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역사의 쓸모 - 합리적이고 품위 있는 선택을 위한 20가지 지혜 역사의 쓸모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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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프로그램 중 <벌거벗은 한국사>를 즐겨 보는 편이다.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 어느새 매료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우리가 몰랐던 혹은 안다고 생각했던 역사의 이야기들이 지금의 상황과 겹쳐 보일 때가 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역사의 안 좋은 부분들이 자주 되풀이되는 것에 비유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몇 백년 전의 고민을 지금도 한다는 것에 속상하기도 하지만 삶이라는 것의 여정이 그리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역사를 알리는 사람으로서 저자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과 지혜를 끊임없이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역사가 우리에게 얼마나 실용적인 도움을 주는 학문인가와 세상을 바라보는 건강한 시선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역사의 쓸모에 담았다고.

 

역사를 기억하는 것, 그리고 역사 속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역사적으로 사는 길일 거예요. (p.24)

 

지나간 역사를 기억하고, 앞으로 다가올 역사에 관심을 가진다면 나의 옆 사람, 또 그 옆 사람에게 분명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 하나는 작아 보이지만 그것들이 모이면 역사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된다는 사실. 이는 제가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확인하는 진실들입니다. (p.28)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나의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

쉬운 선택보다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이 분명 존재했다는 사실을 역사가 알려줍니다. 역사를 배울수록 나라는 존재가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더 괜찮은 내가 되고 싶어지게는 것이 바로 역사의 쓸모입니다

 

반복된 행위로 이어지는 하루하루 속에서 지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 지나간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로 변하지 않는 가치들을 하나씩 꺼내어 읽어봄으로써 내 삶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 질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크고 원대한 목표에 사로잡혀 소박한 오늘의 행복을 외면하지 말 것, 나의 삶은 나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 것, 그리고 하루를 정성스럽게 사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추사 김정희의 문장으로 저자는 글을 마무리한다. 소박한 행복을 하루하루 이어나가는 것이 바로 내일의 역사가 될 터이니.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녀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찬은

두부와 오이와 생강과 나물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리는

부부와 자식과 손주가 모여 있는 곳이다.

 

@frontpage_books 프런트페이지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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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의 위로 - 해야 하는 일 사이에 하고 싶은 일 슬쩍 끼워 넣기
김지용 외 지음 / 아몬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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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이들 중 아래의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이가 과연 있을까.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 퇴근 후나 휴일에도 마음 편치 않은 사람, 계속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느낌과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에 쫓기는 사람,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유 모르게 공허한 사람, 내 삶을 사는 것 같지 않은 사람, 너무 지치는 이 삶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p.21)

이런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길. 저자는 해야 하는 것으로만 가득 찬 삶에 하고 싶은 것도 제발 조금만 끼워 넣어보자. (p.58)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말이 어느새 익숙하다. 너무 자주 들어서 일까. 과연 있는 그대로의 나는 진짜 무엇일까.

 

보여지는 모습의 나가 있는 그대로의 나가 되어버린 지금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모른 채 벌써 40년을 훌쩍 넘겨 살아가고 있다. 내가 일을 할 때와 그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나를 돌아봐야 할 때이다.

 

밖으로부터 씌워진 페르소나가 어느새 나를 이루는 주 페르소나가 되어버려 그것에 맞추어 살다 보면 진짜 나는 어떤 것이었는지 잊게 되는 것은 아닐까.

 

너무 열심히 살아서, 기대에 부흥하려고, 더 웃고 다정한 사람이 되는데 정작 혼자 있을 때는 침묵은 금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지나친 열심의 모습은 우울증의 결과이기에 앞서 원인이기도 했다.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도 자주 듣는 단어는 공허함이라고 한다. 비어있는 것 같다고, 껍데기로 사는 것 같다고, 내 인생을 사는 것 같지가 않다고 말한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충만감이 아닌 공허함을 느끼는 걸까?

 

책 속에는 저자가 만난 강다솜, 서미란, 김태솔이 있다. 그들이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을 들여다보며 나 역시 지금의 내가 진짜 나인지, 나의 촘촘한 일상에 무용한 일들로 채워지는 빈틈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이렇게 직진만 하다가 우리는 무너져버릴지도 모를 일. 잠시 쉬어가는 것 또한 내 삶의 길이긴 마찬가지다. 남편과 함께 서울 간짜장 맛집 도장 깨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시작된 우리의 도장깨기의 기억은 지금도 가끔 우리를 웃게 만든다. 물론 그때의 소중한 기억과 함께 살은 남았지만!

