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는 이렇게 책을 읽습니다 - 휩쓸리지 않는 나만의 축을 세우는 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한주희 옮김 / 어썸그레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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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책을 읽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몇 번이고 말로 내뱉으며 머리에 새기려 노력한다. 하지만 막상 책을 덮고 나면 그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던 찰나, 저자의 말이 나를 위로해 주었다.
“책 내용은 잊어도 독서 체험은 남는다.”는 문장이었다.

 독서의 장점은 책의 내용을 잊어버리더라도 그 경험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남는다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얻은 구체적인 정보보다, 2~3년이 지나 문득 떠오르는 무의식의 축적이야말로 독서 체험의 진정한 성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무의식의 축적’이란, 우리가 읽은 책의 내용이 기억 속에서 사라졌더라도 뇌 어딘가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상태를 뜻한다.
책 내용을 잊어버렸다면, 그것은 그 시점에서 나에게 그다지 중요한 정보가 아니었거나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한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문득 떠오른다면, 그것이 그 시점에서 나에게 중요한 정보로 재조명되었거나, 혹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예전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읽은 책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못해도 무의식에 축적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위로가 되었다. 가끔 책을 읽고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아 스스로를 책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책을 읽는 행위 자체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니, 이제 더는 책과 거리를 둘 이유가 없을 것 같다. 하루 30분씩 조용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독서를 멀리할 필요는 전혀 없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자신의 ‘인생책’을 이야기하는 순간이었다. 저자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도 ‘빨강머리 앤’과 ‘황제의 새 마음’을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뇌과학자라면 철학적이고 난해한 책을 즐길 것이라는 내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는 순간이었다.
 자신만의 기준이 되는 작품을 ‘카논(canon)’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돈키호테는 기사도에 집착한 나머지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고 무모하게 도전하는 시골 기사다. 병으로 쇠약해진 아인슈타인은 침대에 누워 돈키호테를 읽으며 그의 모험을 통해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

돈키호테의 망상과 ‘현실을 바꿀 원대한 꿈’은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로 달리면 빛을 멈춰서 관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연구를 이어갔다. 결국, 그는 상대성 원리라는 과학적 성과를 이뤄냈다. 저마다의 ‘카논’은 좌절하거나 방황할 때 용기를 주고,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모기 겐이치로의 ‘뇌과학자는 이렇게 책을 읽습니다’는 책과 독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동시에, 독서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위로를 전한다. 이 책은 단순히 독서 방법론을 넘어 우리의 무의식을 이해하고, 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준다. 독서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특히 “책을 왜 읽어야 할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줄 것이다.


'북클립1 @bookclip1'님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스트레스 해소에 적합한 장르로 미네소타대학의 연구팀은 소설이나 본인의 취미 관련 서적, 평소 흥미가 있던 장르, 너무 어렵지 않은 책을 읽기를 권한다. 반면 신문이나 뉴스 기사 등은 스트레스 경감에는 역효과를 준다고 하니 참고하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고전이나 소설 등 픽션을 추천한다. (중략)
고전이나 소설을 읽으면 책 속의 세계에 빠져서 몰입하게 되고 이때 뇌 내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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