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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똥강아지 ㅣ 신나는 새싹 206
시몽 바이이.엘라 쿠탕스 지음,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10월
평점 :

그림동화책 소개를 보자마자 우리집 반려견 두 마리의
어린시절이 떠올랐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찔.
당연한 배변 실수들, 가려운 이빨로 인한 사고들,
천방지축 날뛰어서 벌어진 일들...
지금의 얌전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사고뭉치들이었거든요.
책에서는 어떤 똥강아지를 만나게 될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어봤어요.

반려동물과 함께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상을 공유하고
많은 추억을 쌓고, 마음을 나누고 감정을 교류해요.
반려동물이 모를거라고 생각하면 안되더라고요.
주인의 감정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주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반응하는 존재들이거든요.


그런데 누구나 무엇이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죠.
모든 일상을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 행동이 있을 수도 있어요.
책 속의 강아지에겐 시간 장소 상관없이
똥을 여기저기 마구 싼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지요.


똥 문제만 아니면 너무나 최고의 강아지이기에
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보지 않은 방법이 없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 방법이 도무지 통하질 않았죠.

결국 잔뜩 화가난 '나'는 기저귀를 채우고 맙니다.
똥강아지는 그런 주인의 행동에 상처를 받고 말아요.
자신도 주인을 위해 노력해 봤지만 잘 안된거거든요.
그런데 주인은 그걸 알아주지 않고 화만 내니
속상하기만 했어요. 그래서 가출(?)을 합니다.
아니 어쩌면 주인이 더 화를 내거나 힘들어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을 떠난 것일 수도 있어요.

'나'는 뒤늦게 똥강아지가 없어진 걸 알게 됩니다.
'나'는 똥강아지를 찾을 수 있을까요?
사실 '나'도 속상해서 화가 더 났을 거예요.
여러 노력을 했는데도 나아지질 않으니까요.
그래도 헤어질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데,
똥강아지가 갑자기 사라져서 얼마나 놀랐을까요.
아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을 거예요.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인지 그림 속 상황들이
공감도 되고 강아지와 주인의 마음도 어렴풋 이해가 되요.
그래서 읽으면서 마음이 자꾸 찡했어요.
우리집 반려견들의 어린시절이 자꾸 떠오르기도 했고요.
두 반려견과 함께한지 벌써 8년차예요.
태어난지 두달만에 우리집에 와서 8살이 되었죠.
어린 시절, 정말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 당시는 멘붕의 연속이었어요.
두 녀석이 사방팔방 똥 오줌을 싸대고
한 녀석은 그 똥을 먹어버리기까지 하니
정말이지 눈앞이 캄캄.
배변문제를 고쳐나가는 와중에
이빨이 가려워져서 온갖 것들을 물어 뜯기 시작,
시계줄부터 신발, 벽지... 아....
깨끗하고 깔끔했던 신혼집은 난장판이 되기 일쑤였어요.
사고 치는 그 순간은 화가 나긴 해도
어린 강아지들에게 차마 화는 못내고
속앓이를 엄청 했더랬죠.
그런데 돌아보니 천방지축 사고뭉치였던 개린이 시절도
정말 한때, 잠깐이었어요. 지금 두 녀석은
대부분의 하루를 누워서 지내거든요.
어쩔땐 천방지축 날뛰던 모습이 그리워요.
강아지들의 시간이 빠르다는건 알지만,
너무 빨리 노견으로 접어드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짠하고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아직 애기애기 하거든요.
읽다보면 추억이 절로 소환되고 그 시절이 그리워져요.
나만의 첫 반려견들이자 우리집 최고의 강아지들.
앞으로도 많은 일상을 공유하며 함께 할거예요.


사랑한다, 내 강아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