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의 처음 만나는 고고학이라는 세계
강인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703/pimg_7157691244346909.png)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이란 책을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고고학에 관한 내용을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깊이 있는 책이다.
고고학이란 말을 한자 그대로 풀어 보면 ‘옛것古(고)’을 ‘생각한다考(고)’는 뜻이다.
이 용어는 서양에서 먼저 쓰인 ‘archaeology’라는 용어를 번역하며 생겨났다. 이 단어는 글자 그대로 ‘옛것arch’을 연구하는 ‘학문logos’이라는 뜻이다. 글자 그대로 보면 서양에서도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이 영어 단어를 ‘考古(고고)’라는 말로 번역한 것은 메이지 시절의 일본인이었다고 한다. 이런 의미를 봤을 때 고고학은 옛 것을 연구하는 학문인 건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고고학이 어떤 학문인지 기존에 가진 의문이 다 풀리진 않는 느낌이다
우선 우리가 고고학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뭘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고고학은 역사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고고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역사를 공부하는 학문 아니야?하고 이야기할 것 같다.
저자는 여기에 대한 답으로,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라고 한다.
고고학은 과거의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넓게 본다면 역사학이 될 수도 있고 인류학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고고학을 막연하게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역사라는 것은 흔히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기록, 주로 문헌에 기록된 것만을 대상으로 한다. 기록에 근거한 역사를 보통 ‘문헌사’라는 명칭으로 따로 부르기도 하는데, 실제로 기록이 역사학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은 기록에 있는 글자 하나하나를 정성과 공을 들여 해석하고 과거를 판단한다. 반면에 고고학은 기본적으로 발굴한 유물을 해석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유물 속에 숨겨진 인간의 모습을 밝히고 그들이 기후와 환경에 적응해서 살았음을 밝히는 것, 바로 ‘살아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그렇게 남아 있는 유물을 통해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살았던 과거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과정이 바로 고고학이다.
고고학은 특정한 역사 기록을 증빙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가끔씩 역사적인 사실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의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저자는 고고학은 언제나 끝을 모르는 여행과도 같다고 했다. 매일매일 새로운 유물이 발견되고 그 안에서 과거의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사실이 기다리고 있는, 매일의 시간여행을 떠나고 있는 중이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의 현실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너무나 특수한 학문에는 다른 분야에서 느낄 수 없는 통찰이 있다고 하였다. 특수한 고고학이란 학문을 통해서 무엇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지 그 세계로 한번 떠나봐도 좋을 것 같다.
ㅡ
'김영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고고학자의 발굴을 ‘수술 자국이 작을수록 좋은 외과수술’에 비유하면 설명하기 편하다. 발굴도 수술처럼 규모가 크면 클수록 비용도 많이 들고 유적의 파괴도 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최소한의 노력으로 땅을 파서 유물을 조사하는 게 이상적이다. 고고학 발굴 조사의 첫 단계는 마치 의사가 환자를 청진기로 진찰하듯 땅을 파지 않고 땅속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을 ‘지표조사surface survey’라고 한다. - P46
|