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예술의 뇌과학
수전 매그새먼.아이비 로스 지음, 허형은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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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트레스를 받는다. 끝없는 업무와 성과 압박, 복잡한 인간관계, 그리고 SNS와 뉴스 속 쏟아지는 정보까지. 우리 뇌는 쉴 틈 없이 가동되며 피로해진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고 싶어도, 습관적으로 다시 폰을 집어 들고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 같은 짧고 강한 자극의 영상 속으로 빠져든다. 이렇게 뇌가 끊임없이 과부하 상태에 놓이다 보니 번아웃과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이나 명상을 떠올리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수전 매그새먼과 아이비 로스는 색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바로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수전 매그새먼과 아이비 로스가 공동 집필한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는 예술과 신경과학을 접목해 예술 감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흔히 예술은 감성적인 영역으로만 여겨지지만, 저자들은 이를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며,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신경망을 활성화하고 정서적 안정을 돕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즉,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우리의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아 스트레스로 지친 신경망이 회복될 수 있다.


 책은 예술 감상이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 뇌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치유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이 예술 치료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거나, 치매 환자들이 그림을 감상하면서 기억을 되찾는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직접 예술을 창작하는 행위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만드는 활동이 신경 가소성을 촉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며,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예술이 단순한 감상 차원을 넘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부분은 ‘6장 잘 사는 삶’에서 소개된 창의적 글쓰기와 호기심에 관한 내용이다.

첫째, 창의적 글쓰기는 뇌를 훈련하는 방법 중 하나로 소개된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그것을 글로 서술하는 연습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단순한 습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낙관주의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일상의 기록이나 생각을 글로 남기는 일을 가볍게 여기지만, 이러한 행동들이 쌓이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호기심은 잘 사는 삶의 핵심 요소로 강조된다. 호기심이 긍정적 감정을 촉진하고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우리는 종종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만,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배울 때 뇌는 더욱 활발하게 작동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와닿았던 본문 내용을 공유해본다.

신경 생물학적으로 보았을 때 호기심이 뇌의 여러 영역을 활성화하긴 하지만, 사실 우리의 천성적 호기심을 가장 직접적으로 주관하는 부위는 해마에 있다. 탐구 끝에 답을 얻어 호기심을 충족시키면 뇌의 보상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몸에 퍼지고 행복감과 만족감이 느껴진다. 그 결과 인간은 ‘행복은 호기심을 타고 온다’를 쓴 심리학자 토드 카시단의 말처럼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추구하고 불확실성을 끌어안는 데서 강렬하고 장기적인 충만감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낯선 것을 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탐구하기를 택하는 것이야말로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의 비결”일 수 있겠다.

 예술은 호기심을 키우기에 특히 제격인데, 왜냐하면 호기심의 본질은 우리가 품은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와 감동하고픈 욕구뿐 아니라 모호함을 편안히 받아들이고자 하는 욕구까지 전부 건드리기 때문이다. 인간은 마음에 강하게 호소하는 것을 보거나 느낄 때 그 대상에 관심이 생기고 더 알고 싶어 한다. 예술 작품을 아무 판단없이 그저 관찰하고 마음에 무엇이 떠오르는지 보는 행위는 통찰을 끌어내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이렇게 예술은 호기심의 매개가,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와 세상을 발견하는 매개가 된다.

 호기심은 잘 사는 삶의 주춧돌이다. 호기심이 긍정적 감정을 부추겨 행복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은 연구로도 밝혀졌다. 공감력을 키우고 관계를 강화하기도 하는데,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은 타인에게 호기심이 가장 많은 타입이라는 것도 다수의 연구로 증명되었다.

p258-259

 그리고 이 책은 예술 감상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미술관 방문을 망설이기도 한다. 저자들은 예술을 이해하려는 부담 없이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뇌는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미술관은 우리의 뇌와 감정을 돌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는 예술이 취미나 문화적 소비를 넘어 우리의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신경과학적 연구와 실질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예술 감상이 스트레스로 지친 뇌를 어떻게 회복시키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특히 끊임없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번아웃을 느끼는 현대인,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 그리고 예술을 좋아하지만 미술관을 방문하는 습관이 없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예술이 멀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미술관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뇌를 쉬게 하고 감정을 정돈하는 치유의 장소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혹시 최근 정신적으로 지쳐 있다면, 가까운 미술관을 찾아가 조용히 작품 앞에 서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이 제안하는 방법을 직접 경험해 본다면 예술이 주는 위로와 회복의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윌북 willbook '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연구자들은 낙서, 색칠하기, 프리 드로잉 모두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기능적근적외선분광법fNIRS으로 알아냈다. 전전두피질은 집중을 돕고 감각 정보에서 의미를 찾게 도와주는 뇌 영역이다. 이 연구로 단순히 낙서하는 행위가 혈행을 촉진하고 쾌락과 보상의 느낌도 촉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낙서를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분석적이고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저장하며 집중도 더 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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