 

가장 스트레스 받을 때 무엇을 하는지, 안전하고 건강한 생각 끊기를 통해 저자는 나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의 생각 끊기는 운동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고 땀을 내면 오히려 더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이다. 조금씩 건강해지면서 골몰했던 생각들도 잠시 쉬어가면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었던 경험이다. 지혜롭게 내 삶을 이어가는 방법을 다정한 말로 건네는 책 <빈틈의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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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2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2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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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믿어버리는 가짜 뉴스들이 어떻게 사람을 무너뜨리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자신이 다친지도 모르고 주변의 말들과 시선에 병들어 가는 아이의 곁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가 있다. 밖에서 보면 행복해 보이기만 했던 이들이다.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되는 과정을 보며 아이들의 세계가 잔혹하게 느껴졌다. 어른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에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어떤 것이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서은엄마를 찾아간 주연을 보고 눈물이 났다. 나는 엄마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던 것. 이 아이를 어떻게 보나.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다가 안쓰러웠던 아이라는 말에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자신을 항상 증명해 보여야 했던 아이인 주연이 친구 서은을 대하는 모난 모습에서 어린아이의 주연이 보였다. 버림받을까 봐, 나를 바라봐 주지 않을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아직 어린아이였다.

 

……너를 당연하게 여겨서 …… 미안해. 고마워해야 했는데, 너를 빼앗길까 봐 무서웠어. 다시 혼자가 될까 봐.”

정말로 너는 혼자야?”

……아니.”

거봐. 별거 아니지.”

 

전편을 읽고 못내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죽이고 싶은 아이 2>를 읽고 나니 이제 서은을 떠나 보낼 수 있겠다. 주연 또한 별일 아닌 일이 계속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청소년도,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도 꼭 읽어보면 좋겠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는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보고 있으며 나는 과연 누구를 위하고 있는 건지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서은과 주연의 대화에서 혼자가 아니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별거 아니라고 말에 눈물이 났다. 혼자가 될까 봐 두려운 것은 어른도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다정한 말을 건내고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삶. <죽이고 싶은 아이 2>는 그것을 우리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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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
모모 파밀리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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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4개국, 113곳의 책장, 130일의 여행. 상상이 가는가? 아이들과 함께 130일이라니!!! 생각해보지도 못한 일을 모모 파밀리아는 계획하고 무사히 그것도 아주 멋지게 해냈다.

 

책이라는 물성을 지닌 것을 찾아 무거운 캐리어를 이고 지고 유럽을 여행하고 책을 관리하는 사람, 책을 보는 사람, 책을 판매하는 사람 등, 책과 연결된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야기 나누고 꼼꼼히 기록했다. 방구석 도서관이나 방구석 책방 정도 되시겠다. 유럽 편 하셨으니 다른 나라들도 기대하게 되는 얄팍한 마음이다.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유럽의 어느 도서관이라도 아동관을 매우 잘 만들고 관리 중이라는 것이다. 집 앞의 도서관을 보면 어린이실도 아주 조용한데 유아실 정도만 양육자가 책을 읽어줘도 될 정도이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는 공간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유럽의 다정한 책장들>에서 그 답을 찾았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책이 있는 놀이터가 키워낸다.’(p.57)이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어린이다운 도서관이 만들어지려면 도서관 관계자분들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또한, 여행 중 주제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의 문해력과 말대꾸능력까지 일취월장하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의 말미에 실린 생각거리 중 모건의 행복이라는 글쓰기가 마음을 몽글하게 한다. ‘보석처럼 좋은 행복을 매일 만나면 좋겠다는 문장이 보석같이 빛이 난다.

