 것처럼 그도 우리를 믿었다. (p.279)

 

우리는 전부 미친 것 같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여기건 저기건 전부 다.”(p.335)

 

와이라와 함께 흙바닥에 눕는 것을 사랑한다. 살면서 사랑했던 그 어떤 것보다 더욱. 와이라는 나의 세상을 바꾸고, 창문을 열어 그사이로 나를 끌어당겼다. 나는 결코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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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페이지터너스
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 빛소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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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에 참전해서 부상을 입고 퇴역한 빅토르 바통은 상이군인 연금으로 가난하게 생활하는 독신남이다. 방음이 안되는 오래된 주택의 옥탑에 살면서 다른 가구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다. 다른 이의 사소한 것까지 살펴보는 빅토르는 많이 외롭다.

고독이 나를 짓누른다. 친구가 그립다. 진실한 친구가…….(p.37)’라며 절실하게 친구를 원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책의 목차가 뤼시 뒤누아, 앙리 비야르, 뱃사람 느뵈, 신사 카라즈, 블랑셰 로 빅토르가 만나서 친구로 삼으려 노력했던 이들이다. 누구든 빅토르의 친구가 되었다면 같이 웃어주고 슬플 땐 같이 울어주고 모든 것을 다 내어 주었을 텐데......

 

만난 지 얼마 안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관심을 끌고 싶어서 강의 다리 난간에 자살하는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 오랜 고독에 사무쳐 괴로워하는 모습의 절절한 표현이 디테일하다. 살고 싶다는 말을 하는 빅토르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다. 살고 싶다는 말은 외로워서 죽을 것 같다는 말이었던가. 결국 망상에 사로잡히는 모습도 보인다.

 

전쟁의 부상으로 위축되어 있고 가난으로 인해 더 위축되어 정상적인 관계 맺기가 어려워 보이는 빅토르의 모습에서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외로움을 빅토르라는 인물을 통해 극대화시킨 모습이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있는 고독사를 생각해보면 sns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들은 오히려 온라인에서의 관계 외에 오프라인에서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가.

 

외로운 고독남 빅토르는 관계를 맺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오히려 타인의 시선이 불편하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우리는 고독하고 진실한 친구는 찾기가 어렵다. <나의 친구들>이란 제목이 그의 슬픔을 표현하는 것 같다. 안타깝고, 외롭고, 살고 싶은, 사랑에 목마른 남자 빅토르 바통이다. 어디에나 있는 빅토르에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희망은, 그 사람이 원하는 바를 전부 들어주는 것뿐이다. 강아지처럼 어디든 따라다닐 것이다. 그 사람이 농담을 하면 나는 항상 통쾌하게 웃어 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 사람을 슬프게 한다면, 나 역시 그와 함께 눈믈을 흘릴 것이다. 나는 한없이 착한 사람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 (p.38)

 

보통은 죽음에 대해 곧 잊어버리지만, 누군가와 기약 없이 헤어진다거나 하면 나도 모르게 나는 외톨이로 살다가 이대로 죽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견딜 수가 없다. (p.46)

 

늘 그렇다. 아무도 나의 애정에 대답해 주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건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저 몇 명의 친구를 갖는 것, 단지 그것뿐이다. 그럼에도 늘 나는 외톨이다. 다들 나를 기대하게 만들고, 그렇게 박절하게 떠나가 버린다. 나는 정말 운도 없다. (p.51)

 

이 땅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한다는 게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p.110)

 

가끔 하는 생각인데, 어쩌면 나는 머리가 좀 이상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늘 행복을 손에 넣으려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라 모든 걸 망쳐 버리고 만다. (p.163)

 

고독, 얼마나 아름답고 또 슬픈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더할 나위 없이 숭고하지만, 내 뜻과 상관없는 오랜 세월의 고독은 한없이 서글프다. 강한 사람은 고독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약한 존재이다. 그래서 친구가 없으면 외롭다.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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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페이지터너스
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 빛소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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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고, 외롭고, 살고 싶은, 사랑에 목마른 남자 ‘빅토르 바통’이다. 어디에나 있는 빅토르에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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