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진 Conceptzine 2023.11 - Vol.105
미션캠프(월간지) 편집부 지음 / 미션캠프(월간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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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진 105

당신은 무엇에 몰입하고 있나요

 

매달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나를 만나는 자기발견의 대표적 매거진 컨셉진을 만나봤다. 받아보고 미니멀한 사이즈에 우선 놀랐고 작지만 꽉 찬 내용에 또 놀랐다. 가방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에 휴대하기 좋은 매거진이다.

 

이번 호의 주제는 몰입이다.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으로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은 집중력. 그와 비슷한 몰입. 그리고 컨셉진에서도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몰입이 화두다.

몰입의 시간, 몰입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 몰입의 실태, 몰입의 경험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볼 수 있고 몰입을 위한 10가지 미션까지 챙겨준다.

 

걷고 멈추고 들여다보는 순간이 모여 완성되는 충만한 몰입의 시간이라는 말을 따라 책 속으로 따라가 본다. 오전 11시에 경의선 책거리를 걷고 12시에 더리얼치즈버거에서 버거셋트를, 13시엔 마스킹테이프 전문점에 들른다. 14시엔 카페에서. 1530분 번역서 전문 책방으로. 나를 위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몰입의 순간들을 간접 경험해 봄으로써 나만의 산책길을 계획해보게 한다.

 

책을 읽다가도 SNS에 접속해서 댓글을 달고 잠깐 책을 읽고 또 인터넷에 접속해서 세제를 주문하고, 전화가 오고 카톡이 울린다. 다들 그렇지 않나. 나는 모든 것에 노출되어 있다. 노출한 것은 나 자신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읽었던 문장을 또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나를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진정한 몰입의 순간을 맞이해 보자. 나의 몰입을 도와주는 인센스를 하나 피우고 호흡을 가라앉히고 다시 시작해 보기로 한다.

 

밖으로 나가야겠다. 경춘선숲길을 걷다가 만난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와 함께 나만의 몰입을 느껴봐야겠다. 내 자신이 나로 있을 수 있는 몰입의 시간을 가지러.

 

, 권말에 몰입력 자가 테스트와 숨은 글자 찾기 등을 직접 해봤는데 숨은 글자 찾기 하다가 눈 빠지는 줄 알았다.

 

동양 서양 모두, 몰입을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길만큼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직된 자세로 앉아 미간을 찌푸리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던 일에 몰두하고 삶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몰입이라는 가르침이다. (P.207)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 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다. - <몰입의 즐거움>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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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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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외롭고---빛나는

 

어린이란 가장 먼저 행복을 발견하는 존재라는 작가님의 말에 흠뻑 젖어 있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코끝이 찡해지는 마법 같은 책, 덮고 나면 더 나은 내가 되리라 다짐하게 된다.

 

나를 한 없이 사랑해주던 아이의 모습이 어른거려 시야가 흐려진다. 그래, 그때 그랬지. 호된 사춘기를 겪은 큰아이, 지금 사춘기 같다며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른다는 둘째 아이. 아이의 성장과 함께 당황하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려니 하고 마음을 다독여 보기도 한다. 이럴 때 만난 이 책은 내게 다시 사랑하는 힘을 준다. 나도 가슴을 맞대고 안아줘야지, 눈을 바라봐 주고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고 같이 길을 걸어야지 하고.

 

엄마를 위해 웃겨보겠다고 온몸으로 개그를 하던 아이, 몰래 숨어서 나를 놀래키던 아이, 종이컵에 커피를 타주며 사랑을 고백하던 아이, 오리 눈사람을 만들어 선물하던 아이, 지금도 두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안아달라고 나를 찾는다. 애정이 부족한가? 혹은 지치기도 하지만,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아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아이는 나를 성장시키는 존재라는 것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나를 가장 많이 변화시킨 것도 바로 아이라는 존재이니까. 이미 자라버렸지만 내 마음속엔 아직도 작고 여린 소중한 아이의 모습으로 남아 오늘도 아이의 얼굴에 그 모습이 겹쳐 보인다.

