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목적 - 베일리 어게인
W. 브루스 카메론 지음, 이창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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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태어났는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인간은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지금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개가 있다. 바로 그 개! 맞다. 멍멍! 생각하는 개 이야기다.

 

영화로 만들어진 <베일리 어게인>의 개정판 소설이다.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을 때 뻔한 내용의 개와 인간의 사랑, 신파를 많이 넣었겠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과 보다가 내가 더 펑펑 울었다. 나는 이 뻔한 이야기에 왜 울고 감동 받았나. 그것은 우리의 삶에 깃들어있는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인 질문이어서가 아닐까싶다.

 

베일리는 4번의 삶을 통해 영혼의 단짝 에단을 사랑한다. 전생을 기억하고 환생해서도 에단의 냄새를 잊을 수 없다. 개이니 더욱!

 

개는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하기도, 에단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경찰견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삶에 목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한 번 태어나 강아지가 되어 삶에 대한 질문에 맞닿는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개생도 인생만큼이나 굴곡지다.

 

? 왜 나는 다시 강아지가 되었을까? 왜 개로서 내가 해야 할일이 있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걸까? (p.61)

 

이번 생은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태어나다니.

에단을 다시 만나 한나와 만나게 해주고 에단의 마지막을 함께 한 베일리는 과연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지 궁금하다.

 

사노 요코의 <백만 번 산 고양이>의 고양이는 여러 번의 환생 끝에 흰 고양이를 만나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받고 환생하지 않는다.

 

이번 생에 내 삶의 목적은 조건 없이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벌어지는 것들을 떠 올려 볼 때 그것만큼 가슴 설레고 충만함을 주는 것은 없다. 베일리의 삶도 조건 없는 사랑이었다. 개의 눈으로 본 삶의 목적은 인간이 가진 것과 다르지 않다. 나에게 에단과 흰고양이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어. 나쁜 사람이 있을 뿐이지. 개들은 사랑이 필요할 뿐이라고.” (p.46)

 

뭘 하자고 개를 키우는 사람이 어디 있어?”(p.344)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kali_suzie_jin @petianbooks

 

#개의목적 #W부루스카메론 #이창희 #페티앙북스 #소설 #미국문학 ##책친구 #삶의목적 #사랑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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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김중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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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북페어에서 이 책이 조기품절 되어 작가가 직접 책을 싸 들고 군산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책을 만나보니 검은 종이에 인쇄된 영화제목과 사진들을 보고 그 만듦새에 우선 홀딱 반했다. 읽으면서는 감명 깊게 봤던 영화들이 스쳐 지나갔으며 못 본 영화들은 어서 보고 싶게 만든다. 게다가 작가님의 손 메모까지 볼 수 있어 더 소중한 책이다.

당분간 책에 나온 영화들부터 보실게요.

 

작가가 초대한 중독적인 여행의 티켓을 사서 나는 떠나고 말았다. 우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다. 어지러운 가운데 그 거짓말은 진실인가?”라는 문장을 적어 보았고 영화의 내용에 대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같이 본 남편과 오래 얘기를 나누었다. 우문이지 않냐고 남편은 말했고 나도 그렇다고 답했다. 삶의 질문들은 정답이 정해지지 않았고 우리는 나만의 답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니 우리가 삶에 대해 하는 질문에는 현답이 없고 우문 일 수밖에 없다.

 

77편의 영화들을 김중혁식 영화 에세이로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저자는 영화 에세이를 쓰는 과정을 <패스트 라이브즈>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영화를 보고 메모를 하고, 더 깊이 생각하고, 조사를 하고 마무리까지. 과정을 읽고 완성된 글을 보니 이야기에 더 빠져든다.

나 이 영화 안보고 뭐했니...

 

코로나 팬데믹기간 중에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할 수가 없어서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독서모임은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었기에 다들 만나지 못함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왕 온라인 모임을 하는 거 영화 보고 얘기 나눠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한 달에 한 번은 책 모임, 한 번은 영화모임을 진행했다.

 

영화는 OTT로 볼 수 있는 영화로 정했고 당시 함께 나눴던 영화는 <내일을 위한 시간>,<휴가>,<미라클 벨리에>,<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린 브로코비치>,<플로리다 프로젝트>,<아들>...등 적어 보니 꽤 여러 편이다. 주로 토론하기 좋고 질문거리가 있는 영화로 골랐는데 영화 토론을 하다 보니 모든 영화는 질문거리가 있고 보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색다른 질문거리들이 있었다.

