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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머
모래 지음 / 고블 / 2025년 2월
평점 :

최근 오컬트 소재의 미스터리 소설을 꽤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오컬트 소재를 제법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 소설도 우연히 출간 소식을 접하고 오컬트와 미스터리가 결합되어 있다는 소개 글을 보고 바로 읽어보게 되었다. 주인공은 과묵한 성격이나 성실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홀로 옥탑방에서 살고 있는 필립, 꽤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조폭 출신으로 성격이 불같은 아버지로 인해 주눅이 들어있는 명우, 철이 없고 충동적이라 자주 사고를 치는 기철, 그런 기철과 헤어졌다 사귀었다를 반복하며 감정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허영심이 많은 여정 이렇게 총 4명이다. 이 4명은 우연히 필립의 할머니로부터 전해져온 사이비 종교인 '가리교'의 교주 렁왕웨이가 항상 지니고 있던 수첩이 지닌 힘을 알게 되면서 여러 기이한 일에 휩쓸리게 된다.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온 인연이었다. 어쩌다보니 졸업 후에도 연은 이어졌고, 혼자 대학에 입학한 명우까지 연락이 끊기지 않은 채 필립에 옥탑방에서 모여 어울리고는 했다. 명우가 필립의 검은색 수첩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명우는 수첩을 만진 이후부터 이상하게 수첩에 집착을 하게 되었고, 알 수 없는 환영과 꿈을 꾸게 된다. 때마침 제법 큰 사고를 쳐서 큰돈이 필요했던 기철은 명우에게 그 수첩을 훔쳐다 주겠다고 약속하고 돈을 빌리기로 한다. 명우는 가리교 홈페이지를 통해 가리교 신자를 만나 수첩이 가진 힘에 대해 듣게 되었고, 그 수첩만 있으면 더 이상 아버지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더욱 절실하게 수첩을 원하게 된다. 한편 기철은 여정에게 명품 원피스를 사주고 필립과 하루종일 밖에서 시간을 보내달라 부탁한다. 여정은 기철이 필립의 수첩을 훔칠 생각이라는 것을 예상했고, 기철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나름 친구 관계에 놓여있는 4명의 관계는 수첩으로 인해 일그러진다. 힘을 갖기 위한 배신과 음모가 펼쳐졌고, 그 과정에서 수첩에 얽힌 이야기 또한 드러난다. 필립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 역시. 이들이 겪는 일들은 정말 현실일까, 꿈일까. 네 사람의 운명이 뒤틀린건 그들의 선택일까, 수첩의 선택일까. 만약 허상이라면, 그저 꿈이라면. 이들의 현실은 괜찮은게 맞기는 할까? 오컬트가 주는 신비함과 흥미진진함은 끝까지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나저나 역시 사이비 종교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제발 정신 차리고 사이비에 빠지는 사람들도 없었으면 싶다. 진짜 신이 있다면, 사이비 종교의 교주의 모습은 아닐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