오늘은 사진첩을 하루종일 보게 될 듯하다. 우리의 시간들을 추억하고 싶어진다. 아이와 또다른 추억을 만들러 길을 나서봐야겠다. 흐린 날이지만 햇살이 눈 부신 날처럼 따스한 온기를 주는 책 <어린이의 말>이다.

 

어린이의 마음에는 어떤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는지. 그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면, 어쩐지 이전보다 행복해질 것만 같았다.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양육자가, 더 괜찮은 어른이 될 것도 같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어린이의 말을 마음의 창고에 하나씩 저장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그런 이유였다. (p.8)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준다. 행복한 사람이란 자기 자신과 잘 놀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 누구의 시선도 상관하지 않고, 투명하게 나의 욕망을 들여다보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향해 달려나가는 어린이는 그래서 하루에 500번 넘게 웃는다 (어른은 평균 열 번). (p.37)

 

사랑의 영역을 넓혀가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좋아하는 걸(엄마에게 주었던 숱한 선물들이 말해주듯이) 주는 사람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걸 주는 사람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마치 인생을 두 번 사는 것처럼 지난날의 어떤 장면들을 복기하게 된다. (p.98)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여서 내 모든 것들을 받아주고 품어주던 기억이 나를 찾아올 때마다 마음에 새긴다. 사랑이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와 선의와 관용을 끝까지 잃지 않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p.205)

 

너를 다 안다고 쉽게 생각하는 대신, 너를 알아가는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하겠다.’(p.232)

 

만약 타인과 나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시간의 낙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면, 잊지 않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서로에게 더 너그러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아직 도달하지 않은 이해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우리는 조금 미안해질 테니, 내가 겪어본 만큼만, 아는 만큼만, 보고 들은 만큼만, 겨우 상상한 만큼만, 딱 그만큼만 상대를 헤아릴 수밖에 없는 나의 깜냥이. 제때에 알지 못해 오래 누군가를 외롭게 서럽게 한 것이. (p.259)

-요즘 내가 누군가를 외롭게 했다고 반성하고 있었는데 이 문장을 만나서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사과해야겠다.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툭하면 화를 내고, 걸핏하면 약속을 잊고, 무시로 잔소리를 쏟아내는 나를 그저 나라는 이유만으로 사랑해주는 작은 존재. 아이는 나를 보자 가장 많이 웃는 사람이자, 나의 온갖 실수를 가장 많이 용서해준 사람이며, 내게 가장 많은 칭찬을 해준 사람이다. 그저 그런 나를 과하게 사랑해주는 아이 덕에 나는 자신을 예전보다 더 사랑하게 되었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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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노피에 매달린 말들 - 톨게이트 투쟁 그 후, 불안정노동의 실제
기선 외 지음, 치명타 그림, 전주희 해제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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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조건 없는’,‘전원 직접고용을 힘주어 말하는 그들의 요구는 당연하다. 불안정한 노동과 삶, 사회. 경제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사회에서 이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니까.

 

전원 직접 고용 후 한국로공사는 현장지원직이라는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 최저시급으로 맞춰놓고,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보복하고 있다. 현장지원직은 졸음쉼터 청소와 화장실 청소, 풀베기 등을 하는데, 회사는 원래 그 일을 하던 이들을 해고하고 이들을 투입했다.

 

채용 비리, 착복(식비, 명절선물), 불안정한 고용, 급여 환수, 성차별 등 그들이 겪은 일들은 회사가 그들을 어떻게 대우했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직접 고용이 되고 나서도 회사 내 차별은 여전하고 그들만의 일거리를 주지 않아 배회하게 하는 등의 부당한 대우를 계속 감내하게끔 한다.