 

저자는 영화는 내게 계단이고, 통로이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를 통해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 싶다. 영화는 내게 목적지가 아니라 환승역이다.’(p.14)라고 말한다. 당시 우리들도 영화를 통해 팬데믹으로 인한 답답함을 잊고 영화 속 세계에 빠져 그 안의 삶을 들여다보고 같이 나누며 다시 돌아올 일상을 희망했다. 일상이 우리에게 돌아왔을 때 영화관에서 만나 영화를 보던 첫날이 떠오른다. 함께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말하고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가.

 

이처럼 영화는 우리는 어디로든 데려다주고 다른 이의 경험을, 이야기로 들려주고 보여준다. 영화 에세이 속에 있는 다양한 세계로 내던져지고 싶다. 작가님이 말하는 것과는 또 다른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우선 영화를 보고 한 문장이라도 적어 봐야겠다. 함께 나눌 친구가 있다면 더 좋고.

 

@anonbooks_publising 안온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영화보고오는길에글을썼습니다 #김중혁 #안온출판사 #영화에세이 #에세이 #영화 ##책추천 #hongeunkyeong

 

소설과 영화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때 세계를 바라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어떤 이야기를 줄이거나 없애고, 어떤 이야기를 추가했느냐에 따라 창작자의 세계관을 엿볼 수도 있다. 하나의 사실에 더 많은 이야기가 추가될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더욱 넓어진다. 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p.129)-<라이프 오브 파이>

 

수십 년 동안 글을 쓰는 작가로서 글에 마음을 담는 비법을 소개해보겠다. ‘따뜻한 감성과 차가운 지성을 한 컵에 서로 섞이지 않게 해서 나란히 담고, 풍미가 있는 문장을 젤리 형태가 되도록 잘 다듬고, 그 안에 작은 은유들을 만들어 읽을 때 뇌 속에서 톡톡 터지게 하고, 한 시절을 동결 건조한다.’ 요리나 글쓰기나 마음을 담는 일은 언제나 참 힘들다. (p.482)-<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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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었다 올게요 - 치앙마이 한 달 살기 가이드
유승혜(돼지보스) 지음 / 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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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쉬었다올게요

#유승혜

#클출판사

 

바쁜 일상에 지쳐 있다면 어디든 떠나고 싶어진다. 일정이 꽉 찬 여행보다 느긋하고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여행 콘덴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저자는 치앙마이를 추천한다. 태국에서 방콕 다음으로 큰 도시이며 사원이 많고 산고 강이 있어 자연과 도시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여행지이다.

 

이제 치망마이를 여행지로 꼽았다면 책을 보며 여행 준비가 가능하다. 비행기부터 숙박, 예산, 여행코스 등 여행지 정보의 모든 것을 담았다. 1인 최소 200만 원이면 한 달 살기가 가능하다고 하니 제주도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을 나만 하는 건가!

 

치앙마이의 현지인처럼 가벼운 옷을 입고 주변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맛난 음식들을 먹고 박물관과 도서관 구경도 하고 싶다. 조금 떨어진 도시에는 규모가 큰 북카페가 있다고 하는데 한국 책도 많다고 한다. 북카페는 못 참지!

 

장기 여행지로 인기가 많아 요가 인구가 많다고 한다. 장기로 머물면서 요가를 할 수 있다니! 무료 요가 클래스부터 사설 요가원까지 다양하게 매트 한 장으로 나를 챙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저렴한 물가와 온화한 기후,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이 있는 여행지인 치앙마이에서 실제로 숙소를 구해 한달 살기 중인 사람, 아이와 함께 온 여행자, 은퇴 후 장기 여행 중인 60대까지. 그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보니 치앙마이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간 기분이 든다.

 

쉼이 필요한 이들은 잠시 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상상이 가능할 듯하다. 여행은 출발하기 전에 가장 설레이니까.

 

알고 가면 좋은 태국 예절로는 한국식의 빨리빨리대신 태국 사람들은 사바이 사바이 (편안하게, 느긋하게)’ 라는 표현이 있다. 빨리 빨리에 지친 한국인들이여 사바이 사바이 하자!

 

아쉬운 점은 길거리 개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과 노후 배관으로 인한 수질이 좋지 않다고 하니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필터가 있는 샤워기 헤드 설치가 필수라고 한다.


