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의 살인자
시모무라 아쓰시 지음, 이수은 옮김 / 창심소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읽고나서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었다.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는 단순하게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살인자의 이름과 같다고 달라질게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소설을 읽고난 후, 내가 너무 단순하고 쉽게 생각했구나 반성했다. 문득 모르는 사람이 없을 성범죄자 '조두순'이 떠올랐고,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이 범죄자로 인해 얼마나 많은 말을 들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범죄자의 실명을 공개한다는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전만해도 범죄자들의 이름이 공개가 되든 안되든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이름이야 개명을 하면 그만이고, 공개된 이름만으로 무엇이 달라질지 생각해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공분을 사는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아니고선 같은 이름을 가졌다고 해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보통 범죄자들의 이름을 외우고 기억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보니 뉴스에서 범죄자들을 보호하고 가리는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면 냈지 그들의 신상공개 후의 일은 너무 쉽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공개된 범죄자들의 가족에 대한 걱정을 해본적은 있지만(아마 가족들이 온갖 곤욕을 치뤘을테고, 부당한 일을 당했으리라 생각한다.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에게까지 피해가 갈거란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나니 무엇이 옳고 나은 방법인지 알 수 없어졌다.



갈수록 미성년자의 중범죄가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의 범죄자 역시 16살이 미성년자로 6살 여자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그런데, 소년법에 의해 모든 정보가 보호되었고, 형량 역시 낮은 형량을 받았다. 정보 공개에 관한건 둘째치고 난 이 부분에서 정말 화가 났다. 전부터 소년법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다. 소년법을 역이용해서 중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졌고, 범죄를 거리낌없이 저지르며 수법이 갈수록 성인보다 더 잔인해졌다. 그럼에도 법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게 답답할 따름이다. 아무튼, 한 주간지가 미성년 살인자의 이름을 공개했고, 세상은 순식간에 그 이름으로 떠들썩 해졌다.

덕분에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은 같은 나이가 아니어도 같은 이름이라는 이유로 욕을 먹었고, 범죄자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상급학교 축구팀 진학을 앞두고 있던 축구선수는 진학을 하지 못했고, 취업을 위해 서류를 내면 떨어지기 일쑤였다. 같은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놀림을 받는건 일상이 되었고, 전이라면 같이 웃고 떠들던 농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게 7년이 흘러 범죄자가 출소했을 때, 세상은 다시 그의 이름으로 도배가 되었고 이에 동성동명 피해자 모임이 만들어진다. 모임 참석자 중 비밀을 숨긴 이가 있었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이지게 된다. 하나의 이름으로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간다는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범죄자의 정보보호가 범죄자 인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가해자 취급을 받을 수도 있는 가족과 동성동명의 사람들을 보호하는 거라는걸 이 소설을 읽고 깨달았다. 많은 생각이 떠올랐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범죄자의 정보는 공개 되는게 맞는건지 아닌건지 모르겠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을 생각하면 정보가 공개되는게 맞겠지만, 이후에 발생하게 될 불특정다수의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공개는 신중해야 맞기 때문이다. 한번쯤 모두가 고민해보면 좋을 사회적 문제를 끄집어 내준 소설이다. 흥미와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괜찮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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