 

얼마 전 덕수궁 미술관에 전시회를 보러 갔을 때 교통공사에서 파업 투쟁 중이었다. 시청 앞 던킨도너츠엔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들어와 커피와 도넛을 먹고 삼삼오오 나가고 들어오고 했다. 그날은 갑자기 내린 비로 많이 추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들도 그랬을까. 우리는 누가 파업을 하는지 왜 하는지 관심 있게 보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건 더더욱 알려 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귀족노조라고 말하는 이도 내 주변에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냐 물어보면 이러저러 하대~’라고 이야기한다. 언론에서 떠도는 여러 말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맞다는 확증편향적인 사고가 퍼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다. 그들이 왜 캐노피에 올라갔으며 무엇을 요구하고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으니까.

 

누군가의 엄마이고 언니이고 딸이고 동생이고 친구인 그들을 마음 깊이 응원하고 지지한다. 언제라도 내가 될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 엄마는 이 직장에서 행복해. 그러니까 엄마는 어느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했던 정은자님이 옳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지금, 옳은 일을 하고 부끄럽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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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 카운트다운 - 지구의 골든타임, 탄소 중립 5년을 위한 준비
이진원.오현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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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골든타임, 탄소 중립 5년을 위한 준비

 

지구는 나날이 뜨거워지고, 사망자는 늘어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모기의 개체 수가 늘어나 각종 질병이 발생하고, 지중해 지역은 건조한 기후로 변하고 있다. 과도한 개발과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작물 생산량을 감소시켜 인류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뜨거워진 수온과 해양 산성화로 바다 속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측하면 더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 저자는 경고한다.

 

탄소중립은 대기중에 배출된 온실가스 양만큼 이를 흡수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흡수원은 열대우림과 침엽수립 등 육상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인 그린 카본과 맹그로브숲이나 해양습지 등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인 블루 카본이 있다. 국내 블루카본 정보시스템 구축 및 평가관리기술개발 연구팀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우리나라 갯벌이 흡수하는 온실가스양이 484,500톤으로 연간 승용차 20만 대의 온실가스량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간척사업으로 사라져가는 습지의 보존이 시급하다.

 

2030년까지 어떻게 온실가스를 줄일 것인가에 저자는 7가지를 제안한다.

석탄발전에 의존하던 에너지 생산 방법 바꾸기

새로운 제조방식을 통해 산업 분야 배출량 줄이기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이동 수단으로 바꿔 타기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농사짓고 가축을 키우는 방법 바꾸기

이산화탄소의 흡수를 위해 나무를 키우고 가꿔보기

새로운 기술 상용화와 국제사회 협력 추진

 

석탄의 대체 에너지로 저자는 원자력 에너지를 말하며 국제 경쟁력을 갖춘 원자력 산업의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본의 오염수방류를 보고는 원자력에대한 공포가 더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불필요한 전력 수요를 줄이는데 있어 발전기업에만 탄소 감축의 책임을 돌리지 말고 불필요한 전등부터 끄자는 말에는 씁쓸함이 남는다. 개인의 노력이 더 가치를 느끼도록 정부의 실질적인 방침과 행동이 더 먼저가 아닐까 싶다. 여러 정책들이 실망스럽지 않았나. 또한, 기업이 탄소 감축에 더 적극적일 수 있도록 정부의 확실한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기후테크는 기후와 기술을 결합하여 만들어진 용어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적응에 기여할 뿐만이 아니라 기업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든 혁신 기술을 일컫는다. 아래의 다섯가지 분야로 나뉜다.

 

*클린테크-재생 에너지, 원전

*카본테크-탄소 포집, 탄소 저감 공정, 전기자동차

*에코테크-폐기물 감축, 업사이클링

*푸드테크-대체식품, 스마트팜

*지오테크-기후예측, 재난 방지

 

기후 테크 기업들을 부록으로 소개하는 부분에서 인상 깊었던 기업은 대한제강이다. 철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고 버려지는 열을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제조업과 스마트팜이 연계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한 것이 활성화되길 바래본다

 

@greenrainbooks 의 도서지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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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 마름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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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어릴 적 엄마는 계몽사 세계전집을 할부로 사주었다. 오빠를 위한 책이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불우했던 가정을 잊고 싶어서 도망쳤던 곳이 책이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소설, 만화, 무협지 등 책 속에는 나를 괴롭히는 현실이 없었고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공부는 해서 뭐 하나 했던 암울했던 시간. 책이 있어서 버텼다.