 @book_kl 클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돼지보스 #travelboss_돼지보스 #치망마이한달살기 #여행 #여행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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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 도시로 숨 쉬던 모던걸이 '스위트 홈'으로 돌아가기까지
김명임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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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위로 틀어 붙이고, 치마는 짧게 줄여 입고, 긴 양말에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일본말 좀 하고, 영어 좀 알아듣고, 걸음걸이 활발하게 뚜벅뚜벅 길거리를 걸어 다니고, 파라솔이나 향수를 잘 사고, 천박한 미국 영화나 보러 다니고 () 진고개에 가서 그림 그려진 편지지 나부랭이나 사고, 사흘에 한 번씩은 옷을 바꿔 입어야 깨끗한 줄 알고, 연애니 뭐니 짓고 까부는 걸 능사로 알고 () 천박한 아메리카즘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자동차 타고 달리는 것 () 외모를 잘 꾸미고 키스 잘하는 여자가 신여성이 아니라 굳은 의지력과 () 모성에 대한 철저한 자각과 현실 생활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는 여성이 신여성이다. -팔봉산인 <소위 신여성 내음새>-신여성 26(248)

 

<신여성>19239월에 창간되어 최대 76, 최소 70권 발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편집인 및 주요 필진으로는 김기전, 이돈화, 방정환 등과 천도교 청년회가 있다. 발행인은 방정환, 차상찬이고 발행소는 개벽사이다.

 

신여성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는 당시 사회가 가진 잣대가 가감 없이 드리운다. 여학생이면 조신하게, 소비하고 향유하는 모던걸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가정에 있는 여성들에게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여성이 가진 미덕이라고, 그에 더해 직업부인이 된 여성은 수퍼우먼이 되라고 강요한다.

 

남성 지식인에 의해 만들어진 잡지인 신여성은 요즘의 잡지와는 사뭇 다르다. 패션,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실어 여성을 계몽하고자 하면서도(계도이지만) 여성들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글도 함께 실어 상반된 모습이다. 게다가 은파리, 색상자등으로 당시의 풍속이나 가십을 실어 신여성의 일상사를 풍자. 조롱하기도 하였다.

 

-하이칼라 여자들이 염색하고 머리를 구부리는데 아예 설사약 먹고 눈도 움푹하게 하고 밀가루 반죽으로 코도 좀 우뚝하게 하지?

-한동안 단발이 유행하더니 요새는 도리어 다리꼭지 드리는 것이 크게 유행. 수염 붙이는 유행도 생기겠군.

-서울 여자들은 날 좋을 때와 밤에도 우산을 쓰고 다닌다. (p.74) <신여성> 43

 

<신여성>의 어록, 십계명

-오스카 와일드가 말하길, 착한 계집은 사람을 괴롭게 하고 악한 계집은 사람을 못살게 한다.

-남성은 여성에 대하여 영원한 벗이 되길 희망한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을 자기의 주인으로 섬기든지 그렇지 않으면 종으로 여기려 한다. -양성어록 양주동 <신여성> 33

 

<안심하고 사귈 수 있는 여자>

-이야기는 잘하지만 비밀은 꼭 지키는 여자

-쉽게 사귈 수 있지만 정조 관념이 굳은 여자

-아는 것 있지만 교만 안피우는 여자

-몸은 깨끗이 가꾸지만 허영심이 없는 여자

-세상 경험은 있지만 교활하지 않은 여자 <신여성> 34

 

남성의 시선 안에 여성을 가두려는 의도가 분명한데 그것을 바라보는 여성들은 보기에 멈추는 법이 없었다. 여성은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들을 <신여성>을 통해 이뤄낸 것은 아닐까.

 

100년 전의 여성 잡지인 <신여성>을 읽으며 당시의 사회상과 지금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은 왜일까. 재미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으나 읽다 보면 어느새 지금의 나, 혹은 지금의 여성이 있기까지 그 많던 신여성들이 존재했음에 가슴이 아려오기도 한다. 변화는 더디다고 했던가. 지난 100년에서 얼마나 우리는 미래에 닿아 있을까. 그때의 언니들이 기억하던 미래는 지금의 모습은 아니지 않았나 하는 씁쓸함이 든다. 그럼에도 당시의 시대상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가치와 재미를 담았기에 이 책은 소중하다. 경성의 거리를 누비던 모던걸의 발자취를 따라 시간 여행을 해보시렵니까!

 

강력한 남성의 시선체제가 작동하는 담론의 장이 잡지 <신여성>임에는 분명하다. 그와 동시에 그 시선 체제를 탄생시킨 불온한 신여성의 존재감 또한 분명하다. 여우털 목도리 때문에 한껏 조롱당할지언정 비로소 자기 몸을 보살필 수 있는 여성이 등장했고, 교만과 허영으로 가득한 사랑을 꿈꾼다고 비판받을지언정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여성이 나타난 것이다. 그녀들의 불온한 무게감을 감지하는 것이야말로 <신여성>의 페이지를 읽어내는 지금 우리들의 시선일 터이다. (p.98)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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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 도시로 숨 쉬던 모던걸이 '스위트 홈'으로 돌아가기까지
김명임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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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으나 읽다 보면 어느새 지금의 나, 혹은 지금의 여성이 있기까지 그 많던 신여성들이 존재했음에 가슴이 아려오기도 한다. 변화는 더디다고 했던가. 지난 100년에서 얼마나 우리는 미래에 닿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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