 

행복은 사랑과 닮았다. 사랑은 생각만 해도 몸이 뜨거워지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드는데 행복도 그렇다. 요즘 내가 많이 느끼는 게 행복이다. 침대에 누워있는데 엄마가 다가올 때,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 때, 스웨덴을 가려고 크루즈를 처음 탔을 때, 학교에서 친구들 앞에서 장기 자랑하는 걸 성공했을 때 행복하다. 보석처럼 좋은 행복을 매일 만나면 좋겠다_모건 (p.445)

 

책과 생각거리를 함께 하는 유럽의 책장들을 방에 앉아서 직관하며 각 나라의 역사와 도서관의 유래 등 다양한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책으로 연결된 모든 이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옳다고, 그것을 지지하고 더 함께 읽고 나누며 기록하는 삶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가득하다. 나만 그런가? 나만 너무 좋은가? 읽어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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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길 잘했어
김원우 지음 / 래빗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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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당기는 빛>,<내부 유령>, <좋아하길 잘했어> 3편을 읽으며 나는 타인을 향한 마음이 떠올랐다. 타임머신의 존재를 부정했으나 가장 친한 친구의 죽기 직전으로 돌아갔다면 어떻게든 친구를 살리고 싶은 마음. 초능력이 있는 사람이 실험체가 된 초능력이 없는 아이를 정부 기관으로부터 구해는 그 마음. 우주 멸망을 막을 유일한 방법으로 무한한 사랑을 지닌 개가 선택되고 그 개를 무사히 우주로 보내기 위해 지키는 마음. 모두 나를 위한 마음이 아닌 밖을 향한 마음이다.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갈 수 있다고 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랑 가장 후회되는 순간 중 한 곳만 갈 수 있다고 하면 어디로 갈래?”(p.51)

 

그럼 넌 진짜로 투시력 같은 건 없는 거야?”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니까.”(p.154)

 

개의 사랑이 우주 종말을 막기 위한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우주 연합은 개의 서식지를 전 우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우주를 개의 사랑으로 가득 채우면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가 줄어들 거라는 계산이었다. (p.194)

 

책을 읽으면서는 무슨 얘기인지 살짝 혼란이 왔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이야기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그냥 사람들이 모여 행복을 향해가는 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타인을 향한 마음이 가는 곳은 결국 모두를 위한 것이니.

 

누군가를 혹은 뭔가를 사랑했던 것에 후회를 해본적이 있냐는 질문에 물론이라는 대답을 보고 우리는 일어날 일을 알면서도 당연히 그것을 향해 온몸을 불사르듯이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생각했다. 반드시 일어날 일이라도 내가 있는 곳으로 세계를 끌어당기듯이 온 마음을 다하면 조금은 균열이 생겨 변화하지 않을까. 단단하게 고정 되어 있는 미래는 없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조금씩 내게 세계를 끌어당기는 작업 중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행복이란 최대의 만족과는 다른 상태라고. 우리는 여전히 결핍되어 있고 서로를 위해 각자의 욕심을 포기하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누구 하나 대단히 부족하지 않다. (p.285)

 

아이가 상담 중인데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다.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내 안에 켜켜이 쌓이는 것들을 털어내기가 어렵다. 부모란 뭘까, 좋은 부모란 뭘까 고민하고 남편과도 대화를 나눠보지만 나를 덜어내기란 힘든 것. 작가의 말에 용기라는 단어로는 이해할 수 없고 낙관이나 의지라는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을 것’(p.327)이라는 문장을 읽고 내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를 떠올려본다.

뭘까. 내 마음은. 역시 좋아하길 잘했어 일까?

 

내가 어디로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있는 곳으로 세계를 끌어당기는 거야.”(p.55)

 

개의 사랑에는 연료가 필요 없다. 개는 무에서 유를 만든다. 개의 사랑은 질량-에너지 보존 법칙을 초월한다. (p.194)

 

난 요즘 옛날 생각을 많이 해. 그러다 보면 문득 그냥 회상이 아니라 내가 과거로 돌아가는 상상이라는 걸 깨달을 때가 있어. 과거의 한 장면을 떠올리다가도 내가 그때와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거야. 옛날에는 과거에 집착하는 게 한심하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내가 그렇게 되어버렸네. 정말 한심하지?” (p.230)

 

이 세상은 엉망이고 나아질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아. 고장 난 건 핸들인데 사람들은 자꾸 바퀴만 고치려고 들어. (p.279)

 

@rabbithole_book 래빗홀출판사에서 도서를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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