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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평점 :


우리가 겪는 우연은 정말 우연이 맞는 걸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음모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우연이라 믿는 일들을 겪고 있는건 아닐까? 읽다보니 저자의 음모론(?)에 나도 모르게 휩쓸린다. 전작 <붉은 상자>를 인상깊게 읽은터라 이번 작품 역시 궁금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초반 부분을 넘어가는게 수월치 않았다. 가독성은 분명 좋은데, 스케일은 큰데다 여러 사건들이 몰리니 대체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었더랬다. 뭐랄까.. 약간 불친절하게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는 느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좀 버거운.. 초반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초반을 넘어가니 이야기가 술술 흘러간다. 와.. 사건들이 이렇게 연결 된다고?! 풀려가는 이야기에 놀라워하며 읽었던 소설이다.

세상에 다시없을 천재 소년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소년이 써내려가는 기록에 열광을 한다. 지금까지 등장한 천재들과는 차원이 다른 소년의 천재성은 못난 어른들의 돈벌이가 되기 시작했다. 이에 소년은 조금씩 자신을 감추기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아무리 천재여도 아이는 아이였다. 소년의 계획은 금방 들통이 났으나, 이 대회 이후 소년의 삶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소년이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받거나 관리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소년을 괴물로 만든 것은 결국 천재라 할지라도 그저 아이일 뿐이었던 한 소년을 이용하려고만 한 어른들이었으니, 이후 벌어지는 어마어마한 일의 댓가는 어쩌면 반 이상은 자처한거나 다름이 없는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강진, 교도소 시스템 마비, 자연사 박물관 폭발 화재, 천재자동차 결함으로 자신의 아이를 치어 사망하게 하고 자살한 자동차 사건, 천재 소년 어머니의 살인 사건, 과속 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건 등 전혀 연관될 것 같지 않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당연하지만 그 누구도 이 사건들을 연결지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우연히 이 사건들의 공통점을 발견한 형사 성후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찜찜해 한다. 그런데, 이 말도 안되는 일들이 모두 '우연'이 아닐 수 있음을 알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당장 코앞에 세상의 위험이 도래한다.
약간 열린 결말처럼 끝나버린 이야기가 조금 당황스러웠다. 풀어낸 이야기 중 회수 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마지막 장면도 이렇다니..!! 이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가 있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정말 이대로 끝이란 말인가. 확실한 결말과 이왕이면 해피엔딩을 바라는 나로서는 썩 마음에 차지 않는 결말이다. 그래도 전작의 <붉은 상자>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