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김중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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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북페어에서 이 책이 조기품절 되어 작가가 직접 책을 싸 들고 군산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책을 만나보니 검은 종이에 인쇄된 영화제목과 사진들을 보고 그 만듦새에 우선 홀딱 반했다. 읽으면서는 감명 깊게 봤던 영화들이 스쳐 지나갔으며 못 본 영화들은 어서 보고 싶게 만든다. 게다가 작가님의 손 메모까지 볼 수 있어 더 소중한 책이다.

당분간 책에 나온 영화들부터 보실게요.

 

작가가 초대한 중독적인 여행의 티켓을 사서 나는 떠나고 말았다. 우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다. 어지러운 가운데 그 거짓말은 진실인가?”라는 문장을 적어 보았고 영화의 내용에 대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같이 본 남편과 오래 얘기를 나누었다. 우문이지 않냐고 남편은 말했고 나도 그렇다고 답했다. 삶의 질문들은 정답이 정해지지 않았고 우리는 나만의 답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니 우리가 삶에 대해 하는 질문에는 현답이 없고 우문 일 수밖에 없다.

 

77편의 영화들을 김중혁식 영화 에세이로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저자는 영화 에세이를 쓰는 과정을 <패스트 라이브즈>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영화를 보고 메모를 하고, 더 깊이 생각하고, 조사를 하고 마무리까지. 과정을 읽고 완성된 글을 보니 이야기에 더 빠져든다.

나 이 영화 안보고 뭐했니...

 

코로나 팬데믹기간 중에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할 수가 없어서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독서모임은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었기에 다들 만나지 못함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왕 온라인 모임을 하는 거 영화 보고 얘기 나눠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한 달에 한 번은 책 모임, 한 번은 영화모임을 진행했다.

 

영화는 OTT로 볼 수 있는 영화로 정했고 당시 함께 나눴던 영화는 <내일을 위한 시간>,<휴가>,<미라클 벨리에>,<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린 브로코비치>,<플로리다 프로젝트>,<아들>...등 적어 보니 꽤 여러 편이다. 주로 토론하기 좋고 질문거리가 있는 영화로 골랐는데 영화 토론을 하다 보니 모든 영화는 질문거리가 있고 보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색다른 질문거리들이 있었다.

 

저자는 영화는 내게 계단이고, 통로이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를 통해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 싶다. 영화는 내게 목적지가 아니라 환승역이다.’(p.14)라고 말한다. 당시 우리들도 영화를 통해 팬데믹으로 인한 답답함을 잊고 영화 속 세계에 빠져 그 안의 삶을 들여다보고 같이 나누며 다시 돌아올 일상을 희망했다. 일상이 우리에게 돌아왔을 때 영화관에서 만나 영화를 보던 첫날이 떠오른다. 함께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말하고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가.

 

이처럼 영화는 우리는 어디로든 데려다주고 다른 이의 경험을, 이야기로 들려주고 보여준다. 영화 에세이 속에 있는 다양한 세계로 내던져지고 싶다. 작가님이 말하는 것과는 또 다른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우선 영화를 보고 한 문장이라도 적어 봐야겠다. 함께 나눌 친구가 있다면 더 좋고.

 

@anonbooks_publising 안온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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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때 세계를 바라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어떤 이야기를 줄이거나 없애고, 어떤 이야기를 추가했느냐에 따라 창작자의 세계관을 엿볼 수도 있다. 하나의 사실에 더 많은 이야기가 추가될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더욱 넓어진다. 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p.129)-<라이프 오브 파이>

 

수십 년 동안 글을 쓰는 작가로서 글에 마음을 담는 비법을 소개해보겠다. ‘따뜻한 감성과 차가운 지성을 한 컵에 서로 섞이지 않게 해서 나란히 담고, 풍미가 있는 문장을 젤리 형태가 되도록 잘 다듬고, 그 안에 작은 은유들을 만들어 읽을 때 뇌 속에서 톡톡 터지게 하고, 한 시절을 동결 건조한다.’ 요리나 글쓰기나 마음을 담는 일은 언제나 참 힘들다. (p.482)-<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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