 

그리고 책을 잊고 살았다. 사느라 바빴는데 아이들 키우고 어느 정도 시간이 여유로울 때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다시 만난 책과 이번에는 독서모임이 있었다. 더 다양한 책을 읽고 나누다 보니 어느새 책 중독자처럼 책을 읽어 내려가고 있다. 잠깐 일하는 시간을 1년 정도 가졌는데 그 이후 더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건 읽기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사라져버리고 소진되어 버린 느낌. 책을 읽지 못하면 그랬다. 모르는 건 읽어서 알고 싶고 아는 건 읽어서 더 알고 싶은 욕심이 났다. 읽고 싶은 책이 보이면 서평 신청을 하고 책 모임을 하고 따로 읽고 싶은 책은 또 빌려서, 사서 읽는다. 책을 읽고 사람들과 토론하는 시간이 너무 좋고 함께 책을 통해 나누는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돈이 되지도 않는 책 읽기는 중요하고 소중하다. 나를 나로 있게 하는 버팀목같은 것.

 

이 책을 읽고 나의 읽기가 생각났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으면 좋아서라고 답하는데 진짜 좋다. 어쩔 수 없이 못하니까 몸살이 날 것 같고 다시 하면 너무 좋은 것. 나는 읽기다. 작가님은 쓰기. 우여곡절 끝에 내린 결론은 다시 글쓰기였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란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벗어날 수 없는 거다.

 

나는 어느 한순간도 글쓰기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의식 차원에서는 내려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내 정신의 압도적인 영토를 점령하는 무의식은 알고 있었다. 내가, 전혀 글쓰기를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p.208)

 

부제가 말해주듯 먹고사니즘부터 글쓰기 세계의 이면까지 다 까발려 주는 재미난 책이다. 진짜 재밌다. 혼자 거실에서 읽다가 짠해서 눈물 나고 작가님의 솔직함에 깜짝 놀라기를 여러 번.

 

문학상에서 수상을 하고 본인을 천재작가라 칭하고 자만심이 일었던 모습, 그 이후 여러 작품들을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며 다른 공부를 했던 모습, 그럼 에도 결국 쓸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는 모습. 거절당하던 시절의 상황을 타인의 평가와 거절에 적절하게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며 아등바등 시간 견디기 미션이라 표현한 부분에서는 왠지 모를 거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같다는 공감을 느꼈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인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 (p.210) 라는 글은 작가님의 일종의 자기 고백처럼 느껴졌다. 계속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진 작가님을 어느새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렇게 재미난 글 계속 써주세요!’ 라고.

 

자신을 자아상이 비자본주의적 동기가 자본주의적 동기보다 눈곱만큼이라도 더 많이 들어있는 삶을 영위하려고 버둥거리는 유한한 사피엔스 종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작가님이 보였다. 솔직한 그의 말에 더 깊은 신뢰가 느껴지고 단단함이 전해진다. 일종의 영업 비밀도 술술 풀어내는 작가님에게 단단히 매혹당했다. 솔직한 자기 고백에 심쿵 할 책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이다.

 

작가의 핵심 정체성은 무엇인가. ‘거절이다. 작가로 살아가던 어느 날, 불현듯 이것을 알게 되었다. (p.313)

 

나는 왜 쓰는가? 인정받기 위해 쓴다. 속임수나 얄팍한 술수가 아닌 뜨겁고 묵직한 가슴으로 덤벼들어 제대로인정받기 위해 쓴다. (p.231)

 

작가와 편집자는 독특하고 깊고 처절한 관계에 돌입하게 된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상대의 영혼 핵심부에 돌입해 들어가 그 세계와 씨름해야 하기에, 필수적으로 가까워지게 된다. 이 과정은 두 사람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까워지는 과정에 호감이 개입하든 개입하지 않든, 강제적으로 이루어진다. (pp.273~274)

 

@marmmo.press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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